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에서 DNA까지… 한승전 박사가 말하는 '물질과 재료의 공통 원리'
물질과 재료로 읽는 세상… 신작『모든 것의 이유』출간 철강·비철금속 출발점은 물질의 이해… 재료과학으로 풀어낸 세상의 작동원리
철강·비철금속 산업의 경쟁력은 결국 물질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느냐에서 출발한다. 강도와 연성, 전도성과 내식성처럼 서로 충돌하는 특성을 어떻게 동시에 구현할 것인가는 산업 현장의 오랜 과제이자 재료과학의 핵심 질문이다.
한국재료연구원(KIMS) 한승전 박사는 신간 『모든 것의 이유』에서 이 질문을 더 넓은 세계로 확장한다. 금속과 고분자, 생명물질, 암석, 비료, DNA에 이르기까지 겉으로는 전혀 달라 보이는 물질들이 어떤 과학적 원리로 존재하고 작동하는지를 풀어낸다. 전작 『모던알키미스트』와 『네오알키미스트』에 이어 물질과 재료를 중심으로 세상의 작동원리를 설명하는 세 번째 교양과학서다.
한 박사는 “세상의 모든 것은 그 환경에서 더 안정하게 존재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말한다. 어렵게 느껴지는 과학도 원리를 따라가면 “아하, 그래서 그렇구나”라는 이해의 즐거움으로 바뀐다는 설명이다. 본지는 한승전 박사를 만나 신간 집필 배경과 물질·재료의 공통 원리, 그리고 산업 현장에도 적용될 수 있는 과학적 사고의 의미를 들어봤다.
- <모던알키미스트>와 <네오알키미스트>에 이어 과학적인 원리에 기반하여 물질·재료에 관한 세 번째 서적 <모든 것의 이유>를 발간했다. 종합 과학 교양서적를 기획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우선, 우리나라 사람들은 책을 그다지 많이 읽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과학쪽 교양도서는 두 말할 나위없이 더 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게다가 천체, 생물, 의학, 양자역학 같은 분야는 그 신비감 또는 관심도에 따라 책이 많은 편인데, 오히려 물질과 재료에 관한 교양서적은 거의 발견이 어려워 이 분야도 매우 재미있고 유용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책을 쓰기 시작했다.
- 이번 신작이 전작과 다른 점은 무엇이고, 가장 중점을 둔 내용은 무엇인가?
‘모던 알키미스트’는 어떠한 물질이 누가 발견하고 그 원리를 무엇인가를 인물중심으로 서사한 책이라면, ‘네오 알키미스트’는 7개의 테마를 선정해서 그 안에 포함된 물질의 존재, 생성원리를 구체적으로 쓴 책이다. 그리고 신작 ‘모든 것의 이유’는 물질과 재료가 세상을 구성하는 근본이란 것을 주제로 하여 눈이 보이는 물질과 그 것이 존재하는 이유를 방대한 사례를 들어 설명했고, 그 이유가 우리가 중고교 시절에 배운 화학, 생물, 지구과학, 물리로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을 피력했다.
- <모든 것의 이유>의 부제가 ‘세상의 작동원리’인데, 세상의 모든 현상에 공통된 원리가 있다고 보는건가?
세상의 모든 것은 단 하나 공통된 원리가 있다. 양자역학과 열역학이 제시하는 내용인데, 그 물질이 그 환경에서 다른 물질보다 안정하게 존재할 수 있는가이다. 듣기엔 어려울 수 있지만 책에는 그 규칙을 처음부터 끝까지 쉽게 설명했다.
- 수많은 일상 속 현상 중 책에 담을 주제(비료, 프리즘, 색맹, 마그마 등)를 선정한 특별한 기준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겉으로 전혀 다른 것들이 사실은 같은 원리라는 놀라운 사례를 하나 꼽아달라.
처음에는 그냥 눈에 보이는 옷, 차, 컴퓨터 화면등 여러 가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가 왜 그 상태로 존재하는가등을 생각했었는데, 집필을 하면서 독자들이 이해가 될 수 있도록 물질들을 연결했다. 예를 들어 비료를 만드는 공정에서 쓰이는 철 또는 철산화물이 우리 몸의 영양소를 분해하는 소화 효소와 원리가 같다는 것이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 과학을 어려워하는 독자가 많다. 이 책을 읽으면 “과학이 재미있어지는 순간”은 언제라고 보나?
우리가 무엇을 생각할 때, 아하 그래서 그렇구나라고 이해가 될 경우, 쾌감을 느낀다. 그게 연속적으로 느껴지면 정말 재미있어지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몇 페이지마다 그래서 그렇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 이 책이 단순한 과학서가 아니라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꾸는 책이라는 평가가 있다. 재료과학자가 바라본 세상은 일반인과 무엇이 가장 다른가?
과학은 인문분야와 달리, 정답을 제공한다. 그것을 원리라고 부르는데, 원리를 추구하면 생각과 판단의 기준이 생기게 될 것이다.
- 이번에도 전문적인 과학 내용을 누구나 읽기 쉽게 풀어내는데 애쓴 것이 보인다. 전문지식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는 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특별히 어떤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어떤 변화를 겪기를 바라나?
사실 적절한 비유와 대상의 사실적인 비교가 있다면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고등학교 수준의 학생이 이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문을 가끔 문장을 쓸 떼 고민했는데, 그게 책을 쓸 때의 어려움이었다.
- 바쁜 연구 활동 중에도 꾸준히 대중 과학서를 집필하시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박사님이 생각하시는 ‘과학의 대중화’란 무엇인지 궁금하다.
언제나 과학적 사고방식을 가지는 것이 우리 과학자들이 잃어버려선 안되는 것이다. 왜, 어떻게, 언제, 어디에서를 꼭 생각하는 것이 과학적 사고방식 인데,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그것이 과학의 대중화다. 그렇게 되면 재미있는 것이 많이 늘어난다.
- 신작 제목에 ‘1부’라는 표기가 눈에 띈다. 앞으로 이어질 2부나 다음 후속작에서는 어떤 주제와 세상의 이유들을 다루실 예정인지 살짝 힌트를 준다면?
1부는 자연과학을 이용해 설명했다면 2부는 인간을 편하게 하는 공학의 관점에서 주제를 펼쳐나갈 작정이다. 재료공학, 화학공학, 전자공학등의 지식이 등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