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삼영기계(주) 한국현 전무 “3D프린팅, 주조산업 혁신에 필수적”

(인터뷰)삼영기계(주) 한국현 전무 “3D프린팅, 주조산업 혁신에 필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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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7.2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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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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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조산업 위기 해결하려면 첨단화·스마트화 필요...샌드프린팅 활용해 주조공정 혁신 가능”

▲ 한국현 삼영기계(주) 전무. (사진=뿌리뉴스)

 4차 산업혁명이 산업계의 화두가 되면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 바로 3D프린팅이다. 그동안 3D프린터는 시제품 제작에 주로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3D프린터를 활용하여 직접 제품을 양산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는 뿌리업계도 예외가 아니라서 이미 금형업계에서는 3D프린터를 활용하는 업체가 상당히 많으며, 주얼리산업을 포함한 정밀 주조업계에서도 3D프린터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처럼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주조업계에 선도적으로 3D프린팅을 도입한 삼영기계(주)가 주목받고 있다. 선박 및 철도엔진용 부품산업의 리더인 삼영기계(주)는 ‘샌드그래피’라는 자체 3D프린팅 브랜드를 출범시키면서 3D프린팅을 활용한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부친인 한금태 대표이사의 뒤를 이어 신사업을 추진 중인 한국현 전무는 KAIST에서 전기및전자공학과 학사, 석사, 박사를 마치고, 삼성전자의 DMC연구소에서 10년 동안 근무한 전기전자/소프트웨어 분야 전문가이다. 미국 MIT 미디어랩에서 1년 그리고 실리콘밸리에서도 3년의 연구개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2013년 부친이 이끄는 삼영기계(주)에 합류한 한국현 전무는 장기불황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 주물산업의 혁신을 위해 3D프린팅 기술 도입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지난 3년간 착실하게 사업을 준비해 왔다.

 한국현 전무는 뿌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외 악재로 위기를 맞고 있는 주조산업의 혁신을 위해서는 3D프린팅 기술이 필수적이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삼영기계(주)가 3D프린팅 사업을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이고, 어떤 계기로 시작한 것입니까.
 ▲제가 2013년에 삼영기계(주)에 합류했는데 그 당시부터 3D프린팅 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14년부터입니다. 도입 계기는 본업인 주조산업 경쟁력 확보입니다. 지금 국내 주조산업은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인건비 비중이 큰데 자동화는 어렵고, 인건비가 늘어나도 인력을 구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공장 구축과 함께 3D프린팅을 활용한 기술혁신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국내에서 주조분야에 3D프린팅을 실제로 적용한 것은 삼영기계(주)가 최초입니다.

 -3D프린팅 사업이 기존 주조산업과 어떤 시너지를 가져올 것으로 보십니까.
 ▲우선 시제품 개발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목금형 없이 바로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을 대폭 절감할 수 있습니다. 기존 방식대로 목금형을 활용해 주조 시제품을 만들면 비용이 많이 들었는데 3D프린팅을 활용하면 초기 투자비를 낮출 수 있습니다.

▲ 샌드프린팅 출력물. (사진=뿌리뉴스)

 -3D프린팅 기술이 스마트공장에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많은데요. 전무님께서는 3D프린팅이 주물산업의 스마트화에 도움이 된다고 보십니까.
 ▲주물산업의 경우 주문형 제품이 많고, 이에 따라 3D프린터를 활용할 경우 기존 공정에 비해 시간과 인력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기존 주형에 비해 정밀도가 높아서 품질은 오히려 향상됩니다. 저는 3D프린터가 주물산업 스마트화의 열쇠라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독일산 장비와 소재를 사용 중인데요. 향후 장비와 소재의 국산화 계획이 있습니까. ▲샌드그래피가 사용 중인 소프트웨어 또한 독일 제품이구요. 아직은 장비나 소재는 당분간 수입제품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지금 샌드프린터에 들어가는 소재가 되는 모래는 국내에서 인공적으로 만들 수도 있지만 독일의 모래와 물성 차이가 많이 나서 단가가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3D프린터 장비와 소재 개발은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당장은 주조산업에 접목시키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입니다.

