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일본 AIST, 강자성·고전도성 갖춘 ‘철-구리-은 복합 분말’ 공동개발

기존 니켈 분말 대비 우수한 전기전도성 확인, 반도체 테스트 소켓용 전도성 필러로 활용 기대

2026-09-14     엄재성 기자

국립부경대학교와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가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강자성과 높은 전기전도성을 동시에 갖는 철(Fe)-구리(Cu)-은(Ag) 복합 분말 소재를 개발했다.

반도체의 미세화·다핀화에 따라 고성능 전도성 소재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차세대 반도체 테스트 소켓용 전도성 필러로의 활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국립부경대 신소재시스템공학전공 권한상 교수 연구팀은 AIST 멀티머티리얼연구부문 박광재 박사 등 연구진과 공동으로 Fe-Cu-Ag 복합 분말을 개발하고, 자기적·전기적·기계적 특성을 밝혔다. 연구 결과는 9월 11일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제87회 응용물리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철(Fe)-구리(Cu)-은(Ag)

연구팀은 강자성을 갖는 Fe에 높은 전기전도성을 지닌 Cu와 Ag를 복합해 Fe-Cu-Ag 분말을 제조했다. 특히 Fe:Cu:Ag의 질량비를 3:5:2로 설계하고, 가스 아토마이즈법과 열 플라즈마법을 적용해 평균 입경 약 50㎛의 마이크로 복합 분말과 약 100㎚의 나노 복합 분말을 각각 합성했다.

개발된 복합 분말은 기존 반도체 테스트 소켓에 널리 사용되는 니켈(Ni) 분말과 비교해 높은 전기전도성을 나타냈다. 물체가 자성을 얼마나 띨 수 있는지 나타내는 값인 포화자화(saturation magnetization) 또한 마이크로 복합 분말(약 63emu/g)과 나노 복합 분말(약 56emu/g) 모두 Ni(약 57emu/g)보다 높거나 동등한 수준을 보였다.

마이크로 복합 분말의 비커스 경도 역시 127HV로, Ni 분말(100~110HV)보다 높은 것으로 측정돼 기계적 특성 측면에서도 우수한 특성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서로 잘 섞이지 않는 Fe·Cu·Ag의 특성을 활용해 Fe가 자기적 기능을 담당하고 Cu와 Ag가 높은 전기 전도성을 담당하는 복합 미세구조를 구현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 복합 분말에서는 Fe와 Cu가 Ag 기반 조직에 분산됐으며, 나노 복합 분말에서는 Fe가 입자 중심부에 집중되고 Cu와 Ag가 외곽에 분포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 같은 특성은 엘라스토머형 반도체 테스트 소켓의 전도성 필러 소재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도성 필러는 반도체 단자와 검사장비 사이의 전기적 연결을 담당하기 때문에 높은 전도성뿐 아니라 적절한 기계적 강도와 내구성이 요구된다. 특히 강자성 소재를 활용하면 제조 과정에서 자기장을 이용해 전도성 입자를 원하는 방향으로 배열하는 것도 가능하다.

권한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Fe의 강자성과 Cu·Ag의 높은 전기전도성을 하나의 복합 분말에 구현함으로써 기존 소재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 설계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향후 반도체 테스트 소켓뿐 아니라 자기장에 의해 전도 경로를 제어할 수 있는 다양한 전자·전기 소재 분야로 응용 가능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향후 실제 실리콘 고무 기반 테스트 소켓에 적용하기 위해 분말의 조성·입자 크기·미세구조를 최적화하고 접촉저항, 반복 사용에 따른 내구성 및 신호전달 특성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해당 기술은 국내외 특허로 출원 중이며, 향후 반도체 검사 공정용 소재 분야의 기술사업화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