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업에서 자원 개발이 중요한 이유

(기고) 기업에서 자원 개발이 중요한 이유

  • 철강
  • 승인 2020.09.0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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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강천구 교수 jcpar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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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개발 많은 국가와 오랜 교류·신뢰 바탕”

지금껏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화석원료를 소비하면서 산업과 사회를 성장시켜 왔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들은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와 연결되어 이제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전력생산에서 석탄이, 수송에서는 석유가 각각 45%와 93%를 차지한다.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에너지자원공학과)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에너지자원공학과)

 

세계 각국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신재생 에너지와 전기차 등 그린에너지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저유가에도 2차 전지, 전기차,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연료전지 등에 이르는 그린에너지 관련 시장의 성장 기조는 견고하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넘어설 대표적인 고성장 신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조1,000억 원에서 올해 25조 원으로 1년 만에 약 60%가 성장하고, 2023년까진 95조8,000억 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전기차 판매량도 지난해 205만 대에서 2025년 1,602만 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부터 신기후 체제가 가동되고 그린에너지 산업에서의 신기술 발달과 규모의 경제가 지금의 추세대로 계속 가속된다면 탈화석 시대는 더욱 빨리 실현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과 관련해 에너지 자원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더욱 커지고 있다.

노후 전력망의 현대화와 자동차 경량화 등 에너지 소비효율 제고 과정에서 구리와 알루미늄 등 주요 광물의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전기차와 드론 등 수송 부문에서 전개되고 있는 전동화도 전력 인프라 확충이 필요해 구리 수요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종합상사들은 구리 수요의 꾸준한 확대를 예상하고 구리 광산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구리 매장량 1위를 갖고 있는 칠레의 주요 구리광산 지분 약 35%가 일본 기업 소유다. 

현재 우리 산업의 주력은 뭐니 해도 전기차 배터리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제2의 반도체”로 불리며 한국의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이다. 2차 전지의 양대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기업은 포스코케미칼 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생산능력은 물론 기술력을 높여 세계 1위의 2차 전지 소재업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전에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흑연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만 한다.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음극재는 배터리 수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소재다. 음극재를 생산하려면 흑연이 필요하다. 흑연이 풍부한 중국과 열처리 기술이 발달한 일본이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전량 수입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기술 개발을 통해 국산화율을 50%까지 높였다. 그리고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흑연 확보에도 나서야 한다. 이처럼 자원은 우리 산업 발전에 중요하다.

그런데 한국광물자원공사(이하 광물공사)는 정부 방침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세계 10위권 구리광산 업체 꼬브레파나마의 지분 10%를 전량 매각에 나서고 있다. 이 광산의 구리 매장량은 21억4,000만 톤으로 추정된다. 정부가 이런 조치를 할 수 밖에 없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구리를 비롯한 6가지 전략 광물(유연탄, 우라늄, 철, 구리, 아연, 니켈)은 가격이 큰 문제가 될 수 없는 반드시 확보해야 할 자원들이다. 2012년 광물공사와 LS니꼬동제련이 한국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분 20%를 인수했고 2017년 LS니꼬동제련은 보유 지분 10%를 운영사인 FQM에 매각했다. 

하지만 지분을 매각한 LS니꼬동제련이 지난해 10월 광산 운영사인 FQM과 구리 180만 톤 구매 계약을 맺었다. 거래기간은 15년으로 매년 12만 톤의 구리정광을 꼬브레파나마 광산에서 공급받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공기업은 정부 방침에 따라 지분을 팔고 민간 기업은 원료를 사는 형국이다.

자원 개발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며 단순히 금전관계만으로 가능한 영역이 아니다. 자원이 많은 국가와 오랫동안 끊임없는 교류를 통해 신뢰를 쌓고 네트워크를 구축해야만 가능하다. 기업에서 필요한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서는 자원 개발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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