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강판 제조 출사표에 “누구신지?”

IT기업 강판 제조 출사표에 “누구신지?”

  • 철강
  • 승인 2022.08.31 06:05
  • 댓글 1
기자명 손유진 기자 yjs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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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닥 상장사로 소프트웨어 개발·유지 보수 전문업체인 지어소프트가 니켈도금강판 제조를 하겠다고 나섰다. 소식을 접한 철강업계의 대답은 ‘후아유?’다. 존재감을 드러내더라도 그들에겐 ‘듣보잡’이기 때문이다. 듣보잡은 인터넷 은어로 듣지도 보지도 못한 혹은 대응할 필요 없는 존재란 뜻이다. 과연 지어소프트는 듣보잡일까?

지어소프트는 지난 1월 자본금 100억원을 투자해 2차전지 소재 신사업을 전개할 지어 솔루션을 설립했다. 이 기업은 전기차에 적용되는 2차 전지 원통형 배터리 케이스용 니켈도금강판 제조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기업의 포부가 대단하다. 자동차 부품 소재산업의 메카인 대구에 터를 잡고 총 1,53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니켈도금강판 현주소인 TCC(760억원)와 신규 진출하겠다는 동국산업(880억원)보다도 많아 IT 기업이라 그런지 투자가 참 공격적이란 평가다. 

생산계획도 당차다. 2022년 공장 착공을 마친 후 2023년 양산에 돌입한단 계획이다. 우수한 압연 기술과 표면처리 기술은 물론 가공성, 치수 정확성, 내식성을 갖춘 니켈도금강판이 내년에 나올 예정이다. 수십 년에 거친 완성된 집약된 기술과 노하우들은 IT 기업답게 설비들을 딥러닝 시킬 것이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구글 수석 엔지니어를 초빙해 설비 딥러닝이 가능하다고 해도 경험과 정보들은 그들의 목표한 시간에 맞춰 준비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순도 높은 냉연 소재는 어떻게 공급 받을 것이며, 철강 부문 인력들은 어디서 구해올 것이며, 거래처 테스트는 통과할 수 있겠냐는 등 물음표만 남기고 있다. 

다만, 지어소프트가 이 사업에 성공한다면 철강업계 고유의 정체성과 관습이 와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술과 인력 유출은 시작에 불과할 것이다. 조그만 틈은 씽크홀이 될 수도 있다. 규모의 경제와 산업의 터줏대감이었던 철강 제조업이 누구나 도전해 볼 만한 후라이드 치킨집으로 변모할 수 있단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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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2022-08-31 16:05:30
후속기사 부탁해요. 좀 더 구체적이고 상세한 내용이 들어가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