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쓴 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현장의 쓴 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 철강
  • 승인 2019.08.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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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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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가 절정에 달하고 있다. 어느 회사의 광고카피 처럼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말이 생각난다. 심신의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 바다나 산을 찾아 떠나라면 얼마나 좋겠나.

 우리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중소·중견 철강업체 생산현장에서 근무하는 종사자들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최저 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상당한 수혜를 기대했다. 주머니는 두둑히, 생활의 여유로 삶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이렇게 내심 바랬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론적인 계산과는 달리 현실은 냉혹하다. 워라밸, 일과 휴식이 공존해야 할 우리의 삶이 오히려 과거보다 더 팍팍해졌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들이다.

정부정책에 휘둘려 사업자는 사업자 대로 임금인상분 등 각종 비용부담이 늘어난 데다 반토막 영업과 판매이윤이 줄어 살아남기 위해 종업원을 줄이고 앞으로 더이상 사업을 이끌어 나가야 할지 접어야할지 고민이다.
현장에서 받아들여지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의미는 휴가처로 떠나라는 것이 아니라 회사를 그만두고 떠나라는 말로 들린다는 것이다.

근로자들은 주 52시간의 근로시간 프레임에 갖혀 있다 보니 과거와 같이 잔업을 해서 초과 수당도 받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고  잔업과 주말 주일 수당이 빠지다 보니 당연히 급여가 줄 수 밖에 없다.
올해 철강유통업체들의 여름철 휴가 풍속도도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다. 휴가를 내놓고 출근해서 일하는 진풍경이다. 내수경기 부진에다 자금회전이 안되다 보니 억지로 판매한 제품에 대한 대금회수 걱정 때문이다.

철강 유통업체들은 대부분 대형 실수요업체인 현대기아차의 휴가기간에 맞춰  7월말과 8월초에 걸쳐 여름휴가를 간다. 휴가기간이 판매대금 회수가 몰리는 7월말과 8월초와 겹치는 상황이다 보니  종업원들은 휴가 보내고 대표들과 임원들은 회사에 출근해서 업무를 보는 분위기다.

유통업체의 모 대표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수익성이 문제가 아니라 고객들이 물량을 사주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최근 5년간 영업실적을 들여다보면 이윤은 급감한 가운데 인건비를 비롯한 부대비용은 갈수록 증가하다 보니 순이익률이 1~2% 수준이다. 과거 10%이상 영업이익을 내다 1~2% 수익구조가 되다 보니 못마땅해 하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이제 철강유통은 더 이상 할 일이 아니다. 사업하는 많은 종사자들이 사업을 정리하고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으로 가족들과 함께 인민을 떠나고 있고 본인도 고민스럽다는 주장이다.
기업이 정상적으로 활동을 해서 돈을 벌어 세금을 내는 것이 애국자이지, 칭찬을 해줘도 모자란데 어떻게 착취자, 적폐의 온상으로 내모는 것인지 되묻고싶다.

기업인들에게 기(氣)를 불어 넣어줘도 모자랄 마당에 어떻게 이렇게 천덕꾸러기로 취급하는데 좋아할 것이냐고 되묻고 있다. 기업인들이 마음놓고 뛸 수 있도록 지원하고 또 지원하는 분위기로 바꿔야 한다.
 근무시간도 일률적인 잦대를 적용해 무조건 주 52시간을 적용할 것이 아니다. 철강설비업체들은 보수공사가 몰리는 7~8월 기간동안 초과근무를 인정하되 분기 또는 연간으로 산정해 업체 특성에 맞춰 탄력적으로 근무시간을 조정해 나가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수주도 안 되고 인건비는 불어만 가다 보니 국내 굴지의 원전기업 두산중공업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의무적으로 무조건 1개월씩 쉬라는 주문이다. 궁여지책으로 인건비와 경비절감 차원에서 휴가를 종용받는 것이다. 정상적인 급여가 지급되는 가운데 쉬라면 당연 휴가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정부 정책 당국자들은 국익을 위해 불철주야 산업현장에서 땀흘리는 산업역군들의 고충과 현실을 다시금 한번 돼새겨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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