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알루미늄·구리 수출 中企, 美 232조 개편에 ‘수출 악화 우려’
전체 56.3%는 자사 수출 품목이 어느 부속에 해당하는지 아직 파악도 못해 부속서 I-A, I-B 해당 중소기업의 39.1%가 수출 악화 전망
지난 4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개편하면서 국내 철강, 알루미늄, 구리 수출 중소기업들의 부담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29일까지 ‘철강·알루미늄·구리 232조 관세 개편 관련 중소기업 설문조사’를 관련 중소기업 6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하여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지난 4월 6일 발효된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조치 개편에 따른 관세 산정방식 변화 및 부속서별 관세율 차등 적용이 중소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되었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56.3%가 자사 수출 품목이 어느 부속서(Annex)에 해당하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어 ‘부속서 Ⅱ’(16.5%), ‘부속서 Ⅲ’(11.0%), ‘부속서 Ⅰ-A’(8.3%), ‘부속서 Ⅰ-B’(7.8%) 순으로 해당한다고 답했다.
이번 조치 개편으로 인해 관세율이 ‘높아졌다’고 응답한 기업은 20.8%였으며, 이들 기업의 평균 관세율 인상 폭은 개편 이전 대비 16.2%p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면 관세율이 ‘낮아졌다’는 응답은 2.8%에 불과했다.
향후 대미 수출 전망에 대해서는 부속서 분류별로 체감 영향에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50%의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부속서 Ⅰ-A’와 25%가 부과되는 ‘부속서 Ⅰ-B’ 해당 기업은 각각 40.0%, 38.3%가 수출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관세율이 낮은 부속서 Ⅱ(67.7%)와 Ⅲ(42.4%)에서는 ‘변화 없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나, 부속서별로 관세 개편의 영향력을 상이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수출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들은 가장 큰 어려움(복수응답)으로 ‘관세 부담 증가에 따른 채산성 악화’(76.1%)를 꼽았으며, 이어 ‘바이어의 가격·인도조건 등 계약 내용 변경 요구’(37.3%), ‘거래 지연 및 취소 발생’(25.4%) 순으로 응답했다.
이에 대한 대응(복수응답)으로는 ‘거래처와 가격 및 거래조건 협상’(52.2%)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원가 절감 노력’(43.3%), ‘대체 시장 발굴’(18.7%), ‘현지 신규 바이어 발굴’(15.7%)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수출 여건 악화를 우려하는 기업들은 가장 필요한 정부 지원책(복수응답)으로 ‘원가 절감 방안 마련’(40.3%)과 ‘부속서별 품목 재분류 관련 대미 협상 강화’(40.3%)를 공동 1위로 꼽았으며, ‘제3국 등 대체 시장 발굴 지원’(22.4%), ‘HS 코드 변경을 위한 관세 컨설팅 지원 확대’(20.1%) 순으로 응답했다.
설문조사 이후 실시한 심층 인터뷰(FGI) 결과, 일부 중소기업에서는 관세 산정 기준이 ‘금속 함량가치’에서 ‘완제품 가격’으로 변경됨에 따라 부담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바이어와 관세 분담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할 수 없어 수출 채산성이 악화되는 등 복합적인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스너 제조사 A사는 “개편 전에는 철강 함량 가치를 구분하며 실질적으로 약 25% 관세를 부담했으나, 개편 이후 부속서 I-A로 분류되며 전체 가격의 50% 관세가 부과되었다”며, “원가의 70%를 차지하는 제조비용에까지 고율 관세를 매기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바이어가 관세를 분담하는 대신 결제기일 연장을 요구해 대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으며, 원자재 가격 등 생산비용 급등에도 바이어의 거부로 단가 인상이 불가능해 채산성이 악화되었다”고 덧붙였다.
변속기 부품 제조기업 B사도 “개편 전 약 15%였던 관세 부담이 개편 후 25%로 늘어났다”며, “고객사의 원가 절감 요구로 공정 개선을 시도 중이나 대응 여력이 부족한 실정이며, 최근 거래조건 변경 요구까지 더해져 향후 단가 인하 압박 가중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한, “바이어들이 신규 개발 건은 현지 업체를 우선 고려한다는 입장이어서 미국 내 신규 수주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희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이번 관세조치 개편으로 제품 가격 구조에서 철강·알루미늄·구리 소재비 비중보다 제조·인건비 등 가공비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 제품들이 구조적으로 더 큰 관세 부담을 안게 되어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정부는 부가가치가 높은 부품군이 단순 금속 함량만을 기준으로 부속서 I-A에 일괄 분류되어 고율 관세를 부담하지 않도록, 제품의 실질적인 가격 구조를 반영한 합리적인 부속서 재분류를 위해 대미 협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 완화 방안과 물류비 추가 지원사업을 마련하여 기업의 채산성을 보전하는 한편, 장기적인 관세 컨설팅을 통해 중소기업이 급변하는 통상환경에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