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물 업계 소재 선택 “스테인리스가 최고”

수소-물 업계 소재 선택 “스테인리스가 최고”

  • 철강
  • 승인 2022.11.15 19:00
  • 댓글 0
기자명 윤철주 기자 cjyoon@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 유망 수요 시장 수소 산업-물 산업, 소재 대부분이 스테인리스 적용...'PE재' 강력한 경쟁자
내식성과 수소 취성에 강한 스테인리스강...앞으로도 타소재 대비 경쟁력 화보 필요

 친환경 산업으로 꼽히는 수소 산업와 물 산업에서 제품 소재 선택으로 스테인리스강이 가장 핫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에 열린 국내 최대규모 수소 산업 국제전시회 ‘H2 MEET 2022’와 국내 최대 물 산업 박람회 ‘WATER KOREA’에서도 스테인리스 공급사와 스테인리스 소재 사용 업체들이 활약했다. 다만 스테인리스강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소재들도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었다. 이에 본지는 점차 중요성이 확대되는 물 산업과 시장 발전이 무궁무진한 수소 산업에서 스테인리스강의 영향력을 확인해 보고 대안 소재를 적용한 업체들의 현황을 확인해봤다.

 

 

- 수소 산업 ‘취성’ 해소 위해 스테인리스강 소재 적용 ‘필수’

수소취성(hydrogen embrittlement)은 철강 제품 내 흡수된 수소에 의하여 강재의 연성과 인성이 저하하고 소성변형 없이도 파괴되는 경향이 증대되는 현상을 말한다. 수소흡수에 의한 파괴를 지연파괴라고도 부르며 이는 주로 결정입계나 응력 집중부위 또는 인장응력이 걸리는 부위에서 주로 일어난다. 특히 수소취성은 부식과 용접, 산세, 전기도금 등과 관련되어 자주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수소 산업계의 경우 제품 생산과 보관, 운송, 판매 등 전과정에서 높은 소재 안정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화학 소재보다 철강을 소재로 생산설비, 저장설비, 운반기기 등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수소 산업계에서 철강 수소취성은 크나큰 골치가 아닐 수가 없다. 수소 산업계가 그나마 취성에 강한 철강을 사용하는데도 취성으로 인한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수소는 영하 253도에서 액화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금속 소재는 사용할 수 없다. 이에 특수강 계열의 소재를 사용해야 하는 가운데, 수소취성은 일부 스테인리스강 제품과 고장력강 제품에도 유효하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최대 수소 박람회 H2 MEET 2022에서는 스테인리스를 제품에 적용하는 회사가 다수였다. STS316L과 같은 안정 오스테나이트계를 적용하면 타 소재 대비 수소취성 발생 가능성이 가장 낮기 때문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에너지 수송저장회사 디앨(DALIM)은 수소 운송탱크의 외탱크와 내탱크 모두에서 스테인리스강을 적용했다. 수소 저장 용기 부분에서 경쟁재인 고망간강과 알루미늄에 비해 스테인리스강 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STS316강 등을 적용하면 타 소재보다 수소 취성에 강한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수소전시회에서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은 수소연료전지 금속분리판 ‘Poss470FC’를 선보였다. Poss470FC는 포스코가 수소연료전지 산업을 겨냥해 개발한 고전도 스테인리스 강종으로 타 소재 대비 △내식성 △전도성 △내구성 △균일성 등이 우수하다. 수소 산업의 가장 뜨거운 아이템인 수소전기차 부문에서도 스테인리스강이 주요하게 쓰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소재 공급사인 세아창원특수강의 경우 수소박람회에서 수소 산업 전방위에서 널리 사용될 수 있는 자사 스테인리스강 일체를 홍보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주요 제품으로 STS305 및 316계 STS봉강과 STS 기반 밸브 및 피팅, 316L STS 무계목강관, 수소자동차용 STS 튜브와 코일튜브 등을 전시했다. 또한 회사는 니켈 당량 25인 316L(12Ni) STS와 니켈 당량 29인 316L(14Ni) 강종의 개발을 완료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니켈 당량 29인 ‘305’ STS, 니켈 당량 32인 ‘XM-19’ STS 강종을 개발 중에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는 수소 산업계에 지속적으로 수소취성에 강한 여러 스테인리스를 공급하고 사용처에 따라 다양한 강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스테인리스 강종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전시회에서 눈에 띄는 점 하나는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가 마련 부스였다. KRISO는 지난 2021년 4월 스테인리스강 생산자인 포스코와 선박용 액화수소 연료탱크 개발 협력을 맺은 바가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KRISO는 포스코와의 공동 개발 성과로 400kg 316L/316HL 등으로 제작한 수소연료 탱크를 선보였다. 이 소재는 모두 국내 원천 액화수소 전용 신강재로 분류되고 있다. 해당 제품은 국제선급협회 인증을 획득했고 정부 인증 해양수산신기술로 등록됐다. 앞으로 KRISO와 포스코는 3,000톤급 친환경 해상테스트베드 개발에 열중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많은 수소 관련 업체들이 취성 문제와 함께 수소의 극저온 보관 및 운송을 고려하여 스테인리스강을 소재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소 산업전에서 만난 수소업 관계자들은 “고망간강 등 새로운 소재가 가격면에서 메리트가 충분히 있으나, 가장 중요한 수소취성에 있어서는 스테인리스강을 따라잡긴 아직 어려워 보인다”라며 “가격 부담이 있더라도 엔드유저와 제조하는 업체 입장 모두에서 스테인리스가 가장 신뢰를 받고 있으며 앞으로도 스테인리스가 수소 산업에서 소재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물 산업 “스테인리스 쓰는 것이 당연”...일부에선 PE재 적용 늘어

