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AC, 日 다이도특수강과 전기로 기술 '맞교환'…하이브리드 시장 정조준
SAF 강자 에스에이씨, 日 EAF 명가 손잡았다…차세대 전기로 개발 박차 단순 기술 이전 아닌 공동 영업·기술 교류 구도…3일 충남 아산 본사서 협약식
철강설비·플랜트 전문 엔지니어링 업체인 에스에이씨(SAC·회장 한형기)가 일본의 전기로설비 부문 강자인 다이도(대동)특수강과 기술제휴 협약을 맺었다. 협약식은 지난 3일 충남 아산 본사에서 열렸다.
이번 협약으로 두 회사가 주고받는 것은 ‘전기로’ 기술이다. 에스에이씨는 합금철용 서브머지드아크로(SAF) 분야가, 다이도특수강은 제강용 전기아크로(EAF)가 강점인 업체들이다. 두 회사는 협약 체결로, 기술을 사고파는 구조가 아니라 맞교환 및 공동 영업사업을 벌이는 구조를 갖게 된다. 특히 양 측은 일본을 뺀 전 세계 시장에서 EAF를 함께 영업하기로 합의했다.
SAC에 먼저 손을 내민 쪽은 다이도특수강이다. 2년 전부터 교환 의사를 전해왔고, 계약 문구와 방식을 놓고 1년간 협의가 오갔다. 지난해 7월 비밀유지협약(NDA)을 맺은 뒤 이번 본계약으로 이어졌다. 두 회사는 선재와 동관 소둔로 분야에서 40여 년간 제휴 관계를 유지해 왔다.
다이도특수강은 1916년 문을 열었다. 제강용 전기로를 오래 만들어 온 회사이자, 일본 내 점유율이 크다. 최근 일본 전기로 발주가 몰리면서 해외 물량을 받을 여력이 없다. 에스에이씨와 손잡은 배경 중 하나다.
SAC가 겨냥하는 곳은 하이브리드 전기로다. 수소환원제철은 예비환원된 철을 녹인다. SAF도 EAF도 아닌 중간 기술이 필요하다. 직접환원철(DRI)에 스크랩을 섞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두 기술을 모두 가진 쪽이 앞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한일 양국의 대표 전기로 설비 기술 보유 업체가 각자 강점 분야를 맞바꾼 것도 이 지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SAC는 국내 합금철 전기로(SAF) 시장의 90% 이상을 쥐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32억 7,100만 원, 수출 비중은 88%였다. 카자흐스탄 페로실리콘 플랜트에서 7,000만 달러를 따냈고, 포스코 하이렉스(HyREX) 전극설비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제강용 전기로는 전량 수입에 기대는 양상을 보여왔다. 국내 시장에서 과거에는 넓게 통용됐으나, 현재는 큰 의미가 없는 해외 설비 브랜드 업체에 대한 막연한 신뢰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철강설비 업체에서 대규모 상업 설비 실적을 가진 국산 업체가 없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SAC는 이번 제휴를 국내 시장 진입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설비 시장이 수입에 밀려 무너지고 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남은 주요 철강·금속 엔지니어링 업체들마저 문을 닫으면 중국과 일부 수입국에 끌려 가격 협상과 납기, 품질 등에서 선택지가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