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장석기 다이캐스트조합 이사장 "전문 기술인력 수급이 최대 난제"

(인터뷰)장석기 다이캐스트조합 이사장 "전문 기술인력 수급이 최대 난제"

  • 철강
  • 승인 2018.03.0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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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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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기술인력 확보 위한 체계적 교육시스템 필요"
"정부 노동정책, 취지 공감하지만 점진적으로 시행되어야"

▲ 장석기 한국다이캐스트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사진=뿌리뉴스)

 국내 다이캐스트업계는 그동안 전기전자산업과 자동차산업이라는 양대 수요산업과 함께 고속성장을 해 왔다. 가격 위주로 승부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선진국 업체들과 품질경쟁을 할 정도로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자동차산업이 부진을 겪으면서 국내 다이캐스트산업은 정체기를 맞고 있다.

 또한 수요산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새 정부가 시행 중인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해 경영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고질적인 기술인력 부족으로 인해 다이캐스트업계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의 위기와 관련하여 다이캐스트업계 인사들은 신기술 개발과 전문인력 확보를 통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뿌리뉴스에서는 장석기 한국다이캐스트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나 국내 다이캐스트산업의 현황과 과제, 향후 발전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다이캐스트업계, 자동차·모바일산업 불황에 '정체'

 ▲올해 다이캐스트산업의 업황 전망은 어떻습니까? 그리고 일신다이캐스팅은 지난해와 올해를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 다이캐스트산업은 최근 몇 년간 3~5%의 고속성장을 해 왔습니다. 매출액도 현저히 증가하여 최근 대형업체는 연 매출 3천억 원을 넘어서고 있고, 중견업체들도 연 매출이 1천억 원대를 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인해 자동차산업이 부진하고, 휴대전화 생산기지가 해외로 이전되면서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입니다.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와 전자산업 분야에서 획기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매출이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주)일신다이캐스팅이 양산 중인 자동차부품. (사진=뿌리뉴스)

 ▲현재 (주)일신다이캐스팅의 주력 분야는 전기전자와 자동차 분야인데 실제 비중은 어느 정도입니까?
 - (주)일신다이캐스팅은 1967년 설립하여 삼성전자 1차벤더로서 주로 전자부품을 생산했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생산기지 이전 등으로 전자부품 산업이 위축되면서 자동차부품으로 주력사업을 전환했고, 현재는 100% 자동차용 다이캐스팅 부품만 양산 중입니다.

 수요산업 불황에 원자재가격도 상승해 '이중고'
 인력난 심한데 근로시간 단축 시행되어 '답답'

 ▲국내 주력산업이 부진하여 뿌리업계도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다이캐스트업계의 주된 애로사항은 어떤 것입니까?
 -다이캐스트산업의 특성은 자기 상품이 없다는 것입니다. 거의 대부분 수요기업에 납품하는 하청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납품단가 산정 시 수요기업의 일방적인 단가인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원자재를 다량으로 구매하는 대기업과 소량으로 구매할 수 밖에 없는 중소기업 간에 원자재 가격 격차에 의한 손실도 커서 이에 대한 개선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이와 같은 불공정거래 등으로 인한 납품단가 문제도 있지만 다이캐스트업계의 최대 난제는 기술인력 부족입니다. 정부에서는 근로시간을 단축하겠다고 하는데 철강, 비철금속과 마찬가지로 용해로를 가동하는 다이캐스트업계에서는 2교대 근무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정부 정책에 맞추려면 3교대를 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이것이 불가능합니다. 가뜩이나 임금 및 복지 수준의 격차로 인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상황인데 3교대를 하게 되면 비용도 비용이지만 인력을 구할 수 없어 상당수 업체들이 문을 닫아야 할 것입니다. 정부의 노동시간 단축은 취지는 좋다고 보지만 우선 중소기업들의 인력지원정책을 마련한 뒤에 시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 (주)일신다이캐스팅에서 가동 중인 주조용 용해로. (사진=뿌리뉴스)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에 중소기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16.4% 인상되었고, 근로시간은 주당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됩니다. 그런데 지금 국내 주력산업이 부진한데다 국제경쟁이 가속화된 상황이라 제품 단가는 거의 변동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건비 상승과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면 다이캐스트업계는 감당하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정부의 노동조건 개선정책의 취지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기업들이 충격을 감내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업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당분간 유예하거나 인상율을 완화하고, 근로시간 단축도 24시간 공장가동이 불가피한 업계의 특성을 고려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노동시간 단축, 중소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워
 납품단가 문제, 제조원가 정상적 반영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필요

