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포스코노조, 전기강판·산세 48시간 파업…집행부 선거 앞두고 수위 높여
포항 전기강판 3ZRM·광양 산세공장 9일부터 48시간…공장별 약 50명 참여 예상 16일부터 120시간 2차 파업·다른 공장으로 확대…8일 자정까지 교섭 가능성 열어둬 요구안 비용 1조4,000억원 놓고 공방…차기 집행부 선거 앞둔 쟁의 확대에도 관심
포스코 노동조합이 포항·광양제철소 생산공장을 대상으로 부분파업을 예고하며 사측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노조는 9일 포항제철소 전기강판 3ZRM과 광양제철소 산세공장을 시작으로 48시간 파업을 진행하고, 교섭에 진전이 없으면 오는 16일부터 다른 공장으로 대상을 넓혀 120시간 2차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김성호 노조위원장이 삭발까지 단행하며 배수진을 친 가운데서도 8일 자정까지 교섭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막판 노사 협상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 전기강판·산세 시작으로 공장별 파업 확대…16일부터 120시간
김성호 포스코노조 위원장은 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삭발한 뒤 향후 파업 계획을 공개했다.
첫 파업 대상은 포항제철소 전기강판 3ZRM과 광양제철소 산세공장이다. 노조는 9일부터 두 공장을 대상으로 48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9월 9일 광양제철소 산세공장과 포항제철소 전기강판 3ZRM을 48시간 세우겠다”며 “회사가 끝내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한 결과가 무엇인지 행동으로 분명하게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1차 부분파업에는 공장별 약 50명씩, 모두 100명 안팎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집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공장별로 40~50명씩 하면 거의 100명 정도가 시작”이라며 포항과 광양에 각각 약 50개 공장이 있어 향후 파업 대상을 다른 공장으로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번 부분파업 이후에도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 파업 기간과 대상 공장을 단계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오는 16일부터는 120시간 동안 2차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회사의 태도가 변함이 없다면 즉시 9월 16일부터 120시간 2차 파업에 돌입하겠다”며 “회사가 버티면 버틸수록 우리의 투쟁은 강해지고 그 범위 또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날 본지의 공장별 순회파업 계획에 대한 질문에 “내일 2개 공장을 48시간 파업한 다음 그다음 주에는 또 다른 공장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10월에는 전면파업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차 파업의 구체적인 대상 공장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노조는 1차보다 대상 공장을 늘린다는 방침이며, 김 위원장은 2차 파업 참여 인원에 대해 500명 이상에서 최대 1,000명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1차 파업은 공장별 약 50명이 참여하는 48시간 부분파업인 만큼 실제 생산 및 출하에 미칠 영향은 설비 운영 방식과 사전 생산, 재고 상황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반면 16일부터 파업 기간이 120시간으로 길어지고 대상 공장까지 늘어날 경우 어떤 생산라인이 추가로 포함되는지가 생산 영향을 가늠할 주요 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업을 앞두고 노사 대표가 직접 만났지만 뚜렷한 접점은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전날인 7일 이희근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과 약 50분 동안 면담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대표이사와 만남을 가졌으나 크게 진전이 없었다”며 “평화적인 대화를 원한다는 정도의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원들이 납득할 만한 안이 나와야 이 싸움이 멈출 수 있다고 분명히 전달했다”며 “큰 의미가 없는 만남이었다”고 평가했다.
◇ 1조4,000억원 비용 부담에 차기 집행부 선거까지…쟁의 확대 적절성 논란
노사 간 간극은 임단협 요구안에 따른 비용 규모를 두고도 나타나고 있다. 포스코는 노조의 임단협 요구안을 모두 수용할 경우 약 1조4,0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포스코의 올해 상반기 개별기준 영업이익 약 4,900억 원의 약 2.9배 수준이다.
다만 차기 집행부 선거를 불과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현 집행부가 생산라인 파업을 확대하는 것을 두고 적절성 논란도 제기된다.
포스코노조 선거관리위원회의 제21대 위원장 및 임원선거 일정에 따르면 오는 15일 예비공고에 이어 18일 선거공고가 이뤄진다. 후보등록은 18일부터 21일까지이며, 후보자 확정 이후 10월 1일까지 선거운동을 거쳐 10월 2일 투표가 실시된다.
노조가 예고한 16일 120시간 2차 파업은 사실상 차기 집행부 선거 절차가 시작되는 시점과 겹친다. 이후 다른 공장으로 파업 대상을 넓힐 경우 후보등록과 선거운동 기간에도 쟁의행위가 이어질 수 있다. 김성호 위원장이 언급한 10월 전면파업 검토 역시 차기 위원장 선거 시기와 겹친다.
현 집행부의 임기가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든 상황에서 차기 집행부의 노사관계와 생산현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파업 수위를 빠르게 높이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지적이다. 특히 10월까지 파업이 이어질 경우 새로 선출되는 집행부가 현 집행부가 결정한 쟁의 방향과 교섭 부담을 그대로 이어받아야 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노조는 파업 수위를 높이면서도 막판 교섭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김 위원장이 이날 삭발까지 단행하며 배수진을 쳤지만, 포스코노조는 8일 자정까지 회사가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을 내놓을 경우 교섭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노조 측은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의 창구를 닫지 않겠다”며 “회사가 책임 있는 결단을 내리고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답을 제시한다면 노동조합은 언제든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