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뿌리기술 무시하면?...옷 벗어야

6대 뿌리기술 무시하면?...옷 벗어야

  • 뿌리산업
  • 승인 2016.09.22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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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정수남 기자 sn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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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 김동현 대표 낙마, 얼음정수기 불량 도금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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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은 전력부족을 이유로 2011년 9월 15일 오후 수도권 일부 지역에 순환정전을 실시했다.
당시 국내 전력산업을 진두지휘하던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를 보고받고도 간과한 채 청와대 행사에 참석했다.
이어 같은 달 하순부터 진행된 국정 감사에서 최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뭇매를 맞고 지경부 장관 사상 가장 짧은 재임기간이라는 오명을 안고 8개월만에 옷을 벗었다.
정전의 후폭풍으로 인한 사회, 경제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웨이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김동현 사장의 인사말 전문. 코웨이 사이트 캡처.

이와 비슷한 일이 최근에도 발생했다. 자사 제품 불량에 따른 고객들의 대규모 소송으로 코웨이의 김동현 대표이사가 20일 용퇴 의사를 밝힌 것.

22일 산업부 등에 따르면 이번 용퇴는 코웨이 일부 얼음정수기에서 니켈 도금이 벗겨져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김 대표가 자사 제품에서 니켈 도금이 벗겨져 나온 것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코웨이 얼음정수기 3개 모델(CHPI-380N,CPI-380N,CHPCI-430N,CPSI-370N) 사용자 1126명은 회사가 정수기에서 중금속 도금(니켈)이 벗겨져 나오는 것을 알고도 이를 고객에게 알리지 않고 후속조치도 미흡하게 했다며 28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8월 제기했다.

◆일부 정수기서 니켈 도금 벗겨져…후속조치 미흡

이들은 소장에서 코웨이가 1인당 건강검진비 150만원과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100만원 등 250만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으며, 코웨이 얼음정수기 사용자 298명은 같은 취지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7월 하순 서울중앙지법에도 접수했다.

이들은 코웨이가 니켈 검출 사실을 확인하고도, 주가에 미칠 영향 등을 우려해 이를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코웨이 얼음정수기 사용자들은 서울 중구 코웨이 본사 앞에서 코웨이 모든 제품에 대한 위약금 없는 해지와 책임자 징계, 정부의 정확한 역학조사를 요구하는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이후 코웨이는 문제의 정수기를 96% 회수했으며, 관련 제품을 단종했다.

산업부 등은 당시 니켈 도금이 벗겨지는 손상을 확인했으며, 인체 위해 가능성이 낮지만 수거되지 않은 문제 제품을 가진 고객은 사용을 중단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제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기초공정인 표면처리(도금), 주조, 금형, 소성가공(단조), 용접, 열처리 등 6대 뿌리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된 사건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니켈 도금이 벗겨지는 사고로 고객에게 끼친 피해를 사죄하는 사과문이 현재 코웨이 사이트에 걸렸다.

코웨이는 무차별한 사업확장으로 그룹이 어렵게 되자 2013년 1월 웅진그룹에서 분리됐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코웨이를 인수하면서 같은 해 대표이사 직에 오른 김 대표는 전년 1조8000억원 수준이던 매출액과 2300억원이던 영업이익을 지난해 각각 2조1600억원과 4600억원으로 끌어올리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다만, 김 사장은 자사 정수기에서 도금이 벗겨져 검출됐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고객에게 알리지 않았고 후속조치 역시 미흡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6대 뿌리기술의 중요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면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국내에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경우 한전 측은 일주일이면 복구 가능하다고 하지만, 전문가들과 정치권에서는 20일 이상 소요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블랙아웃이 발생할 경우 대형 건물의 승강기가 멈추고 병의원의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의 모든 의료장비도 멈춘다(일부 병원의 경우 자가 발전 시설을 갖추고 있으나 지속성은 없다).

실제 2011년 상반기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유럽의 한 국가에서 상당한 정전이 발생해 방화와 약탈, 폭력이 난무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큰 혼란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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