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硏, 실리콘·텔루륨 기반 고성능 유연 근적외선 광센서 개발

인(P) 도핑과 전기장 설계만으로 광감도 5배 이상 향상, 고성능 유연 근적외선 광검출기 개발 웨어러블·의료·광통신용 차세대 광전자기기 핵심기술 기대

2026-08-07     엄재성 기자

한국재료연구원(KIMS, 원장 최철진)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 권정대, 김용훈, 윤종원 박사 연구팀이 인(P) 도핑과 전기장 설계만으로 광감도는 5배 이상 높이고, 반복적인 굽힘에도 성능을 유지하는 ‘유연 근적외선 광검출기’를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와 의료 진단센서, 광통신 수신기 등 차세대 유연 광전자기기의 핵심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왼쪽부터

근적외선은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피부와 생체조직을 비교적 잘 통과하는 특성이 있어 스마트워치의 심박수·혈중산소 측정, 의료 진단, 야간 영상, 광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피부나 곡면에 밀착할 수 있는 유연 근적외선 센서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현재 웨어러블 기기에 사용되는 근적외선 센서는 주로 단단한 실리콘 광센서를 유연한 기판에 장착하는 방식이어서 반복적으로 휘어지는 환경에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기반도체와 양자점 등을 활용한 유연 광센서가 연구되고 있지만, 유기반도체는 내구성이 부족하고 양자점은 환경 안정성이 낮아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고자 잘 휘면서도 높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유연 근적외선 광검출기를 개발했다. CMOS 반도체 제조공정과 호환되는 비정질 실리콘(n-a-Si:H)과 근적외선을 흡수하는 텔루륨(Te)을 결합한 이종접합 구조를 적용했다. 또한 인(P) 도핑과 소자 내부 전기장 설계를 동시에 최적화해 광감도와 검출 성능을 크게 향상하고 동시에 반복적인 굽힘에도 성능을 유지하는 내구성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잘 휘어지는 무색 폴리이미드(CPI) 기판 위에 텔루륨, 비정질 실리콘, 전면 전기장층(Front Surface Field, FSF), 투명전극을 차례로 적층해 광검출기를 제작했다. 텔루륨은 근적외선을 흡수해 전자를 생성하고, 비정질 실리콘은 이를 전극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비정질 실리콘에 인(P) 도핑 농도를 정밀하게 제어해 내부 결함을 줄이고 전자의 이동 특성을 향상시켰다. 여기에 투명전극과 비정질 실리콘 사이에 전면 전기장층(FSF)을 형성해 텔루륨에서 생성된 전자가 전극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하도록 유도하고, 전자와 정공의 재결합을 억제해 전기 신호 손실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개발된 광검출기는 기존 구조보다 광응답도는 약 5.1배, 검출도는 약 2.6배 향상됐으며, 400~1,600나노미터(nm)의 넓은 파장 영역에서 빛을 안정적으로 감지할 수 있었다. 또한 4,000회 반복 굽힘 시험 후에도 초기 광응답도의 90% 이상을 유지해 높은 기계적 내구성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처럼 광흡수층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광흡수 소재를 개발하는 대신, 비정질 실리콘의 재료 품질과 반도체 내부 전기장 구조를 동시에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광검출 성능을 높였다는 점이다. 별도의 복잡한 공정을 추가하지 않고도 광검출기의 성능을 크게 향상할 수 있어 제조 비용 절감과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기존 CMOS 반도체 제조공정과 호환되는 무기반도체 기반 기술로 대면적 제조에 유리하며, 유연기판에서도 높은 성능과 내구성을 유지할 수 있어 인체 부착형 센서나 곡면 전자기기에 적용하기에 적합하다. 향후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와 의료 진단센서, 광통신 수신기, 자율주행 및 로봇용 이미지 센서 등 다양한 유연 광전자기기의 핵심 플랫폼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책임자인 KIMS 권정대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반도체 재료의 미세구조와 소자 내부 전기장을 동시에 제어해 유연 근적외선 광검출기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한 사례”라며, “향후 웨어러블 광센서와 차세대 광전자 시스템의 핵심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며, 대면적 제조와 저전력 구동 기술을 접목해 차세대 플렉서블 광전자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