신수요 개발로 철강 ‘디커플링’ 해소해야 한다
최근 국내 경제는 지표상으로 상당히 호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1분기 수출이 사상 최초로 일본을 제치며 2,199억 달러를 기록하여 세계 5위에 올랐다. 코스피 지수는 사상 최초로 7,000을 돌파하며 ‘불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지표경기가 뚜렷하게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철강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나아진 경제지표만큼 철강 수요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극도로 부진했던 지난해 대비 기저효과로 일정 수준 개선된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2분기 들어 주요 품목 가격 인상으로 시황도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업종에 비하면 여전히 크게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는 팬데믹 이후 굳어진 국내 철강산업의 구조적 문제인 ‘디커플링’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국내 철강산업은 팬데믹 이후 이전과 확연하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전까지는 전방산업의 경기에 따라 수요가 변동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에는 전방산업의 경기와 크게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심지어 전방산업의 경기가 회복되는 데도 불구하고, 철강 수요는 오히려 감소하는 경우도 있다. 늘어나는 국내 철강 수요를 중국산을 포함한 저가 수입재가 차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2~3년 동안에는 중국은 물론 아세안 신흥국들로부터의 저가 부품 수입까지 늘면서 문제가 한층 심각해졌다. 중소 제조업체들이 이끌어 온 부품 분야가 외국산에 잠식되면서 국내 철강 수요에 대한 하방압력이 한층 더 심화된 것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업체일수록 ‘디커플링’으로 인한 피해가 막대한 상황이다. 제조 대기업들과 대형 유통가공업체들의 경우 거래선 다변화 등을 통해 대응할 수 있지만 영세한 업체들이 많은 2차 유통가공업계는 직격탄을 맞고 폐업이 급증하기도 했다.
철강업계에서는 엔데믹 이후 장기불황으로 인해 국내 수요가들이 원가 절감 위주로 소재를 선택하면서 ‘디커플링’이 심화됐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중국산 철강재의 품질 향상과 신흥국들의 부상이 더욱 결정적이라고 지적한다. 범용 소재 및 부품 부문에서는 국내산과 품질 차이가 거의 없어 가격 위주로 구매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는 점이다.
결국 현재 철강업계의 문제가 되는 ‘디커플링’은 결국 신흥국들과의 차별점이 없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 산업계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활발하며 이로 인해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향 철강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이러한 신성장산업에 사용하는 고부가가치 강종 개발과 함께 저가 수입재의 잠식을 막기 위한 인증제도 마련 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