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이번 가격인상에서 냉연판매점 및 실수요용과 소재용으로 각각 15~16만원, 18만원으로 가격을 이원화했다. 주목할 점은 냉연판매점을 실수요와 동일시하겠다는 포스코의 의지다.
포스코 한 관계자는 "냉연판매점은 실수요로 생각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가격정책도 이와 같은 연장선상에서 진행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 5월부터 자사 판매점의 철저한 유입유출 조사를 통해 유통 거래 비율을 10% 이하로 낮출 것을 권고해왔다. 이에 따라 판매점의 유통 비율은 올해 초만 하더라도 30%대에서 10%대로 급추락했다. 결국 판매점의 실수요 거래 비중이 대폭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포스코 가격인상으로 인해 타 냉연사와 가격차가 더 벌어져 유통시장 왜곡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냉연강판은 톤당 19만원, 전기아연도금강판은 톤당 13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이는 포스코 냉연판매점 몰림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2차유통점은 이제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스코 판매점으로부터 물량을 받았던 업체가 하루 아침에 물량 공급이 중단되자 가격이 비싸도 물량을 맞춰줄 수 있는 타 냉연사 대리점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유통점은 물량을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받기 위해 가공 설비 등을 갖춰 제조로 업종을 추가 또는 전환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한편, 2차유통점은 냉연 제품이 공급과잉일 때 해결사 역할을 해왔던 측면도 있다. 현재, 수급이 빡빡하고 잇따른 가격인상으로 인한 가수요가 지속되고 있지만 가격이 안정되고 포스코 수출이 감소하면 포스코 판매점은 매출 증대를 위한 고민을 해야할 지 모른다.
서의규기자/ugseo@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