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임시주총 ‘운명의 날’…감사위원 1석 주목
독립이사 4명·독립감사위원 1명 선임…감사위원 자리가 승부처 국민연금, 양측 감사위원 후보에 모두 찬성…독립이사도 분산 투표 독립이사 4석 집중투표…감사위원 선임에 ‘합산 3% 룰’ 적용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양측이 독립이사 4명과 독립감사위원 1명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인다. 독립이사 4석은 양측이 2석씩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감사위원 선임이 이번 주총의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지난 8일 국민연금은 양측이 추천한 감사위원 후보 모두에게 찬성하기로 했다. 지분 5.48%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독립이사 4명에 대해서도 의결권을 4분의 1씩 나눠 행사하기로 했다. 어느 한쪽에 표를 몰아주지 않으면서 감사위원 선임 결과는 다른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표심에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총은 지난해 1월 임시주총에서 고려아연이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조치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시 고려아연의 호주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영풍 지분 10% 이상을 취득하자 고려아연은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을 근거로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약 25%의 의결권을 제한했다.
그러나 법원은 SMC가 상법상 주식회사와 유사한 자회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의결권 제한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7월 서울중앙지법은 당시 주총 의장이었던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에게 1억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으며 지난달 28일 대법원도 관련 가처분 사건에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영풍·MBK 측은 이를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 행위가 위법했다는 판단으로 보는 반면, 고려아연은 당시 SMC의 법적 성격에 한정된 판단으로 현재 경영체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사회 구도도 변화했다. 지난해 1월 임시주총 이후 MBK·영풍 측 후보 3명이 이사회에 진입했고,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는 고려아연 측 후보 3명과 MBK·영풍 측 후보 2명이 각각 이사회에 합류했다. 현재 이사회는 고려아연 측 9명, MBK·영풍 측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임시주총에서는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을 추가로 선임하고, 지난 5월 29일 사임한 독립이사 4명의 자리도 집중투표 방식으로 채운다. 오는 10일 개정 상법 시행으로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감사위원 분리선출 의무가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확대되는 데 따른 것이다.
감사위원 선임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해 3%까지만 인정하는 '합산 3% 룰'이 적용된다. 고려아연 측은 백인규 단국대 교수를, MBK·영풍 측은 박유경 전 APG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거버넌스 총괄을 후보로 내세웠다.
현재까지 주요 의결권 자문사 9곳 가운데 8곳은 백 후보에게, 한국ESG기준원은 박 후보에게 각각 찬성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