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STS플랜지 국산 ‘택갈이’ 후 수출…원산지 세탁 업체대표 ‘유죄’
배관자재 수출입 B사, 52회에 걸쳐 6만 개 허위 수출…국산 신뢰도 하락 및 시장 교란 저가 중국산의 국산 둔갑 범죄 끊이지 않아…정부, 조강국 표시 의무 강화로 대응
중국산 스테인리스(STS) 플랜지를 국산으로 속여 수출한 배관자재 업체 대표와 법인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관련 업계에서는 거듭되는 중국산 스테인리스 플랜지의 국산 허위 표시 문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부산지법 형사17단독 목명균 판사는 대외무역법 위반·관세법 위반·자유무역협정의 이행을 위한 관세법의 특례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배관자재 수출입업체 B사 대표 A씨(60대·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100만 원을 선고했다. 법인인 B사에는 벌금 3,000만 원이 선고됐다.
A씨는 2023년 4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중국산 STS플랜지 등 배관 연결 부품 6만 1540개를 국산인 것처럼 속여 수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52차례에 걸쳐 원산지증명서를 허위로 작성·제출하고 FTA 적용을 위한 원산지 관련 서류도 거짓으로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목 판사는 “원산지를 허위 표시해 수출하는 행위는 건전한 대외무역 질서와 국가의 국제적 신인도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범죄”라며 “수출한 물품이 6만여 개에 이르고 A씨가 같은 범죄로 두 차례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판시했다.
플랜지는 강관(배관)과 강관 사이 또는 강관과 다른 기계 부분을 연결하는 철강재 접속 부품으로 건설, 플랜트, 조선 현장 등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STS강 플랜지는 특수가스, 수처리, 해양시설 등에서 폭넓게 적용 및 장기 사용 수명이 보장되면서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다.
이런 조건에서 덤핑 중국산 저내식성 강재를 수입하고 이를 국산으로 ‘택갈이’하여 재수출하는 사례가 매년 적발되고 있다. 이에 국산 강재를 기반으로 STS플랜지를 생산하던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 및 대외 신뢰성이 악화되면서 관련업계에 큰 피해를 미치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이 ‘플랜지’를 저세율인 ‘기타 철강제품(0%)’으로 허위 수입신고를 하거나 중국산 플랜지를 다른 품목번호로 우회 수입한 뒤, 국내에서 단순 가공 후 국산 플랜지로 둔갑시킨 뒤 재수출하는 수법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이 같은 원산지 세탁 문제에 대응에 나섰다. 수입 철강재에 대한 쇳물생산지(조강국) 정보 제출을 의무화해 불공정 수입제품의 우회 반입을 차단하기로 했다. 조강국은 철강제품이 최종 가공·수출된 국가가 아니라 원료 철강이 처음 녹고 부어져 만들어진 국가를 뜻한다.
정부는 조강국까지 확인하게 되면 저가 수입재와 제3국 경유 물량을 더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