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찬 (주)우성금속 대표 “주조산업 생태계 건전화 방안 찾아야”

임종찬 (주)우성금속 대표 “주조산업 생태계 건전화 방안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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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7.10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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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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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잉곳몰드 95%가 중국산 수입재, 대·중소기업 상생으로 국내 소재산업 보호 필요”
“현대제철의 국내 주조업계 우선 입찰제도, 타 철강사도 실시해야”

임종찬 (주)우성금속 대표이사. (사진=철강금속신문)
임종찬 (주)우성금속 대표이사. (사진=철강금속신문)

국내 주조업계는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전방산업의 불황 뿐만 아니라 중국산 주조품을 비롯한 저가 수입재의 침투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주조품의 수입을 원천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미인증제품이나 수준 미달의 저가제품이 난립하게 될 경우 국내 주조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함은 물론 수요산업의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여러 지자체에서 중국산 불량 맨홀제품이 대거 적발되어 주조업계는 한 바탕 홍역을 치룬 바 있다. 또한 일부 수입업자들이 불량 타이어휠을 대량 유통하다가 적발되기도 하여 국내 자동차부품업계에 대한 불신이 커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조업계와 완제품 대기업들이 함께 주조산업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주조업계의 대표적인 기술기업인 (주)우성금속의 임종찬 대표이사는 “현재 국내 주조산업계는 저가로 들어오는 중국산 주조품으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철강업계가 잉곳몰드 등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면서 50년 업력을 가진 잉곳몰드 주조업체인 삼화금속이 부도를 맞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이제부터는 주조산업을 비롯한 국내 소재산업에 대한 보호계획을 세워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임종찬 대표에 따르면 현재 국내 잉곳몰드 시장은 95%가 중국산이다. 철강업계가 가격 위주로만 입찰을 실시하다보니 국내 주조업계의 설 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주)우성금속이 양산한 잉곳몰드. (사진=철강금속신문)
(주)우성금속이 양산한 잉곳몰드. (사진=철강금속신문)

중국산 수입을 주도하는 것은 국내의 수입업자와 위장 제조업체(제조업을 영위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수입품을 들여와 자체 제작하는 것처럼 위조하는 업체)들로 이들은 중국업체로부터 커미션을 받고 저가의 불량 주조품을 수입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작년에 중국산 불량품을 국내산 KS제품으로 인증을 위조하여 문제가 된 맨홀제품의 경우에도 90%는 중국산”이라고 밝힌 임 대표는 “주조산업의 최대 수요처인 3대 공작기계업체가 중국에서 수입하는 주조품만 연간 7천~1만톤 가량”이라며 충격적인 현실을 알렸다.

임 대표가 우려하는 것은 국내 주조산업이 문을 닫게 된 이후 중국 등 해외업체들의 일방적인 가격 인상이다.

“국내의 주조업체들이 모두 문을 닫게 되면 중국을 비롯한 외국업체들이 싸게 판매할 이유가 있는가? 그때 가면 가격을 대폭 올릴 것이 뻔하다. 최근에는 베트남과 인도에서 주조품을 들여오는 업체들도 많던데 이대로 가다가는 국내 주조산업 자체가 몰락할 것”이라고 우려한 그는 “일본의 경우 20년 전에 주물공장을 대부분 없앴다. 하지만 일본의 대기업들은 주조산업을 완전 포기하지는 않았고, 중요한 주조품은 자체 생산하거나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들을 통해 사급을 실시했다. 그렇게 주조산업 생태계를 지켜낸 덕분에 최근에는 다시 주물공장을 대거 설립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주조산업 생태계를 건전하게 발전시킬 방안을 마련할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현대제철로부터 잉곳몰드를 일부 수주하는데 성공한 임종찬 대표는 “현대제철 측에서 입찰 시에 한국업체들에게만 자격을 부여했다. 무슨 일인가 해서 알아봤더니 현대제철 통합구매 1팀의 남택열 차장이 삼화금속의 부도를 보고 나서 주조품과 관련 설비 수급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봐서 상부에 직접 보고하여 국내 업체들만 입찰에 참여하게 했다고 하더라. 모든 철강업체들이 그렇게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주조업체들이 모두 쓰러질 경우에 부품소재 수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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