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계속되는 美 관세 리스크, 무역계약부터 다시 점검해야”
“기존 계약의 거래조건·가격조정 조항 점검, 신규 계약 시 관세 특약 포함 필요” “분쟁 시 소송 대신 영업비밀 보호・거래관계 유지에 유리한 조정·중재 등 활용”
대미 수출 기업 스스로 관세 리스크 완화를 위해 무역 계약을 점검하고, 분쟁 발생 시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미국 정부가 연방법원의 상호 관세 위법 판결 이후에도 무역법 122조, 301조 등으로 고관세 기조를 이어가면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30일 발간된 ‘美 관세 파도에서 살아남기 실무 유의사항과 대응 전략 3편 : 계약 및 분쟁 관리’ 보고서에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대미 수출 시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무역 계약 점검 사항과 분쟁 발생 시 활용 가능한 대체적 분쟁해결제도(ADR)를 소개했다.
보고서는 계약을 기존 계약과 신규 계약으로 구분해 기업들이 우선 점검해야 할 항목을 제시했다. 기존 계약의 경우 △거래조건 상 관세 부담 주체 △불가항력 조항에 ‘관세 부과’·‘법령 변경’ 포함 여부 △가격 조정·재협상 조항 △관세 환급금 귀속 기준 △분쟁 해결 절차 등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거래 가격이 고정된 경우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 증가만으로는 계약상 의무 이행이 면제되기 어려운 만큼, 계약의 불가항력 사유에 정부 조치와 관세 부과·인상, 법령 변경, 수출입 규제 등이 포함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추가 관세의 부담 주체와 관세 환급금의 처리 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해 보충 합의서를 체결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신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엔 관세 변동의 정의와 가격 조정 적용 기준, 비용 분담 방식, 통지 기한 및 입증 자료 요건, 재협상·해지 절차 등을 담은 ‘관세 특약’을 사전에 설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코텀즈 거래조건 선택 시 수입국 관세를 매수인(수입자)이 부담하는 방식을 적극 검토해 매도인(수출자)의 행정 부담 및 리스크를 줄이고, 원산지 판정이나 품목분류 오류 발생 시의 책임 소재도 계약서에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관세로 인해 발생한 거래자 간 분쟁 해결 수단으로 ‘대체적 분쟁해결제도’를 적극 제안했다. 관세 분쟁은 공급망 관계, 기업의 영업비밀 등 복잡한 쟁점을 수반하는 만큼, 정보가 외부에 공개되는 소송보다 협상·조정·중재 등의 ‘대체적 분쟁해결제도’가 훨씬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활용하면 절차의 비공개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당사자 간 거래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현실적 비용 분담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보고서는 신속하고 유연한 분쟁 조율과 거래관계 유지에 유리한 ‘조정’과 국제협약(뉴욕협약)에 따라 172개국에서 판정 집행이 가능한 ‘중재’를 계약 단계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설계해 둘 것을 권고했다.
이정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국 관세 정책의 법적 근거와 세율이 수시로 변화하고 있어 우리 기업이 수동적으로 대응하기에는 위험이 크다”며 “관세 리스크를 계약 단계에서부터 철저히 관리하고 스스로 통제 가능한 내부 리스크 대응 능력을 키우는 것이 불확실한 통상 환경에서 살아남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미국 통관 실무와 세액 산정(1편), 대미 원산지 검증 및 관세 절감 전략(2편)에 이은 ‘美 관세 파도에서 살아남기, 실무 유의사항과 대응 전략 보고서 시리즈’의 세 번째 편으로,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실무 체크리스트와 표준 계약조항 예시 등을 수록했다. 박정현 법무법인(유) 광장 변호사와 오현석 계명대학교 교수가 전문가 자문으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