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방산 수출 위해 ‘한국형 전략 소재 기업’ 육성해야

강천구 인하대학교 제조혁신전문대학원 초빙교수

2026-09-21     에스앤엠미디어

방산은 한국 산업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방산 수출은 완성 무기 중심으로만 보면 한국의 경쟁력에는 한계가 있다. 전차, 장갑차, 함정, 항공기를 수출하려면 그 안에 들어가는 특수강, 특수합금, 알루미늄, 티타늄, 초내열 소재 등 핵심 소재의 경쟁력이 함께 확보되어야 한다.

국내 특수강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과 생산 능력을 갖고 있는 세아 계열은 이 분야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지주는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 세아항공방산소재 등을 통해 특수강, 스테인리스, 고강도 알루미늄, 특수합금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한국이 왜 방산 소재 기업을 육성해야 하는지는 분명하다. 첫째, 방산 수출의 경쟁력은 “소재 주권”에서 시작된다. 한국의 K-2전차, K-9자주포, KF-21, 잠수함 등을 수출한다고 해도 핵심 소재를 외국에 의존하면 완전한 방산 수출이라고 보기 어렵다. 방산 소재는 일반 철강과 다르다. 고강도, 경량, 내열, 내식, 내충격, 피로 수명, 극저온, 고온 안정성 등은 동시에 필요하다.

특히 엔진, 미사일, 포신, 장갑차, 함정, 항공기에는 일반 철강으로 대체할 수 없는 특수금속이 들어간다. 둘째, 수출국의 현지 조달 요구에 대응해야 한다. 앞으로 방산 수출은 단순히 무기를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술 이전, 현지 생산, 현지 조달, 공급망 구축으로 가는 추세가 강해질 것이다. 따라서 한국 소재 기업이 해외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글로벌 인증을 확보해야 K-방산의 장기적인 수출 기반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세아베스틸지주 소속 세아창원특수강이 미국에 특수합금 생산법인인 “세아슈퍼일로이테크놀리지(SST)”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이런 관점에서 의미가 크다. 회사는 약 2,130억 원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 생산기지를 건설했고 올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방산에서는 소재를 단순히 생산하는 것보다 소재->단조->열처리->가공->부품으로 연결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세아창원특수강은 특수강과 대형단조를 생산하고 있어 방산용 고강도 소재와 대형 부품 소재를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이 있다.

한국 소재 기업의 전략적 역할은 크게 3가지이다. 첫째, K-방산용 특수강 개발이다. 예를 들어 전차용 고강도 소재, 포신용 특수강, 함정용 특수강, 미사일 부품용 소재, 항공기 구조용 소재, 방산용 베어링, 기어 소재 등을 국산화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기존 제품을 방산에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방산업체와 공동으로 소재를 처음부터 설계하는 것이다.

둘째, 대형단조 기술을 방산 수출과 연결해야 한다. 전차, 함정, 항공기, 발전용 터빈 등에는 대형 단조품이 필요하다. 따라서 특수강->대형단조->정밀 가공->방산 부품이라는 가치사슬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셋째, 소재 인증을 확보해야 한다. 방산 소재의 가장 큰 진입 장벽 중 하나가 인증과 신뢰성 검증이다. 따라서 방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소재를 개발한 후 세아베스틸지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HD 현대중공업, 한화오션, KAI 등이 공동 개발하는 방식으로 인증 실적을 축적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세아창원특수강의 역할이 중요하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주로 특수강을 생산하고 있는데 특히 방산, 항공용 고부가 스테인리스 및 특수합금 확대가 중요한 성장 축이다.

그리고 초내열합금 분야가 중요하다. 세아창원특수강은 1,650℃급 초내열합금 생산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두산에너빌리티 등 관련 기업과 소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것은 철강 및 특수강 사업이 아니라 사실상 항공 엔진, 가스터빈, 우주 산업용 전략 소재 사업이다. 따라서 이 분야에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또한 세아항공방산소재도 방산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세아항공방산소재는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 압출. 단조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항공과 방산에서 알루미늄은 경량화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이미 보잉의 항공용 알루미늄 압출 소재 Tier-1 공급사로 선정됐고 브라질 엠브라에르에도 AL7136 합금 압출 소재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방산 소재 생태계”이다. 정부는 방산 수출을 위해 생태계 구조를 만들어 주고 지원해야 한다. 국방부. 방위사업청->KAI->한화·현대로템. HD현대·LIG넥스원·세아베스틸지주->중견·중소 소재 및 가공기업->해외 방산 시장 이렇게 대기업 완제품부터 중견 소재 기업, 중소 부품 기업이 연결되어야 한다.

특히 방산 수출 패키지에는 반드시 소재 기업을 넣어야 한다. 정부가 폴란드, 루마니아, 중동, 동남아 등에 K-방산을 수출할 때 무기체계, 탄약, 장비, 교육, 금융만 묶을 것이 아니라 무기체계, 소재·부품 공급망, 현지 생산, 공동 연구·개발까지 패키지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K-2 전차 100대를 수출한다고 가정하면 전차 자체만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10~20년 동안 필요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공급망까지 함께 확보하는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따라 ”한국형 전략 소재 기업”은 육성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