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2-1) 철강업계, 친환경으로 저탄소 시대 대비

(신년기획2-1) 철강업계, 친환경으로 저탄소 시대 대비

  • 철강
  • 승인 2021.01.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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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재철 기자 parkjc@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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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친환경 설비로 대기오염 막는다

부산물 재활용으로 환경개선과 자원절감 두 마리 토끼 잡아

<편집자주> 철강업계가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과 탄소중립 추진전략에 맞춰 친환경 사업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중국 일본 등에 이어 한국도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기업들은 배출하는 탄소의 양을 줄이거나 흡수하는 탄소량을 늘려야 한다.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은 제조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을 쏟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온실가스를 다섯 번째로 많이 배출하고 있다.

기업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단순히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소비자에게 또는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라도 탄소중립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개별 기업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그 기업의 평판을 좌우하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 생존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잣대가 됐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철강 등 탄소 다배출 업종이 주력인 우리나라 산업부문 탄소중립이 어려운 도전이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는 2021년 말까지 과감한 대책과 지원 방안을 담은 '탄소중립 산업 대전환 추진전략'을 마련한다.

산업부는 탄소중립 기본 방향과 관련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새로운 글로벌 경제 질서에 적극 참여하고 앞서 나가 산업 구조의 근본적 대전환을 추진하는 한편 기술 개발과 설비 교체 등 막대한 탄소중립 전환 비용이 기업 및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하거나 훼손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미래 지향적 기술 혁신을 통해 초기단계인 기후위기대응 신시장을 선점해 신성장동력 및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 인센티브 방식의 지원 기반 확충에 노력키로 했다. 아울러 저탄소신산업, 기후산업, 그린에너지산업 등을 적극 육성함으로써 탄소중립을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의 기회로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해조류와 어장이 형성된 포스코의 트리톤 어초. 사진=포스코 제공

■ 최첨단 친환경 설비로 대기오염 막는다

철강업계가 친환경 시대에 따른 녹색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포스코는 지난해 광양제철소 3고로 2차 개수를 통해 해당 시설을 초대형·스마트·친환경 고로로 개선했다. 내용적을 4,600㎥에서 5,500㎥으로 초대형화함으로써 생산성을 25% 높인 데 더해, 적정 출선비 조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설비수명 연장, 탄소 배출 저감 및 원료비 절감의 기대효과도 거둘 수 있게 됐다. 가스청정설비 및 슬래그 수재설비 투자를 통해 고로에서 발생하는 분진 제거 효율과 부생에너지 회수율을 높이는 등 친환경 기능도 강화했다.

아울러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의 환경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설 당시부터 총 투자비의 10% 이상을 환경 관리에 투자해왔다.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지난해 포항제철소는 한 단계 진화한 1조 규모 환경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포스코는 2024년까지 기존 대비 대기오염물질을 35% 수준으로 저감시키겠다는 것이다.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감시 강화부터 실질적인 저감까지 포항제철소의 환경 개선 투자는 최근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포항제철소는 최근 친환경 소결 프로세스를 완성했다.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덩어리로 만드는 공정인 소결 공정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 포항제철소는 기존 집진 설비와 탈황설비 효율을 대폭 늘리는 것에서 나아가,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탈질 설비인 SCR(선택적 촉매환원·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설비를 준공했다.

포스코의 소결 시스템=사진제공 포스코
포스코의 소결 시스템=사진제공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전기집진기와 여과집진기 등 총 550여대의 대용량 집진기를 이용해 각 공정에서 나온 먼지를 최대 99%이상 제거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에는 대기개선 TF를 신설해 소결 공정 집진기 성능을 대폭 확대했다.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황산화물을 제거하려는 노력은 오래 전부터 계속돼왔다. 2004년부터 포항제철소는 활성탄 흡착설비를 이용해 황산화물을 60~90%까지 제거했다.

11월 준공된 SCR 설비는 친환경 공정에 완성도를 더했다. SCR설비는 질소산화물을 인체에 무해한 질소와 수증기로 분리시켜 질소산화물 배출을 획기적으로 저감하는 설비다. SCR설비가 가동되면 소결공장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이 기존대비 80%까지 저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제철소는 소결공정 외에도 철강 생산 공정 전반을 친환경 공정으로 탈바꿈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오는 12월 말에는 밀폐형 석탄 저장설비인 사일로 8기를 완공할 계획이다. 원료 보관 과정에서 발생하는 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다. 소결 공장 외에도 부생가스 발전시설에도 SCR을 설치하고, 친환경 복합발전기를 설치해 기존 발전 설비를 대체할 예정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제철소 환경 개선을 위한 신기술 개발도 계속되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지난해부터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함께 SCR기술, 고효율여과집진기술, 고온건식탈황기술 등 환경 기술 연구,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환경 개선을 향한 노력은 실제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포항제철소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전년 동기대비 1500톤상 줄었다. 포항지역 미세먼지도 농도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 2019년 포항지역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PM10)는 38㎍/㎥로 감소했다. 이는 당진, 구미 등 공업 도시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며, 전국 157개 도시 평균보다도 낮다.

이어 현대제철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정확한 배출량 평가하고 관리하기 위해 최적화된 자동 시스템의 구축에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철강재의 국내 환경부, 미국 UL(Underwriters’ Laboratories) 환경성적표지(EPD) 인증 획득을 위한 LCA(Life Cycle Assessment) ‘자동 평가 시스템’을 도입했다. EPD는 제품의 원료채취, 생산, 수송 및 유통, 사용, 폐기 등 전 과정에 대한 환경 영향을 계량화해 표시하는 제도다. 환경부는 제품 생산이 환경에 미치는 정보 제공, 환경친화적 소비 유도를 위해 2001년 EPD 인증제를 도입한 바 있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원료부터 생산·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에너지 소모량과 오염물질 발생량 등을 정량화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하는 LCA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LCA는 친환경성, 탄소배출량 등에 대한 개선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어 EPD 인증을 위한 평가 기준이 된다.   

