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새 철강 TRQ 쿼터 7월 1일 시행…韓 207.3만 톤 확보 ‘선방’
한국 전용 쿼터 207만 톤 확보 종전 대비 19.7% 감소…전체 쿼터 감소분 46%보단 낮아 FTA 체결 및 산업 공급망 기여도 인정받아…글로벌쿼터 선점하면 최대 354만 톤도 가능
우리나라가 유럽연합(EU)의 새 세이프가드 내 철강 관세할당제도(TRQ) 변경 조치에서 207만 3,000톤의 한국 전용 무관세 쿼터를 확보했다. EU가 전체 무관세 물량을 절반 가까이 축소하는 가운데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30일 저녁, EU 집행위원회가 현지 시각 6월 30일에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를 대체하는 신철강 조치의 운영계획과 국가별 철강 쿼터 물량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EU의 새 TRQ 조치는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에 대응하기 위한 수입관리 제도다. 이에 EU는 7월 1일부터 철강 30개 품목에 대해 쿼터 초과 물량에 적용되는 관세를 50%로 인상한다. 아울러 연간 총 1,835만 톤 철강에 대해서는 무관세 수입을 허용하는 TRQ를 시행한다. 이 물량은 종전 세이프가드보다 46% 줄었다.
EU는 2018년부터 철강 30개 품목에 대해 글로벌 세이프가드 조치를 운영해 왔다. 기존 세이프가드 하에서는 총 3,382만 톤 한도 내에서 무관세 수입이 허용되고, 쿼터 초과 물량에는 25% 관세가 부과돼 왔다. 쿼터 초과 관세율도 25%에서 50%로 두 배로 뛰었다.
이번에 한국이 확보한 전용 쿼터 207만 3,000톤은 기존 글로벌 세이프가드 8차년도(2025년 7월~2026년 6월) 한국 국가쿼터 258만 1,000톤 대비 19.7%가 감소했다. EU 전체 무관세 물량 감소율(46%)의 절반에 그쳤다. 반면 경쟁국인 중국과 인도, 튀르키예는 종전보다 각각 65.9%, 30.2%, 29.4% 쿼터량이 감소해 비교적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EU의 신철강 쿼터는 품목별 EU 시장점유율과 FTA 체결 여부에 따라 국가별 전용쿼터와 공용쿼터로 구분된다. 한국은 한·EU FTA 체결국 지위를 바탕으로 한국 전용 국가쿼터와 FTA 공용쿼터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세부 내역을 보면, 한국은 30개 품목 중 최근 3년(2022~2024년) 평균 EU 시장점유율이 5% 이상인 품목이 14개다. 이들 품목에는 한국 전용 국가쿼터 205만 7,000톤과 FTA 공용쿼터 90만 8,000톤이 배정됐다. 시장점유율 5% 미만 16개 품목에는 한국 전용 국가쿼터 1만 6,000톤과 공용쿼터 56만 7,000톤이 배정됐다.
이에 따라 한국이 다른 국가와 경쟁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전용 국가쿼터는 총 207만 3,000톤이다. 여기에 국가 간 경쟁을 통해 추가 활용 가능한 공용쿼터는 147만 5,000톤이다. 공용쿼터는 선착순 활용 방식이라 우리 기업들이 일부 확보한다고 가정할 때, 한국 철강업계가 무관세로 활용할 수 있는 총 가용 쿼터는 207만 3,000톤에서 최대 354만 8,000톤 규모로 추산된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 한·EU 정상회담이 협상 막바지의 결정적 국면에 개최되면서, 한국산 철강이 EU 산업 공급망과 현지 투자·고용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정상급 차원에서 강력히 제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국내 철강업계에 양면적 의미를 갖는다. 무관세 물량이 줄어든 만큼 EU 수출 여건이 전반적으로 까다로워진 것은 분명하다. 다만 한·EU FTA 체결국이 아닌 경쟁국 대비 상대적 우위를 확보한 점은 긍정적이다. 특히 쿼터 초과 시 50% 관세가 부과되는 만큼, 국내 철강업계는 전용 쿼터 활용 극대화와 함께 FTA 공용쿼터 선점 전략 마련이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