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동부 김준기 회장, 30만평을, "왜" 50만평으로

<진단>동부 김준기 회장, 30만평을, "왜" 50만평으로

  • 철강
  • 승인 2009.11.13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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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정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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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 주장 과연 신뢰성, 타당성 있나?
국내 상황에서 미니밀은 결코 최선될 수 없어
생산능력도 300만톤에 불과, 크게 부풀려


동부제철의 11월 11일 열연공장 준공식과 관련한 홍보활동, 김준기 회장의 언급이 너무 과장되지 않았나 하는 지적이 사후에 돌출되면서 그 사실 여부 및 의도에 대한 정확한 확인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준기 회장이 이번 준공식에서 동부제철을 포함한 그룹의 미래 가능성을 크게 부풀림으로써 현재의 그룹 유동성 문제를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라는 지적이 철강업계를 중심으로,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동부그룹은 유동성 문제를 안고 있는 대표적인 그룹사 중의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채권은행의 권고안을 무시하고 자력 회생을 강력하게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그룹의 유동성 문제는 이미 업계는 물론 금융권에서도 심각하게 지적되고 있는 형편이라 과연 무엇이 사실인가 하는 의혹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력 구조조정과 문제 해결을 시사했음에도 아직까지 아무런 구체적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는 형편이다. )

이번 홍보의 대표적 과장은 첫번째로 동부제철의 생산능력이 과연 얼마인가 하는 점이다.  철강 산업은 여타 산업과 달리 그 생산능력이 곧바로 시장지배력과 연결되기 때문에, 생산능력을 부풀리는 것은 아주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동부제철은 최근 거의 매월 사채를 발행하면서,  공시 내용인 투자설명서(09.10.21)에서 기존 제품 생산능력을 537만2천톤이라고 공시했다. 하지만 이는 각 설비별 능력을 단순 합산한 것으로 실제 상하공정 간의 연결을 고려하면 불과 300만톤 대로 줄어들게 된다. 다시 말해 철강산업에 정통하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충분히 오해할 수 있도록 동부제철은 생산능력을 실제보다 상당히 크게 부풀렸다는 이야기가 된다. 

또 동부는 열연강판 생산량의 60%를 자가소모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는 250만톤의 약 60% 수준이다. 다시 말해 제품 기준으로 생산량이 늘어나는 것은 단지 100만톤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동부의 철강 제품 최종 판매 가능량은 불과 400만톤 정도에 그치게 된다. (첨부 참조)

또 한가지, 동부는 11일 준공식과 관련된 보도자료에서 자신들의 아산만 공장 부지가 50만평으로 여유부지가 충분해 이를 활용해 1천만톤까지 증설하는 것이 목표라고 김회장이 직접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어찌보면 아주 그럴듯하고 부지도 충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동부제철이 확보한 부지는 정확하게 32만평, 105만제곱미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불과 32만평을 50만평으로 부풀려 발표한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세번째는 과연 미니밀 방식의 열연강판 생산방식이 경쟁력이 충분한가 하는 원천적인 질문이다. 동부는 이번 준공식 자료에서 고로를 대체할 최신의 기술이라고 자평했지만, 업계 전문가들의 시선은 그렇게 이해하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미니밀 방식의 열연강판 생산설비, 기술(TS/FR)은 결코 고로를 대체할 최선의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TS/FR은 능력이 부족한 업체가 열연강판을 생산하기 위해 고안되고 상업화된 기술이지 결코 고로를 뛰어넘는 기술, 설비는아니기 때문이다. 

대표적 실례가 이미 TS/FR 기술을 상용화한 현대제철이나 포스코가 더 이상의 투자는 고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음이 증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설비를 마치 최선의 방식인양 홍보하는 저의도 그 목적이 무엇인지 의심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특히 TS/FR의 주원료가 철스크랩(고철)이라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크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철스크랩이 자급되지 않고 있다. TS/FR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미국의 뉴코아와는 원천적으로 다른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 철스크랩이 자급되려면 적어도 2020년 중반을 넘어서야 한다. 특히 동부제철이 주로 요구하는 고급 스크랩의 경우 2030년을 넘어설 가능성도 다분하다. 

결국 동부의 미니밀 방식 열연강판 생산은 국내 상황에서는 생산 제품의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원가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분석이 훨씬 우세하다. 더욱이 동부의 경우 고급 스크랩을 사용해야 하지만 특히 고급은 국내외 적으로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포스코에서 구매한 1천여억원의 원자재(열연강판) 구매자금까지 아직 깨끗이 해결하지 못한 동부제철이, 김준기 회장이 이번 준공식을 통해 발표한 내용이 무슨 목적이었는가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 볼 필요는 충분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 금융업계 및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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