동국제강은 지난 2010년부터 선제적 설비 투자로 친환경 공장 구축에 앞장서 왔다. 동국제강의 인천공장은 지속적인 설비 투자로 노후화된 전기로와 철근 압연라인을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친환경 설비로 교체했다. 특히 동국제강의 에코아크전기로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원료인 철스크랩을 전기로에 공급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전기로 제강 공법이다. 국내에서는 동국제강이 처음으로 도입했다.

마지막으로 세아그룹 중 세아베스틸은 전기로 배기가스 분석장치 설치로 연료효율 증대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온실가스 감축 노력 중이다. 아울러 전기로의 전극봉 코팅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소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전기로 설비엔 ‘SSM(세아 스마트 멜트)시스템‘을 도입했다. SSM시스템은 전기로에서 철 스크랩을 녹이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전기로의 철 스크랩 용량, 전극봉의 아크 발생에 사용되는 가스의 용량, 전기 투입량 등을 분석해 최적의 생산환경을 조성하는 기능을 한다.
 

■ 부산물 재활용으로 환경개선과 자원절감

철강업계가 부산물의 재활용을 통한 환경개선과 원가절감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환경 분야에 있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규제개선 등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21대 국회철강포럼에서도 이와 관련된 규제와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철강부산물은 대부분 철스크랩과 철강슬래그가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부산물들은 폐기물로 분류돼 있다. 이 때문에 철강 부산물들은 폐기물관리법에 의해 규제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철강부산물은 거의 대부분이 재활용돼 자원으로 재사용되고 있다.

먼저 포스코는 지난해 5월 을릉도 앞바다에 철강슬래그를 사용한 인공어초 트리톤 100기를 설치했다. 이와 함께 트리톤 블록 750개를 울릉도 남부 남양리 앞바다에 수중 설치해 약 0.4ha 규모의 바다숲을 조성했다. 트리톤 100기는 바다숲 가장 자리에 설치돼 해조류가 생장하게 되고, 트리톤 블록 750개는 중앙부에 산처럼 쌓아 어류의 서식처 및 산란장 역할을 하게 된다.

포스코는 2000년에 그룹 산하 연구기관인 RIST와 함께 철강 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 부산물인 철강슬래그를 재료로 한 인공어초 트리톤을 개발하고, 국내 30여곳의 바다숲에 트리톤 총 6,559기 제작 분량의 철강슬래그를 무상 제공했다. 이번 울릉도 바다숲 조성은 포스코가 철강슬래그 제공뿐 아니라 트리톤 제작, 설치까지 완료했다.

현대제철 인천공장=사진제공 현대제철
현대제철 인천공장=사진제공 현대제철

 

트리톤의 주재료인 철강슬래그는 해양생태계에 유용한 칼슘과 철 등의 미네랄 함량이 일반 골재보다 높아 해조류의 생장과 광합성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어, 훼손된 해양생태계의 수산자원을 단기간에 회복시킬 뿐 아니라 서식생물의 종 다양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철강슬래그의 고비중, 고강도 특성으로 태풍이나 해일에도 파손되지 않고 철근을 사용하지 않아 해수 부식에도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포스코는 철강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해 원가절감을 도모하고 있다. 포항제철소의 제선부와 환경자원그룹은 기존에 버려지던 더스트(Dust), 슬러지(Sludge) 등 부산물을 새롭게 재가공해 지난해 1분기에 수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이어 현대제철은 같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협력해 철강 부산물을 이용한 연약지반 처리용 지반 고화재 제조 기술로 녹색인증에 성공했다. 녹색기술인증은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해 온실가스와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정부가 인증하는 제도다.

이번에 인증 받은 연약지반 처리 기술은 △환경보호 △산업 부산물 재활용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비용절감을 통한 기술경쟁력 확보 등의 효과가 있다. 현대건설은 인천신항 배후단지 현장에 시험 적용한 결과 해당 건설재료의 우수성을 검증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친환경 건설재료 및 연약지반 개량공사 분야에서 기술경쟁력을 획득했다. 현대제철은 산업 부산물 처리 비용 절감 효과를 얻었다.

이미 현대제철은 2019년 전기로 슬래그를 이용한 친환경 도로포장재의 상용화에도 성공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전기로 슬래그를 재활용한 아스콘을 개발해 특허를 취득한 현대제철은 국내 1위 아스콘 업체 SG와 ‘슬래그 아스팔트 콘크리트 기술사용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전기로 슬래그는 전기로에서 고철을 녹일 때 사용되는 석회석의 부산물로 지금까지 건설토목용으로만 사용돼왔다. 그러다 현대제철이 기술개발에 성공하면서 아스팔트 콘크리트의 대체제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이미 미국과 EU에서는 슬래그를 도로 포장의 골재로 보편적으로 사용(미국 51%, 유럽 46%) 하고 있으며, 슬래그를 활용한 아스콘 제품은 기존 천연골재와 비교해 고강도·고내구성을 지닌 프리미엄 소재로 인정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세아그룹의 계열사 세아창원특수강은 산세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폐수오니와 슬래그를 썩어 혼합건조파우더 형태의 '에코파우더'를 생성, 부산물 매립 제로화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부산물 매립에 따른 비용 상승과 잔여 매립지 감소 영향에 대응할 수 있게 됐고 폐기물 처리 비용을 절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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