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목표, 산업 현실 반영해야 한다

탄소중립 목표, 산업 현실 반영해야 한다

  • 철강
  • 승인 2022.07.0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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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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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목표가 무리하게 설정되면서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정부가 산업계의 지속적인 호소에도 불구하고 현실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무리한 탄소 감축 계획을 일방적으로 수립, 강행하면서 기업들이 진퇴양란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3월 2030년 탄소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탄소중립기본법’이 시행됐다. 이 목표를 맞추려면 앞으로 연간 4.2%를 줄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난해 국내 탄소배출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많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탄소배출량이 많은 30대 민간기업들의 지난해 탄소배출량은 2억6,080만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2억5,019만톤 대비 4% 넘게 증가한 양이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이유는 산업생산 활동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021년 코로나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생산활동이 크게 줄었지만 지난해에는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면서 생산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탄소배출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특히 탄소배출 비중이 높은 철강업종의 경우에도 지난해 생산증가에 따라 배출량도 늘었다. 포스코의 지난해 탄소 배출량은 7,850만톤, 현대제철이 2,907만톤을 기록하는 등 대부분의 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전년에 비해 증가했다.

앞으로 지난해 수준의 생산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획기적인 탄소감축 기술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결국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생산을 대폭 줄이는 것 이외에는 현실적으로 방법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업들의 경우 생산량은 수요변동과 수익구조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의도적으로 생산량을 감축하게 되면 그 만큼 매출 및 이익 감소로 이어지고 글로벌 경쟁력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탄소중립 목표는 산업계의 신기술 개발 수준, 설비교체 기간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수립해야 한다. 현실적인 기술 개발 수준 등을 고려하지 않고 기술개발 완료돼 상업화을 전제로 무리한 탄소감축이 추진됐기 때문에 역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 감축량이 많은 철강분야의 경우 온실가스 감축 관련 대안으로 새로운 기술개발은 필수적이다. 현재의 상황에서 탄소감축은 한계 상황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이 적용돼야 실질적인 감축이 이뤄질 수 있다.

현재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관련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기술 개발 진행 현황과 실질적인 상업화를 위한 검증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고 더욱이 상용화를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욱이 우리나라 철강 산업은 대형 설비를 활용한 수출 주도형 구조이고 국내 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철강 산업의 구조 자체를 전환하는 것은 전방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이다. 

탄소 감축은 세계적인 흐름이고 그 방향성은 맞지만 우리나라의 에너지 현실과 산업 및 기술적인 특성 등을 반영하지 않고 무리하게 수립된 목표를 지금이라도 현실에 맞게 재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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