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사태, 구시대적 기업 문화가 빚은 참극

영풍 사태, 구시대적 기업 문화가 빚은 참극

  • 비철금속
  • 승인 2018.04.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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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간언 기자 kuki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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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안전사고 등 재발 시 후폭풍 지금과 비교 안 될 것

  영풍 환경오염과 안전사고 이슈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기회에 영풍의 구시대적 기업 문화와 경영 풍토가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0년 기업인 영풍은 영풍문고만이 대중에게 알려져 있을 뿐 기업의 실체가 베일에 싸여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영풍은 지배 및 연결대상 종속기업회사 10여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개별 기준으로 석포제련소를 중점 사업으로 하고 있다.

  2017년 연결 기준 3조7,24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재계 서열 26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 1위 아연 생산 업체인 고려아연을 계열사로 두고 있을 만큼 비철금속 업계에서 최고의 기술력과 자금력을 보유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일어난 석포제련소 환경오염 사건을 보면 문제 발생과 처리, 수습 보완, 공개 방식, 변명적 태도 등 모든 면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경북도로부터 최고 행정처분에 가까운 20일 조업정지를 받았으며 향후 문제 해결을 위한 명확한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비철 업계에서는 예견된 사고이자, 문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단순 작업 실수나 범죄가 아닌 기업 저변에 깔려 있는 구시대적 기업 문화가 심각한 문제로 표출된 것이란 평가이다.
 
  공시에 따르면 2017년 12월31일 기준 영풍 직원은 649명이며 평균 근속연수는 8년 4개월, 1인 평균 급여액은 4,600만원이다.
 
  사내에서도 평균 급여액이 중소기업과 큰 차이가 없다는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다보니 직원 근속 연수가 짧아지고 있으며 전문가가 감소하고 현장 직원 구인이 어려운 일도 발생하고 있다. 

  석포제련소는 지리적으로 고립돼 있는 특성으로 인해 인력 충원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우 불만 등으로 직원이 자주 바뀌게 되면 전문 분야에서 인력 문제가 생겨 효율성이 떨어지고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흔히 이런 문제는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영풍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내 소통과 업무 공유가 원활하지 않아 이번 환경문제 사태만 해도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는 게 업계 평가이다.

  특정 사안과 문제에 대해 포괄적 논의나 협의가 부족하다보니 회사 사정에 대한 직원들의 공통된 인식이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이러한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다보니 직원들의 애사심이나 적극성이 고취돼 있지 않다는 평가이다. 

  비철금속 업체들은 국내 상황뿐만 아니라 세계정세에도 큰 영향을 받는 만큼 늘 기민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영풍이 보여준 모습은 세계 수준의 아연 제련소로서 급변하는 상황에 대응하기에 모자란 점이 많아 보인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향후 환경문제와 안전사고가 재발할 시에 영풍이 겪게 될 어려움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이다. 

  때문에 향후 문제 요소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회사의 기틀이 되는 사람 경영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력이 있는 회사일수록 위기의 순간에 빛을 발하는 법인데 최근 영풍의 모습은 매우 아쉽다”며 “이번 문제가 매우 심각하지만 변화를 위한 길로 여기고 관습의 틀을 깨고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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