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첫 참여하는 GEPA…CBAM 대응·저탄소철강 검증 부담 줄일 '표준' 나올까
30일부터 서울서 한국·뉴질랜드·싱가포르·칠레 등 4개국 제2차 공식협상 개최 국내 철강업계, 향후 통상협정 참고 모델이 될 '저탄소 철강' 배출량 산정 방식 주목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참여하는 그린경제협정(GEPA) 공식 협상이 서울에서 열린다. 저탄소 철강 등 저배출 상품의 식별 기준이 핵심 의제로 올라 국내 철강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산업통상부는 이달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서울에서 GEPA 제2차 공식협상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에는 한국·뉴질랜드·싱가포르·칠레 4개국 협상단 20여 명이 참여한다.
GEPA는 뉴질랜드·싱가포르·칠레 3국이 지난해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추진 계획을 발표한 협정이다. 3국은 올해 7월 싱가포르에서 협상을 개시했다. 한국은 이달 11일 통상장관 간 서한 교환으로 참여를 공식화했고, 이번 2차 협상부터 본격적으로 테이블에 앉는다. 정부는 앞서 5월 18일 제56차 통상추진위원회에서 GEPA 조기 참여 방침을 밝혔고, 7월 24일 통상조약법에 따른 공청회를 거쳤다.
협정은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같은 무역 관련 기후조치에 대해 참여국 간 공동 기준을 마련하고, 저배출 상품의 교역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싱가포르 통상산업부가 공개한 의제에는 환경상품·서비스 교역 확대, 표준과 친환경 인증의 상호운용성, 기후조치 간 정합성 확보 등이 담겼다. 이번 협상에서는 저배출·환경 상품의 식별 기준과 무역 확대 방안, 저탄소철강 및 지속가능항공유(SAF) 활용 협력 등이 논의된다.
철강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저배출 상품 식별 기준이다. ‘저탄소 철강’을 어떤 배출량 산정 방식과 기준으로 구분할지가 협정 규범으로 정해지면, 이 규범은 향후 다른 통상협정의 참고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참여국 간 인증 기준이 맞춰질 경우 CBAM 대응 과정에서 커진 수출 기업의 검증·인증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다만 당장의 철강 수출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이번 협상 대상 3국은 국내 철강업계의 주력 수출시장이 아니다. 또한 협정 역시 기술과 규제 변화에 맞춰 내용을 계속 보완하는 '살아있는 협정' 형태로 설계되어 이번 회의에서 정해진 규칙도 향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아울러 저탄소 철강의 정의가 전기로 기준으로 좁게 정해질 경우 고로 중심의 국내 생산 구조가 불리해질 수 있어, 협상 과정에 수소환원제철 전환 일정이 반영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부 김장희 신통상전략지원관은 “이번 제2차 협상 개최를 통해 한국의 GEPA 참여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며 “기후변화 대응 및 녹색시장 확대 노력이 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시장 선점으로 이어지도록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