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퍼스트" 해야 할 때다

"코리아 퍼스트" 해야 할 때다

  • 철강
  • 승인 2020.09.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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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진철 기자 jcpar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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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앞두고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와 "메이크 아메리카 그레이트 어게인(Make America Great Again)"을 연일 외치고 있다.  

여기에 자주 불려 나오는 것 중 하나가 '한국'이다. 부족한 천연자원에도 불구하고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루고 세계 경제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단골 소재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자동차, 세탁기, 휴대폰 등 한국의 세계적 제품들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싼 노동력보다도 안전한 생산 및 유통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세계적 흐름도 트럼프의 자국 우선주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물론 천연자원, 영토, 인구 어느 것 하나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하기 힘든 우리나라로서는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같은 자국 우선주의가 반갑기만 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내수 시장에 대한 위협을 가만히 지켜만 보기에는 오늘날 세계적 무역 추세가 엄중하기 그지없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드디어 중국, 인도네시아 및 대만산 STS 평판압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대만산 STS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치는 이미 미국과 유럽(EU) 각국에서 시행 중이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는 자유무역 수호라는 기치 아래 이러한 움직임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한 해 철강업계를 들끓게 했던 중국 청산강철의 국내 진출 시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일방적인 우리의 자유무역 수호 짝사랑은 자칫 국내 산업 피폐화라는 부작용을 부를 수도 있다.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우리 철강산업은 국내 생산능력만으로도 내수를 훨씬 넘어선 지 오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대만 등 주변국 역시 자국 수요를 넘어선 생산능력으로 서로 간 저가 수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장치산업으로서 가동률과 수율이 중요한 철강산업으로서는 제품을 최대한 많이 생산해 제조원가를 낮추는 방식이 선호되기 때문이다.

이에 물량 기준으로 STS 평판압연 제품의 국내 시장 규모는 국내산이 약 46.2%, 중국·인도네시아 및 대만산이 45.6%에 달했다. 수입 제품의 국내 시장 잠식이 이미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나 중국 청산강철의 인도네시아 생산이 본격화하면서 인도네시아에서의 수입 물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마저 자국 기업인 청산강철의 인도네시아산 STS 물량에 반덤핑(AD) 규제를 걸 정도로 인도네시아 청산강철 물량을 둘러싼 공급과잉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국과 유럽은 이미 이들 제품에 대한 무역 규제를 시행 중이다. 

국내 시장에서 STS산업은 이미 공급과잉 심화에 따른 구조조정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 되지도 않는 내수 시장의 절반을 내준 지도 오래이며, 해외 시장 문호마저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닫혀가고 있는 형국이다. 모쪼록 이번 중국과 대만, 인도네시아 STS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가 국내 STS산업계에 도움이 되는 결론을 내려주길 고대한다. 그야말로 이제 우리도 "코리아 퍼스트(Korea First)"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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