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별 인터뷰) 에드윈 바송 세계철강협회 사무총장

(신년 특별 인터뷰) 에드윈 바송 세계철강협회 사무총장

  • 철강
  • 승인 2018.01.11 10:01
  • 댓글 0
기자명 곽정원 jwkwak@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급과잉 세계 공동의 과제
수요 감소 장기화 전망
포스코 딥러닝 기술, 4차산업혁명 대응 적절한 예

 
2017년 세계철강협회는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공급과잉과 수요감소, 이로 인한 보후무역주의의 창궐, 4차산업혁명의 도래 등 전세계 철강업계를 둘러싼 이슈에 세계철강협회는 적절히 대응해왔다.

에드윈 바송(Dr. Edwin Basson) 세계철강협회 사무총장은 이런 직면 과제들이 글로벌 철강업계의 공동과제임을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철강이 가장 환경친화적이고, 효율적인 소재임을 알리는 일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세계철강협회 사무총장인 에드윈 바송 박사는 금융계에 수 년간 몸담았다. 1994년 남아프리카의 이스코(Iscor Ltd.)를 시작으로 철강업에 뛰어든 그는 이스코가 미탈스틸(Mittal Steel, 현재 아르셀로미탈)과 합병했던 2004년, 일반 마케팅 전략 책임자 자격으로 유럽으로 건너갔다. 2006년 부터 세계철강협회에 합류하기 전인 2011년까지 그는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의 마케팅 및 무역정책, 구매부문 부사장을 역임했다. 그리고 2011년, 세계철강협회 사무총장에 부임했다.

에드윈 바송 박사는 프리토리아 대학(Pretoria University)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84년부터 1990년까지 동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 현재 세계 철강 산업의 최전선에 위치한 에드윈 바송 박사에게 공급과잉과 수요 전망,중국 구조조정, 4차산업혁명 등 철강 산업 전반에 걸친 주요 이슈에 대해 물었다.

Q. 세계 철강 협회 (worldsteel)는 10 월 연례 회의에서 세계 철강 수요의 단기 전망을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세계 철강 수요는 작년보다 더 낙관적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중국의 철강 수요는 12.4%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근거는 무엇인가?

A. 철강 수요 증가는 최근 몇 년간 세계 경제의 무역 및 기업 신뢰가 전반적적으로 상승한 것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철강 수요가 2017년 12.4% 증가한다는 것은 사실 통계적으로 불규칙한 수치다. 중국은 지난 해 자국의 노후 유도로 대부분을 폐쇄했다.

이 유도로들은 대부분 중국 공식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해당 유도로들이 커버했던 수요가 공식 통계에 포함된 것을 고려해야 한다. 해당 수요를 포함하지 않은 중국의 2017년 수요 증가율은 3%로 전망된다. 세계 수요 증가율은 2.8%가 된다.

Q. 중국 바오우그룹은 인수합병사를 물색 중이다. 유럽의 일부 철강사(ArcelorMittal-ILVA 등) 역시 M&A를 진행했다. 이러한 메가딜이 전세계 철강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그리고 이런 유형의 산업 구조 조정이 한국 철강산업 및 글로벌 철강업계의 산업고도화에 꼭 필요한 방식이라 생각하는가?
 

지난 10년간 철강산업은 통합화를 거쳐왔다. 그러나 철광석 등 후방산업이나 자동차 등 전방산업과 비교해 통합화 진행 정도는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철강산업이 나가가는 방향 안에서 통합 및 구조조정 작업은 계속 진행돼왔고, 철강산업이 글로벌화되고 시장지향적이 되어 가는 과정 가운데 통합 작업은 꾸준히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인수합병(Mergers and acquisitions)은 개별 기업의 전략으로 봐야한다. 현재 철강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두 가지 접근방식이 목격된다. 하나는 원료 공급에 있어 보안성을 제공하는 방식의 통합이고, 다른 하나는 인수를 통해 고객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두 가지 접근방식이 동시에 실행될 수도 있다.


