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폐교 위기의 학교를 국내 첫 철강분야 마이스터고로 만들기까지...

(인터뷰)폐교 위기의 학교를 국내 첫 철강분야 마이스터고로 만들기까지...

  • 철강
  • 승인 2013.06.03 09:55
  • 댓글 0
기자명 방재현 bangjh@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합덕제철고등학교 이충호 교장 인터뷰

  철강 기능인의 요람으로 주목받고 있는 공립 합덕제철고등학교은 60여년 유구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때 폐교의 위기를 맞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8년 철강분야 마이스터고로 지정되며 2010년 마이스터 제1기 학생 100명과 함께 새롭게 출발했다.

  합덕제철고는 국내 최초의 철강분야 마이스터고라는 어찌보면 실험적인 교육이었지만 합덕제철고는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하며 취업률 94.4%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이런 성적을 거두기까지에는 이충호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의 철저한 준비가 있었고 늦은 새벽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던 학생들의 노력이 있었다.

  합덕제철고 이충호 교장을 만나 철강분야 마이스터고 지정의 배경과 교과 과정, 인재관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1951년 농업고등학교로 개교해 2008년 제철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계기는 무엇이고 어떤 과정을 거쳤나?

 

  -합덕농업고등학교로 개교해 상업고교를 거치며 한때 지역 명문으로 거듭나왔지만 점차 지역인구가 감소하면서 지난 2006년에는 단 47명의 졸업생을 배출할 정도로 사정이 어려워졌고 폐교 위기에 놓였다. 당시 이 학교의 교감으로 재직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중점 추진사항이었던 마이스터고 도입을 접하고 제철 클러스터라는 입지 조건 등을 살려 철강분야 마이스터고로 변화하기 위한 기획을 직접 실시했다. 2008년 10월 1차 마이스터고 선정에서 전국 9개 고교 중 유일하게 철강분야 마이스터고로 선정됐다. 이후 준비기간을 거쳐 2010년 3월 신입생 100명을 선발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Q. 교육목표는 무엇인가?

  -글로벌 시대를 이끌어갈 철강분야 기술영재 육성이 목표다. 지금 현장에서는 입사와 동시에 활용이 가능한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실력과 인성을 갖춘 인재 양성,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하며 발전하는 인재 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적어도 우리학생들이 현장에 나가 경력기간을 단축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Q.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특히 강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비 철강인으로서 전문지식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인성 또한 중요하다. 우리학교가 시행하는 졸업인증제도에도 인성부문이 있다. 학생들은 3년간 150시간 이상의 봉사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학업성취도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이런 부분까지 종합해 취업 추천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합격과 동시에 전원이 발맛사지를 배워 학교와 연계를 맺은 노인시설에서 정기적으로 봉사를 한다. 독서와 태권도를 비롯해 다른 학교와 특화된 노작활동 등 다양한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학생 스스로의 변화는 물론 국가에 대한 고마움, 회사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게 하고 있다. ‘잘하고 못하고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하고자하는 의지’를 심어주는 것이다. 그래야만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묵묵히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Q. 마이스터고 개교를 준비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실습실에 설치할 압연기를 찾는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학생들에게 직접 체험하고 조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모형이 아닌 실제 설비를 찾아 수소문했다. 우여곡절 끝에 가장 작은 압연기를 미국에서 찾아와 리폼 과정을 거쳐 실습실에 설치했는데 이번에는 유지비가 문제가 됐다. 쇳덩어리를 반듯하게 펴려면 높은 출력을 요하는데 전기료가 3,000만원이 넘게 나왔다. 고민 끝에 현재는 설비의 출력을 낮추는 대신 알루미늄을 압연할 수 있도록 개조해 활용하고 있다.

  Q. 전문적인 교육을 요하는 만큼 교원들의 능력과 경험도 중요할텐데...

  -총 38명의 교원 중 18명이 전문교원이다. 이들은 명장과 기능장 출신은 물론 공학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집필활동 경험이 있는 교사와 포스코 출신 교사 등 다양한 경험과 경력을 가진 교원들이다. 올해부터는 교원들의 역량 활성화를 위해 장기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인근 기업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원 및 연구원, 기장급 인원들을 산학겸임교사로 임명해 정기적인 강의를 실시하며 학생들에게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Q. 끝으로 한 마디...

  -불황이 이어지면서 업체들은 다기능 기술자를 원하고 있다. 우리학생들은 이 점에 중점을 두고 6개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어떤 업무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인재들이라 자부한다.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10년 뒤 실력과 인성, 체력을 완비한 우리학교 동문들이 철강업계 곳곳의 핵심 인력으로 성장할 것이다. 합덕제철고교 역시 진정한 마이스터고 반열에 오르도록 전교직원이 노력할 것이다.

  * 보다 자세한 내용은 철강유통 전문지 ‘스틸마켓(Steel Market)' 2013년 6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