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유통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와 ‘만년 불황’

철강 유통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와 ‘만년 불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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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9.0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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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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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 ‘반짝’한 이후 4~5월을 고비로 움츠러들었던 철강 유통시장의 어려움이 쉽사리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철강 사업이 과거처럼 호경기와 불경기도 뚜렷이 구분되지 않는 ‘불황의 연속’이라고까지 표현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철강 유통시장이 장기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의 이유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상반기 철강재 수급상황을 보면 결코 불황이라고 하기에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상반기 내수(명목소비)와 수출을 합친 총수요는 4,188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8.6%가 증가했다. 물론 수출이 증가를 주도해 16.6%가 늘어났지만, 내수 역시 작지 않은 5.2%, 148만톤이나 증가했다.

  물론 명목소비이기 때문에 재고가 반영 안 된 측면이 있지만, 판매량 자체에 큰 영향을 줄 정도로 재고가 증가하지는 않았다. 한국철강협회가 매월 발표하는 유통재고 현황을 보면 7월 말 재고는 1월 말에 비해 14만7천톤 증가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통 시황이 좋지 않은 이유는 단순히 판매량 감소 탓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다시 말해 철강시장, 특히 유통시장의 여러 상황이 크게 변화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 첫 번째는 무엇보다 수급상황의 변화다. 수입을 포함해 공급처가 다변화 되면서 유통시장 역시 공급자 주도에서 수요가 주도로 변화했다.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스스로 변하지 않은 유통가공업체는 당연히 불황이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두 번째로 원료가격의 변동성 증가를 포함해 경기 순환이 극도로 단축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정보의 대중화 현상 확산과 더불어 시장의 ‘일시 대폭 쏠림’ 현상을 일반화시키고 있다. 다시 말해 짧은 호경기를 충분히 만끽하지 못하면 그야말로 불황 체감이 계속될 뿐이라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세 번째로 시장의 세분화와 경쟁의 가속화 현상이다. 일반재(범용재)와 고급재로 시장이 양분되고 또 각 시장에서도 다수 공급자들이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

  열연, 후판에서의 경쟁은 냉연과의 통합 판매, 대리점(판매점)의 수입재 취급은 물론 경쟁사 제품 판매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수입재로부터 안전했던 냉연판재류 시장에서 수입 증가가 새로운 위협요인으로 등장했으며 철근, 형강은 건설시장의 장기 침체로 도무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돌파구 마련을 위한 업계의 노력은 단조, 봉강, 선재의 경우 철근과 융복합화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수입재뿐이던 무계목강관은 거꾸로 국내 생산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렇듯 철강 유통시장의 패러다임은 현재 급격한 변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를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스스로 변화의 중심에 서려고 노력하지 않는 업체는 만년 불황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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