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에는 허풍쟁이 믿어야(?)

정유년에는 허풍쟁이 믿어야(?)

  • 뿌리산업
  • 승인 2016.12.23 17:40
  • 댓글 0
기자명 정수남 기자 snjung@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벌써부터 긴장됩니다.”

최근 만난 국내 한 주물 업체 대표의 말이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는 그만큼 대내외 경제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뜻일 게다.

우리나라는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갖고있다. 자원 빈국으로 외국에서 원자재를 상대적으로 싸게 들여와 이를 상품으로 만들어 비싸게 재수출하는 경제 구조인 것이다.

이로 인해 우리 내수 경기는 대외적인 상황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갈대와 같다.

물론, 수입과 소비 중심인 미국을 비롯해 세계 경제의 블랙홀이라 일컬어지는 중국 등도 대외적인 경기 흐름에 영향을 받는다. 경제라는 놈이 살아 있는 생물보다 더 유기적이고 조직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할 경우 정부의 경제 정책은 대외적인 영향으로부터 바람막이 역할을 한다. 마치 어린 아이가 부모의 보호를 받듯이 말이다.

다만, 현재 탄핵 정국 등 국정 혼란에 따른 정부의 경제 정책부재를 생각할 경우 내년 우리 기업들의 운명이 심히 우려된다. 자칫 대대적인 구조조정 바람이 인 외환위기 당시를 재현할 수도 있다는 게 재계 진단이다.

그나만 대기업들은 낫다. 상재적으로 조직력이 탄탄해 대외적인 위협에 자체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내 경제 가치창출의 80%, 고용 창출 90%를 각각 맡고있는 뿌리기업 등 중소업체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대기업과 협력관계에 있는 영세 업체로 자체 방어 기재가 전무하다.

실제 최근 국내 조선업이 난조를 보이면서 군산현대조선소 협력사들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현재 군산 지역의 경제는 아사 일보 직전이다. 새만금 건설사업으로 다소나마 지탱하고 있다는 게 현지 중소기업 대표의 말이다.

상황이 이럴진대 위정자들의 행태는 어떤가?

민생과 경제는 뒷전으로 하고 헤게모니 싸움에 골몰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 구조는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중소기업청 등 실물 경기와 밀접한 부처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다.

이들 부처의 경제 정책 대부분이 모두 금뱃지를 달고 있는 국회의원 손을 거치거나 대통령의 재가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은?

위정자들은 권력 쟁취를 위한 아귀다툼 중이고, 대통령은 권한을 상실한 종이 호랑이로 전락했다. 그렇다고 대통령 권한 대행인 국무총리가 딱 부러지게 교통정리를 하는 상황도 아니다.

이제 병신년도 일주일 남았다. 흔한 말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현재 뿌리업체 등 중소기업들은 평년처럼 저물어가는 한 해를 마무리하고 희망찬 새해를 이야기할 수 없다. 당장 내일 일도 알 수 없는 정국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옛 소련 대통령을 지낸 고르바초프는 “정치인이란 시내가 없어도 다리를 놓겠다고 말하는 허풍장이”라고 말했다.

정유년에는 이들 허풍쟁이들을 믿어도 될까?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