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첫눈.. 그리고 용두동 철재단지

<현장르포> 첫눈.. 그리고 용두동 철재단지

  • 철강
  • 승인 2010.11.2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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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용두동 철재단지/전민준 mjje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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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8일 오후 용두동 철재단지를 포함 서울 전역에 걸쳐서 첫 눈이 내렸다. 그리고 이튿날인 29일 철강 유통업체들이 가장 분주한 월 마지막 주에 접어들었다. 끊임없는 원자재 가격 압박과 실수요업체들과의 씨름 속에 힘겨워 했던 서울시 용두동 철강유통업체들의 연말 모습에 대해 살펴봤다.

▲ 월요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문을 열지 않은 업체들이 눈에 띈다

  ◇ "늙은이들 둘이서 어쩔 수 없이 일을 하고 있다"
  상왕십리역 2번 출구에서 나와 용두동 동아제약으로 가는 길에 소재한 한 철강 가공유통업체 사장 B씨(63)는 "수억원이 넘는 가공 기계를 돌린지 오래"라며 "겨울철 기름 값이라도 마련하기 위해 늙은이들 둘이서 나와 어쩔 수 없이 일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비췄다.

  100여 곳의 냉연 가공·유통 업체가 밀집해 있는 서울 용두동내 단지 내 업체들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이다. 한창 바쁘게 돌아가야 할 강판 가공 기계들은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쓴 채 멈춰 서 있다.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최종 실수요업체들이 발주를 크게 줄임에 따라 일거리가 줄어 하루 일과 중 쉬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업체들도 부쩍 늘었다.

  더군다나 지난 10월부터 수많은 중소 건설업체들이 연이어 부도를 맞음에 따라 관련 유통업체들도 휘청 이고 있는 상황이다.

  ◇ "스틸서비스센터들의 단가 흐림 심해져"
  "스틸서비스센터들이 계약을 취득하지도 못하면서 단가만 낮춰 놓았다" 용두동 소재 한 중소 냉연유통업체 사장 L씨는 최근 거래업체로부터 갑작스럽게 단가 인하 압박에 심히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냉연SSC들이 본인 거래업체들에 저가를 무기로 계약 체결을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는 것. 거래업체들은 그간의 관계를 생각해 스틸서비스센터와 계약을 성사하지 않았지만 L씨에게 가격을 인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L씨의 입장에서도 해당 거래업체의 결제 상황이 원활하기 때문에 놓치기 쉽지 않은 지라 단가를 맞춰서라도 제품을 공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처럼 연말에 들어 대부분의 냉연유통업체들이 적극적인 재고 소진에 나섬에 따라 상대적으로 거래업체 장악력이 취약한 중소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저가의 포스코 베트남산 CR이 이 곳 용두동 유통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업체들은 판매보다 단가 맞추기에 분주한 상황이다.

  12월에 들어서면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판단 중소 냉연유통업체들의 판매난은 좀 더 심각해 질 것으로 판단된다.

  ◇ 좋은 업체 있으면 소개 시켜줘
  용두동에서 약 20년간 사업을 해 온 한 제조업체 사장은 기자를 만나 "좋은 업체 있으면 소개 시켜줘"라며 하소연 한다.

  최근 정부가 4대강 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일반 제조업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줄임에 따라 이들 업체들에 첫 눈은 달갑게 여겨지지 않는 상황이다.

  정부가 중소기업들을 자유경쟁 체제로만 맡겨 놓는 것이 아니라 근본부터 바꿔 놓을 수 있는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이들의 속사정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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