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떠난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 박진철 기자
  • 승인 2021.02.2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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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스크랩 구매 담합 사건 불똥이 한국철강협회 탈퇴로 튀었다. 이미 철강협회 탈퇴 선언을 공식화한 곳도 있고, 협회는 다른 회원사들의 탈퇴 움직임을 만류하는 상황이다. 

이번 협회 탈퇴 사태는 최근 공정위의 철스크랩 담합 과징금 부과 및 검찰 고발 등이 도화선이 됐다. 하지만, 사실 그동안 일부 회원사들에 쌓여 있던 철강협회의 활동에 대한 불만이 이번을 계기로 한꺼번에 터진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일부 관계자들의 토로처럼 이번 협회 탈퇴 사태가 한편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적 생산과 판매 등의 노력을 통해 사업을 영위해왔던 철근 제조업계로서는 이번 공정위의 과징금 한 번으로 1년간의 땀과 노력이 날아가 버리는 결과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부 업체의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제도, Leniency)까지 겹치면서 철강협회 탈퇴는 물론 당분간 동종 업계 간 어떠한 소통이나 협력도 거절하겠다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봤을 때 이번 협회 탈퇴 사태가 올바른 선택이 아님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지금 우리 철강산업계는 신기후 체제와 관련한 다양한 환경 규제, 자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보호무역 전쟁,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한 디지털 전환 등 어느 때보다 급진적이고 도전적인 과제들을 헤쳐나가고 있다. 이때야말로 산업계 공통의 문제 해결을 위한 동종 업체 간 소통과 공동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철강협회 회원사들은 철강업계 내 규모나 인지도 면에서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업체들이다. 그런 면에서 그동안 협회 가입과 활동을 통한 책임을 통감하고 일종의 의무로서의 협회 활동까지도 묵묵히 수행해온 측면도 있을 것이다. 물론, 협회에 대한 불만 역시 업체나 업종별로 다양하게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공동의 소통과 논의의 장을 떠나버리는 것만으로는 철강산업계의 소중한 소통 창구인 협회를 변화시킬 수 없다.

협회의 잘못이나 부족함이 있더라도 협회 내에서 이를 건의하고 고쳐나가면 될 일이고, 그래야 마땅하다. 모쪼록 이번 협회 탈퇴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라본다. 떠난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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