수소 전시회 H2 MEET 2022와 비슷한 시기에 국내 최대 물 산업박람회인 ‘2022 워터코리아’도 개막했다. 3년 만에 재개된 이 전시회에서는 국산 스테인리스 강판을 적용한 물탱크 업체와 STS 라이닝, STS 파이프, STS 이음쇠 업체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STS 물탱크 및 STS 라이닝 업체인 금강과 한삼코라, 문창은 대부분의 STS 소재를 국내 STS 제조사들로부터 납품받고 있다. 이들은 물 산업 전시회에서 패널형(무용접) 물탱크, 고내진성 물탱크, 라이닝 물탱크 등을 선보였다. 물탱크에는 일반적으로 STS304와 STS316, STS329LD, STS444 강종 등이 적용되는 데 이들 소재는 물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위생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스테인리스인만큼 물에 의한 녹발생 우려가 적은 것도 소재 적용의 이유 중 하나이다. 또한 인장응력이 뛰어난 철강재인만큼 내부와 외부 충격에 강한 점도 스테인리스가 물 산업에서 널리 통하는 이유로 볼 수 있다.

일부 업체는 STS 벽체패널 라이닝을 선보였다. STS 라이닝은 기존 콘크리트 등으로 제작된 저장 공간에 스테인리스 패널 등을 적용하여 위생성을 높이고 시설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STS 패널 등을 조립 또는 부착하는 방식 등을 말한다. STS 라이닝에는 듀플렉스스테인리스강이 단일 재질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듀플렉스스테인리스강이 수밀성 저하로 인한 콘크리트의 중성화와 철근의 산화, 콘트리트 균일의 문제를 방지하는 데 적합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물 산업전에는 ‘스폴파이프’를 선보인 업체들도 눈에 띄었다. 스폴파이프는 주로 STS304 및 STS316이 적용된 일반 스테인리스관 겉면에 금속이온 함유 접합제와 폴리에틸렌을 적용한 제품들을 일컫는다. 이 제품은 물에 쉽게 용해되지 않는 겉면 소재 특성으로 침수에도 접착력 손실이 적고 지진에 강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물 산업업계에서는 국내에서도 지진 대응의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내진형 물탱크와 함께 스폴파이프 등이 점차 확대 적용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이 밖에 스테인리스 배관자재 기업인 하이스텐이 국내 스테인리스 재질 중 유일하게 UL 및 KC 인증을 받은 원푸쉬 그루브 커플링을 선보였다. 하이스텐은 공구로 인한 표면손상 방지 및 내부 수축공 감소 효과, 염수 내부식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4세대 스테인리스스틸 파이프 피팅재 등을 선보이는 등 스테인리스관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신제품을 연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물 산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수십 년간 물 산업에 관련된 대부분의 시설 및 제품이 스테인리스로 제작됐다”라며 “특히 국내 스테인리스 제조사들이 물 산업에 큰 관심을 기울이면서 상호 노력으로 개발한 물 산업 스테인리스 제품들이 전 국토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물 산업전에서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이전에 비해 PE재 적용 파이프 업체들도 증가했다는 점이다. PE재는 열에 강한 폴리에틸렌을 소재로 적용한 관을 뜻한다. 폴리에틸렌은 주로 페트병과 가전제품 외관에 적용되곤 했는데 최근 물 관련 관 시장에서 사용처가 늘어나는 추세다. 물 산업에서 스테인리스강에 대적하는 가장 주목받는 라이벌 소재로 떠오르는 것.

PE재가 일부 하수처리장과 화수 관거 정비공사, 정수장, 담수화 현장 등에 투입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데 가격적 측면에서 스테인리스강을 위협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시장에선 신뢰성과 제품 인지도가 아직 부족하고 최종소비자들의 화학재 사용 거부감과 생산 업체가 한정적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PE재가 물 산업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충분한 소재인 만큼 스테인리스 업계는 신소재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며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과 고객 협력 발전으로 물 산업과의 상생 관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