Q. 4차산업혁명은 전세계 철강산업에 이슈를 던지고 있다. 한국의 철강사들도 그 4차 산업혁명의 파도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2016년 세계 경제 포럼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UBS 그룹 백서에 따르면, 한국의 4차산업혁명 적응도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철강산업은 현재 스마트 공장, 디지털 유통 플랫폼 및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에 중점을두고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고 있다. 포스코는 ‘Steele Awards’에서 ‘철강 제조 공정 혁신을 위한 딥러닝 기술’을 통해 올해의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4차산업혁명 시대, 철강업계는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A. 이전 산업혁명이 그랬듯, 4차산업혁명은 철강업계에 하나의 도전이다. 그러나 이는 곧 기회다. 예를 들어, 각각의 4차산업혁명 생산 설비는 서로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품질관리를 놀라운 수준으로 개선할 수 있다.

포스코가 이번 스틸리 어워즈에서 수상한 딥러닝 개념이 바로 이와 같은 발전 방향을 보여주는 정확한 사례다. 포스코는 자동차 시트용 연속도금 라인(CGL)에 적용할 AI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제조라인에서 데이터를 활용, 도금량 정확도를 99% 수준으로 구현한다.

4차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각사는 내부 설비 효율성뿐 아니라, 고객이 정확하게 원하는 등급의 철강재를 정확한 수량으로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에도 포커스를 두어야 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철강 마케팅 및 판매 전후방 서비스는 앞으로 쭉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Q. GFSEC(Global Forum in Steel Excess Capacity)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철강 공급 과잉은 2016년 7억3,700만톤에 이르렀다. 중국은 2016년과 2017년에 걸쳐 총 1억톤이 넘는 철강 생산능력을 제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철강 공급 과잉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보는가? 아니면 앞으로 몇 년간 공급과잉 완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A. 중요한 것은 공급과잉이 지역이나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 전세계 철강업계가 공동으로 직면한 문제라고 보는 인식이다. 글로벌 포럼은 이 점을 정확히 규정하고 있다.

7억3,700만톤은 물론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2년간 중국의 의지적 행보를 보지 않았는가. 질문에서 언급했듯이 중국의 5개년 계획(2016-2020, 13차)은 1억에서 1억5,000만톤의 철강 생산능력을 없애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현재 추진 상황으로 봤을 때, 이 목표는 충분히 달성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에서는 몇몇 의미있는 통합 작업이 있어왔다. 바오스틸과 우한강철이 합병, 중국 최대 철강사인 바오우그룹이 탄생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앞으로 몇 년간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 질서를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우리는 시장 질서를 해치는 정부의 보조금 및 정책들을 제거하기 위해 힘 쓸 것이다.

오늘날 생산되는 철강재의 3분의 1은 무역거래가 된다. 단순하고 일방적인 관세 부과나 보호무역주의 등의 장벽은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 때문에 국제협력은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는데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Q. 철강신문 독자들에게 한 마디

A.세계철강협회는 2017년 50주년을 맞았다. 이제 앞으로 50년을 생각해야할 때다. 위에서 언급한 4차산업혁명, 그리고 철강산업을 글로벌한 관점에서 인식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 이 외에 우리가 앞으로 중요하게 여겨야 할 두 가지 전략적 과제를 말하고 싶다.

첫째, 철강의 제품 효율적 측면이 강화되고 있다. 1960년 이후, 철강업체들이 1톤의 철강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60%가량 줄임으로써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나아가 재활용한 사실을 생각해봐야 한다.

 

매년 철강사들은 더 가볍고, 더 강한 초고장력강판(Advanced High-Strength Steel, AHSS)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것은 똑같은 제품 생산이 더 적은 양의 철강으로 가능해짐을 의미한다.

이는 곧 철강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 철강 수요는 어느 시점에 도달한 후 점점 줄어들 것이고 철강업계는 장기적 철강 수요 감소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둘째, 철강업계는 철강이 환경적으로 경쟁력있는 소재라는 사실을 수요업계 및 사회 전반에 증명해 보여야 한다.

2017년 세계철강협회는 수요업계가 재료 선택 및 제품 디자인을 위한 전과정평가(Life Cycle Assessment)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세계철강협회의 전과정목록(Life Cycle Inventory) 데이터를 확장했다.

우리 데이터에 따르면 철강은 탄소발자국 및 물발자국 모두 경쟁 소재에 비해 적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세계철강협회와 더불어 글로벌 철강업계의 철강사들 모두 이 메시지를 널리 알리는 데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