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수도계량기, 시대 흐름에 역행
플라스틱 수도계량기, 시대 흐름에 역행
  • 방정환 기자
  • 승인 2020.12.2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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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마다 수도계량기 동파 소식이 끊임 없이 전해지면서 기존 황동 소재가 플라스틱으로 일부 대체되고 있다. 동파 방지성능이 다소 뛰어나고 경제적인 이유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사용 후 폐기처분 할 수밖에 없는 플라스틱 사용이 적절한 대응인지에 대해서는 의심을 하게 된다. 수도계량기의 사용기간은 제한적이어서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교체해야 한다. 아직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는 황동 소재는 재활용 가치가 매우 높아 친환경적이지만 플라스틱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카페에서 플라스틱 컵 사용을 규제하고 편의점에서도 비닐봉투 사용을 자제하는 등 친환경성을 강조하면서 플라스틱류 사용을 자제하는 사회 분위기와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한 마디로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새로 개발된 플라스틱 소재가 동파 방지성능이 뛰어나다고 하는데 랩테스트만으로는 실제 적용과는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동파되는 수도계량기가 주로 외부에서 영하의 날씨에 장기간 노출되어 발생하기 때문에 두 시간 남짓 버티는 정도로는 오랜 기간 혹한의 날씨에선 동파를 피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여기에는 경제성 논리가 가장 우선된다고 볼 수 있다. 취재과정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황동으로 만든 소형계량기 1개당 구매단가는 6만5,219원인데 반해 플라스틱 계량기는 4만5,000원꼴이어서 약 30% 저렴하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절감일뿐, 재활용 가치를 감안하면 황동으로 만든 계량기의 경제적 가치가 더 높다.황동 계량기는 폐기된 후 전량 스크랩으로 재활용되기 때문에 구매단가 일부를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동 소재의 보상율은 80~90%에 이른다. 

수도계량기 관련 KS 표준에 소재에 대한 규정이 없어져 특성을 만족하면 황동 외에 어떠한 소재도 적용될 수 있다. 하지만 정부기관에서 일부러 나서서 미래환경을 훼손할 것이 뻔한 플라스틱 소재 사용을 늘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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