 제가 부임한 2013년도에 연구원이 5명이었는데 지금은 15명으로 늘었습니다. 전체 직원 숫자는 줄었지만 연구원은 늘리고 있지요. 주조산업이 3D업종이라 구인난이 심한데 삼영기계(주)에서는 자동화와 3D프린팅을 활용한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해 대응할 계획입니다. 지난 4월에 산업통상자원부의 우수기술연구센터로 지정되어 5년간 23억원의 지원을 받게 되었는데 이를 활용하여 ‘내륙 발전용 엔진부품 제조를 위한 3D프린팅 접목 하이브리드 방식의 주조 공정기술 개발’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샌드그래피가 제조하는 소품이나 전신상, 흉상 등은 산업재라기 보다는 소비재에 가까운데 주로 어떤 고객들이 찾고 있습니까.
 ▲3D프린팅 사업을 시작하면서 삼영기계(주)에서는 일반 소비재로 사업 아이템을 확대했습니다. 지금 샌드프린터를 활용하여 만들 수 있는 출력물은 크기가 가로, 세로, 높이가 1.8M×1M×0.7M에 달합니다. 그리고 출력물을 프린트하는 시간도 22시간에 불과하죠. 샌드프린터가 기존 프린터와 대비하여 크기와 시간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 샌드그래피가 양산한 샌드목업. (사진=뿌리뉴스)

 -현재 샌드몰드와 목업, 실리카 샌드, 시제품제작 서비스 등을 활용하는 고객사들은 어떤 업체들입니까.
 ▲삼영기계(주)가 외부업체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지난 6월 말 킨텍스에서 열린 ‘인사이드 3D프린팅 전시회’부터입니다. 사실 대다수 주조업체들에게 3D프린팅은 아직 낯선 분야이기 때문에 당분간 홍보 위주로 갈 계획인데요. 전시회가 끝난 이후에 여러 업체들로부터 주문이 들어오고 있구요. 주물제품 제작 의뢰도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현재 삼영기계(주)는 3D프린팅 정밀주조업체인 알피캐스트와 협력을 통해 3D프린팅 주조를 활성화하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 한국현 전무(사진 우측)는 3D프린터가 전통산업인 주조산업의 첨단화와 스마트화에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뿌리뉴스)

 -샌드프린팅 기술이 주조산업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십니까.
 ▲샌드프린팅 기술은 기존의 3D프린팅 기술과 달리 양산공정에 직접 적용된다는 측면에서 차이가 큽니다. 직접 샌드몰드 제작 후 주조품을 제작하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주조가 불가능했던 복잡한 형상의 제품을 만드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샌드프린팅 기술은 전통산업인 주조산업의 첨단화와 스마트화에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메탈프린터를 활용하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메탈프린팅과 샌드프린팅은 적용 분야나 생산성 측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물론 많은 언론에서 메탈프린터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메탈프린터를 직접 사용하여 생산을 하는 분야는 우주항공이나 의료와 같은 일부 산업 분야이고, 뿌리업계에서는 금형 수리 정도에만 사용 중입니다. 왜냐면 기존 공정과 비교하여 대다수 뿌리업종에서는 메탈프린터가 생산성이 떨어지고 금속의 기계적 성질도 맞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향후에 메탈프린터의 성능이 극적으로 개선된다면 모르겠지만 당분간 주조산업에서는 샌드프린팅이 더 핵심적인 기술이 될 것으로 봅니다.

▲ 샌드프린터로 출력한 샌드미. (사진=뿌리뉴스)

 -향후 샌드그래피에서는 어떤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십니까.
 ▲우선 샌드몰드 프린팅 서비스를 기본으로 샌드목업 서비스와 일반 소비자를 위한 대형 조형물과 피규어, 인테리어 소품 제작도 병행할 것입니다. 또 샌드프린팅을 활용한 디자인 사업 또한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주조산업과 샌드프린팅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십니까.
 ▲현재 국내 주조산업은 위기를 맞고 있고, 향후 5~10년 안에 주조업체들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국내 주조산업계가 처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화와 첨단화가 필수적이고, 샌드프린팅은 그 핵심기술입니다. 그런데 샌드프린팅이 주조산업에 접목되기 위해서는 설계방식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즉, 기존 공정을 대체할 수 있는 독자적 공정개발이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국내 주조산업도 결국 독자적 기술이 있는 업체들만 살아남게 될 것입니다. 물론 새로운 제품과 공정을 개발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국내 주조산업을 비롯한 뿌리산업의 발전을 위해 3D프린팅의 활용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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