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가격 다툼, 여론은 누구 편인가?

철근 가격 다툼, 여론은 누구 편인가?

  • 철강
  • 승인 2011.09.26 11:05
  • 댓글 0
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철근 공급사와 수요가들이 가격 문제로 또다시 충돌하고 있다.

  공급사인 전기로 제강사들은 출하중단이라는 비정상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고, 수요가인 건설사 측의 건설자재직협의회(이하 건자회)는 현대제철 등 일부 제강사 제품의 불매운동과 수입 철근 사용 극대화 등으로 맞서겠다고 결정했다. 

  철강재는 특성상 일회성 거래가 아니라 대부분 장기 거래를 바탕으로 공급자와 수요가 간에 우호협력적인 관계가 구축돼 있다. 하지만 유독 철근시장은 공급자와 수요가가 견원지간(犬猿之間)의 관계다. 대화와 신뢰보다는 불신과 일방적 결정, 그리고 반목과 극한 대립이 존재할 뿐이다. 오죽하면 그래서 나온 제도가 자본주의 시장 논리마저 벗어난 철강시장 초유의 ‘선 출하 후 정산’ 제도다.

  이번에도 7월 출하 분(8월 초 정산)부터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제강사들의 의지가 1개월 넘게 반영되지 못한 결과가 출하중단으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가격을 놓고 벌이는 승강이와 충돌의 근본 이유는 그만큼 여유가 없는 탓이라고도 판단된다.

  건설사들은 수년간 건설경기 침체로 생존의 벼랑에 서 있는 상황이고, 제강사들도 철근 수요 감소와 제조원가 상승으로 상반기에 겨우 적자를 면하는 등 몹시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그럴 듯한 상황이다.

  그런데 양측 중 누가 더 옳고 그른가를 가리기는 쉽지 않다. 다만, 이 시점에서 명확히 인식해야 할 일들이 있다고 생각된다.

  첫 번째는 철근시장의 변화다. 향후 철근 수요는 800만톤 내외에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걸맞은 생산, 판매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개별 제강사뿐만 아니라 업계 차원에서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가격 협상에서 원칙은 지켜야 한다는 점이다. 적어도 대화와 협상이 이루어지려면 상대방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최대한 수렴해주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충돌에 대해 종합일간지 등 여론은 건설사 측의 주장에 좀 더 무게를 준다는 느낌이다. 우리 사회 구조상 공급자보다는 수요가 편을 들기 쉽다는 일반론 때문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건설사 측은 그들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건자회라는 조직이 있고 또 건설협회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 언론사나 관계 부처 등에 그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노력을 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반면에 제강사 쪽은 그런 우군과 도움이 거의 없었다는 것은 충분히 되짚어 볼만하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