 ▲현 정부에서는 납품단가 연동제 강화 등 공정거래 정책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주물조합에서는 납품단가 미인상 시 생산중단 결의를 하기도 했는데요. 다이캐스트업계는 공정거래 및 납품단가와 관련하여 어떤 입장입니까?
 - 다이캐스트업계도 주물공업협동조합과 기본적인 입장은 같습니다. 납품단가 현실화는 우리업계의 생존과 직결되니까요. 그러나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산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납품단가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수요처들과 갑을 관계에 있는 우리로서는 이런 의견을 표출하는데 여러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납품단가 문제와 관련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부처에서 중소기업의 현실을 감안하여 정상적인 제조원가의 반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주조산업 분야에서 환경규제가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다이캐스트업계의 주요 환경문제는 어떤 것이며, 어떤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다이캐스트 분야에서는 자동화설비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에어콤프레셔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용해로 사용 중에 발생하는 분진과 이형제 사용으로 인해 배출되는 폐기물 등으로 인해 환경 분야에서 많은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배출가스 등 일부 분야에서 외국보다 과도한 규제가 시행되어 생산활동에 제약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환경단속의 경우에도 일부 지자체에서는 업계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처벌 일변도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장 설립이나 증설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오염물질 배출업소라는 이유로 허가가 나지 않거나 기존 공장의 이전을 강요받는 사례도 있습니다.

 다이캐스트산업, 뿌리산업 지원대상에 포함해야
 중장기적 기술인력 양성시스템 마련 '시급'

 ▲다이캐스트는 주조산업의 한 분야인데 정부에서는 아직 다이캐스트조합을 뿌리산업 관련 조합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어떤 대응책을 갖고 계십니까? 또한 뿌리산업 진흥정책에 어떤 지원책이 더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장석기 이사장은 중장기적인 기술인력 양성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뿌리뉴스)

 - 국내 주조산업에서 다이캐스트 분야는 총 매출액의 50%를 상회하고 있지만 아직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뿌리산업 진흥정책도 기존 6대 분야에 획일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다이캐스트업종은 제대로 된 지원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업계에서는 뿌리산업진흥센터가 이를 감안하여 적절한 지원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가장 필요한 지원정책은 역시 인력지원입니다. 지금 주조산업 전체가 기술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금형조합이 운영 중인 금형기술교육원과 같은 기술교육 및 관리교육 등을 담당할 기술인력 교육기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다이캐스트조합에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관련된 교육기관을 설립하고, 체계적인 주조기술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정부에서도 이와 관련한 적절한 지원대책을 마련해 주었으면 합니다.

 ▲국내 다이캐스트 장비 및 소재부품, SW 등은 어느 정도의 수준입니까? 또한 산업 발전을 위해 조합에서는 어떤 사업을 확대할 계획입니까?
 -다이캐스팅 생산 장비로는 다이캐스팅 머신, 용해로, 숏트 브라스트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부분 국산화가 되어 있고, 성능도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특히 소프트웨어는 중국, 일본 등에도 수출되어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산업 경쟁력 강화와 업계 공동이익을 위해 조합에서는 현재 아연 공동구매를 시행 중인데, 작년에 850톤을 구입했습니다. 금년에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처음 실시하는 '중소기업 원부자재 공동 플랫폼 사업'에 참여하여 알루미늄 공동구매 사업에도 참여할 것입니다. 인력 양성과 연구개발 사업도 현재 진행 중이지만 향후 더욱 확대할 예정입니다.

 기업정책, 업종별 특성 고려한 맞춤형 정책 세워야
 "정부·국민의 다이캐스트산업 중요성 인식 및 긍정적 시각 기대"

 ▲국내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중소기업 위주의 성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다이캐스트업계에서는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주)일신다이캐스팅의 자동차부품 양산라인. (사진=뿌리뉴스)

 - 다이캐스트 분야는 신기술이 가장 빠르게 접목되는 분야인데 중소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기술 경쟁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체계적인 기술인력 교육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인데 정부에서 다이캐스트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제도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합 자체적으로는 퇴직기술자를 활용하여 각 업체들의 기술애로 해결 및 관련 컨설팅사업을 실시하고, 재취업 활성화 등을 통해 인력난을 해결할 것입니다. 또 조합원사 2세들이 '명가모임'이라는 모임을 통해 기술세미나 등 관련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데 이를 더욱 확대하여 전문인력 양성과 기술개발을 장려할 계획입니다.

 ▲국내 다이캐스트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와 국민들에게 바라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 다이캐스트산업이 많이 알려지지 않다 보니 정부나 국민들이나 이 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다이캐스트산업은 금형, 열처리, 주조, 기계가공, 표면처리와 열처리 등이 합쳐진 복합업종입니다. 그리고 다이캐스트 분야는 전기전자, 자동차, 기계, 건설 등 전 업종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국내 다이캐스트업계는 기술적인 면에서 선진국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고, 가장 빠른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부와 국민들이 다이캐스트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보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다이캐스트 분야에 많은 지원을 해 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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