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민영철 회장 “새정부, 뿌리기업 육성 위한 실질책 내야”

[인터뷰]민영철 회장 “새정부, 뿌리기업 육성 위한 실질책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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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0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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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정수남 기자 sn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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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용접협회 민영철 회장. 정수남 기자

대한용접협회 민영철 회장은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란다. 협회장으로 회원사 수익 극대화를 위해 국내외 주요 용접 전시회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지난달 하순 광주에서 열린 국제 뿌리산업전시회에 참가해 전시부스를 운영했다.

앞서 민 회장은 중국 관련 전시회를 둘러보고 최근 용접 트렌드를 살폈으며, 회원사와 현지 업체 간 협업을 추진했다.

이어 뿌리산업전 기간에는 산업 기술 선진국인 독일로 날아가 역시 같은 활동을 펼쳤다.

민 회장은 부산 벡스코에서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열린 부산국제기계대전에서도 전시 부스를 내고 협회사 수익확대에 주력했다.

다음은 민 회장과 일문일답.

-국내외 경기가 여전히 어려운데, 1분기 국내 용접 업계는 어땠나.
▲1분기 조선 수주가 세계 1위에 오르는 등 회복세이었으나, 작업이 개시된 게 아니라 어려웠다. 다만, 석유화학과 플랜트 관련 일감은 소폭 늘었다. 아울러 울산에 자리한 에스오일이 올해 3조원, 내년 SK이노베이션이 3조원을 각각 투자하는 등 석유화학과 플랜트 관련 일감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조선업 난조로 국내 용접계 타격이 큰 데.
▲배 한척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기술 중 50%가 용접이다. 이로 인해 조선 불황이 용접 불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조선 용접은 중급에 해당하는 기술이고, 플랜트는 상급 기술이다. 조선 수주가 줄면 일감이 감소하기는 하지만, 최근 상급 분야인 플랜트 일감이 오히려 늘고 있어, 용접 업계 상황은 다소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용접 업체가 조선 침체로 다소 일감이 줄기는 했으나, 침체까지는 아니다.

-회원사의 경우 경영 애로가 없다는 뜻으로 들리는데.
▲아니다. 판로 확보가 어렵다. 조선 불황으로 내수 수요가 증가하기 어렵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게다가 최근 중국산 저가 용접봉을 사용하는 수요처가 크게 늘면서 국내 용접 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청년실업이 사상 최고지만 젊은이들은 여전히 뿌리산업 등 제조업을 기피, 용접업계 인력난도 심각한데.
▲용접기술을 배워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으로 이민을 가는 청년들은 최근 더 늘었다. 용접이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업종인데 젊은이들이 힘든 일을 기피한다면 용접이민을 갈까? 그렇지 않다. 뿌리업계의 인력난은 사회적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용접 등 뿌리인에 대한 국내 인식이 선진국보다 뒤떨어지고 있어 기피하는 것으로 보는 게 맞다.

-해결책이 있나.
▲답은 단순하다. 뿌리인의 사회적인 위상을 높이면 된다. 다만,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은 아니다. 용접사의 급여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단순히 많은 급여 때문에 젊은이들이 이민을 가려는 게 아니다. 캐나다와 같은 선진국은 용접사들의 권익이 잘 보장돼 있고, 복지도 잘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국내 뿌리업계, 특히 용접계의 인력난을 돈으로만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우선 용접사들의 권익 신장이 필요하고, 용접 기술 편중 현상도 풀어야 한다. 최근 청년들은 비위생적인 아크용접보다는 깔끔한 티그용접이나 이산화탄소용접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용접협회가 하반기 국제 레이저·용접 산업전을 처음으로 마련하는데.
▲10월 제 2회 레이저·용접 산업전을 한국전람과 함께 주최한다. 종전 협회는 협회사가 신기술을 살피고 이를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국내외 관련 전시회에 참가했다. 이번에는 직접 전시회 개최를 통해 같은 목적을 달성할 것이다. 이를 통해 회원사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가 6대 뿌리산업 진흥에나선 지 올해가 6년째인데.
▲정부의 진흥책이 현장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뿌리 지원책은 대부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큰 기업 중심이고, 국내 80%에 육박하는 20인 미만 뿌리 기업들은 이 같은 정책에서 벗어나 있다.
새 정부는 소기업이 대부분인 뿌리업계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진흥책을 내야한다. 아울러 뿌리업계를 대변하는 단체도 포괄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2012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뿌리산업 진흥책을 추진하면서 관련 업계 공식 대변 단체를 중소기업법에 의한 6대 뿌리조합으로 한정했다. 당시 용접협회도 지원서를 냈다가 고스란히 돌려받았다. 전국 각지에는 현지 뿌리업계를 대변하는 단체가 부지기수다. 정부가 포괄적인 뿌리 대변 단체를 구성해야 하는 이유다.

한편, 올해로 용접 업계 투신 24년차인 민 회장은 자신이 경영하는 사업체와 협회 업무 등으로 대부분 시간을 해외에서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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