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업용 전기료 '지역 차등화' 발표…철강·비철업계 “대환영, 조속 시행 필요”

전력 다소비 철강업 지방에 주로 위치, 차등 전기료 ‘호재’…연간 수십億 전력비 절감 기대 포항·광양·당진 웃는다…지역별 전기료 차등에 철강 도시 ‘수혜’ 예상 한국철강협회·한국비철금속협회 등 21개 경제단체 공동성명…“산업 현장 조기 적용 촉구”

2026-08-26     윤철주 기자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을 지역별로 차등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비수도권 요금을 최대 10% 낮추는 내용이다. 전력 다소비 업종인 철강업계에 직접적인 원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발표 당일 한국철강협회와 한국비철금속협회 등 관련 단체는 일제히 환영 설명을 발표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는 26일 한전 남서울본부에서 공청회를 열고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설계안을 공개했다. 근거 법률인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2024년 6월 시행된 지 2년 2개월 만이다. 이날 공청회에는 기업과 경제단체, 발전사, 지방정부 등 약 300명이 참석했다.

설계안의 핵심은 ‘지역별 조정요금’ 신설이다.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에 이어 다섯 번째 항목이 붙는다. 앞의 네 항목은 전국 동일하게 적용된다. 조정요금만 지역별로 달라진다. 적용 대상은 산업용 전력이다. 갑과 을 모두 포함된다. 2025년 기준 한전 판매량의 51%를 차지한다.

지역 구분은 이중 구조다. 전력계통을 반영한 4개 광역권과 균형성장을 반영한 4개 권역을 조합해 총 11개 지역으로 나눈다. 광역권은 수도권 남부, 수도권 북부, 중부권, 남부권이다. 강원과 충청이 중부권이다. 경상과 전라는 남부권으로 묶인다. 제주는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지역별 인하 폭은 남부권이 가장 크다. 최대 18원이다. 2025년 기준 산업용 평균 판매단가 181.9원의 약 10% 수준이다. 중부권은 최대 15원, 수도권 북부는 최대 10원이다. 수도권 남부는 현행 수준이거나 1원 안팎에 그친다.

산정 기준은 세 가지다. 송전비용이 0~5원, 전력자급률이 0~8원, 균형성장이 0~6원을 각각 차지한다. 자급률이 높은 지역일수록 요금이 낮아지는 구조다. 배전비용은 제외됐다. 산업용 전력 상당수가 배전망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 반영됐다. 전기 생산 주요지역일수록, 지방균형 성장을 위해 지원 필요성이 높을 광역권 및 권역일수록 요금이 할인되는 구조다. 

 

 

철강업계 영향은 입지에 따라 갈린다.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는 남부권에 속한다. 최대 인하 구간이다. 당진제철소는 중부권이다. 최대 15원 구간에 들어간다. 인천 지역 전기로 제강 설비는 수도권 북부로 최대 10원 수준이다. 부산과 군산, 순천, 창원 등 남부권 철강·금속 도시 소재 공장들도 최대 구간의 혜택을 받게 된다.  다만 관련된 한전 발표에서 ‘제주’ 지역은 제외될 전망이라 밝혔다. 

수혜 강도는 전기로 쪽이 훨씬 크다. 전기로 조강은 통상 톤당 350~400kWh의 전력을 쓴다. 톤당 18원이 인하되면 전력비만 6,300~7,200원 줄어든다. 중부권 기준 15원이면 5,300~6,000원이다. 연산 100만 톤 규모 전기로 제강사라면 연간 60억~70억 원대 절감 효과가 나온다. 고로사도 압연과 도금, 산세 공정의 전력 사용량이 적지 않아 영향권에 있다.

이번 정부 발표에서 해외 철강업 사례도 언급됐다. 한전이 제시한 스웨덴 사례에서 지역별 요금제 전환 이후 요금이 저렴한 북부 지역 철강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특히 한전은 스웨덴 사례에서 전기료 대응책이 저탄소 생산방식인 ‘전기로’로 설비 전환에 높은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 철강업계 및 비철금속 업계, 발표 직후 ‘대환영’ 입장…“경쟁력 악화에 조속 실행 필요”


산업계는 산업용 전기료를 전국적으로 할인하는 정부의 지역별 차등요금제 발표 즉각 환영했다. 한국철강협회와 한국비철금속협회를 포함한 21개 경제·산업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산업용 전기요금 급등으로 기업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제도 효과가 산업현장에서 조기에 나타나도록 조속히 시행해달라고 요청했다. 규제 혁신과 정주여건 지원, 인프라 확충 등 후속 정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산업용 전기료 감면에서 핵심 이슈로 꼽협던 ‘재원’ 문제는 정부가 2조 8,000억 원 내외를 확보하는 뱡항으로 정해졌다. 특히 한국전력이 전력시장 지역별 도매가격제 도입 등 시장제도 개선으로 전력 구입비를 줄여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전력 다소비 산업의 비수도권 투자를 유인해 국가 전체적인 송전망 건설 부담을 근본적으로 덜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계획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향후 정책 도입 설명으로, 4개 권역 구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행정안전부의 지방우대 지수와 산업위기지역 등 산업적 요소를 종합해 결정할 계획이다. 

철강도시로 평가되는 포항과 광양, 당진 등은 지역 기반산업인 철강업 업황 위기로 산업위기 선제대응으로 지정됐고, 여기에 더해 세 도시와 인천 제물포구(옛 동구)는 지역 철강업 위기에 따른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도 지정됐다. 이에 권역 지정에 있어 참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같은 남부권 철강·금속업체라도 어느 권역에 속하느냐에 따라 13원과 18원으로 갈릴 수 있다. 최대 5원 차이로, 전기로 기준 톤당 2,000원 안팎의 원가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개별 제철소와 공장이 어느 권역에 배정되는지가 실질적인 변수다.

정부의 후속 발표 내용에 따라 지역별 철강업 투자와 공장 및 설비 이전, 현지 투자 계획, 공장별 원가 차이 등 여러 시장 변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기관인 기후부와 한전은 연내 도입을 목표로 고시와 전기요금약관 개정 절차를 밟는다고 밝혔다. 철강·금속업계가 정부의 후속 발표를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