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간] 中 철스크랩 정책의 시사점

2026-08-26     관리자

세계 철강산업의 경쟁축이 철광석과 원료탄에서 철스크랩으로 이동하고 있다. 탄소중립이 철강업계의 핵심 과제로 자리 잡으면서 철스크랩은 더 이상 보조 원료나 단순 재활용품이 아니다. 전기로 생산 확대와 저탄소 철강 전환을 뒷받침하는 전략 자원이며, 안정적인 확보 능력이 철강사의 원가와 생산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중국이 있다. 중국은 제15차 5개년 계획 기간인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철스크랩 사용 확대와 자원순환 체계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2030년 철스크랩 회수·가공량을 연간 3억 톤 규모로 늘리고, 조강 생산에서 철스크랩이 차지하는 비중을 30% 수준으로 높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노후 설비 퇴출과 전기로 확대뿐 아니라 선별·가공의 표준화, 스마트 설비 도입, 디지털 물류·거래 시스템 구축도 주요 과제로 거론된다.


중국의 정책은 환경 대응을 넘어 철강 원료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산업 전략이다. 전기로 비중이 높아질수록 양질의 철스크랩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중국이 자국 내 회수 체계를 정비하는 동시에 고품질 수입재 조달을 확대하면 일본과 미국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 구매 경쟁이 심화되면서 동북아 철스크랩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고 고급·가공 스크랩의 프리미엄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는 우리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다. 국내 전기로 업계는 철스크랩을 핵심 원료로 사용하지만 발생량은 건설과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 경기에 따라 달라진다. 해외 조달도 일본 등 일부 시장의 가격과 수급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향후 국내 전기로 투자가 늘고 중국의 구매력이 국제시장에 본격적으로 작용한다면 필요한 물량을 적정 가격에 조달하기가 지금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 철스크랩 수급 불안은 전기로의 원가 상승뿐 아니라 저탄소 제품 생산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


따라서 국내 순환자원의 회수율과 품질을 함께 높이는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폐차와 건축물 해체, 산업설비 교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철스크랩이 투명하게 유통되도록 관리체계를 정비하고, 선별·가공 시설의 현대화 지원이 필요하다. 성분 분석과 등급 판정 기준을 정교하게 만들고 거래 정보를 디지털화 하면 혼입을 줄이고 제강사가 원하는 품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영세 수집·가공업체의 설비 개선과 안전·환경 투자를 촉진하는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


수입선 다변화도 필요하다. 현재의 일본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과 호주, 동남아시아, 중동 등으로 조달망을 넓히면서 단기 현물 구매보다 장기계약과 공급업체 지분투자, 공동 가공기지 구축 같은 전략적 협력을 검토해야 한다. 정부와 업계가 국가별 발생량과 수출제도, 물류비, 품질 정보를 공유하는 조기경보 체계를 마련한다면 시장 급변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고품질 철원에 대해서는 적정 재고를 확보하고 철스크랩만으로 전기로 원료를 모두 충당하기 어렵고 고급강 생산에는 불순물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DRI나 HBI 등 대체 철원의 활용도 높여야 한다. 제강사는 철스크랩과 대체 철원의 최적 배합 기술을 발전시키고, 정부는 저탄소 철원 투자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제도와 인프라를 뒷받침해야 한다.


중국의 철스크랩 확대는 일시적인 시장 변수가 아니라 탄소중립 시대의 구조적 변화다. 한국도 K-스틸법을 통해 철스크랩의 전략자원화를 추진 중이다. 철스크랩을 폐기물이 아닌 핵심 산업자원으로 재정의하고 회수·가공·유통·수입을 아우르는 종합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정부의 추가적인 역할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