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러 가스 공급 중단, 韓 조선·반도체·자동차 타격"

한은 "러 가스 공급 중단, 韓 조선·반도체·자동차 타격"

  • 철강
  • 승인 2022.09.1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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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정환 기자 jhki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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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산 중간재 공급 부족 여파로 국내 산업도 생산 차질
철강 산업 영향 제한적이나 전기료 인상 압력↑

올 겨울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할 경우, EU(유럽연합)산 자본재·중간재 공급 부족으로 조선·반도체·자동차 등 국내 주력 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5일 '러시아 가스 공급 중단 관련 EU 생산 차질 및 국내 산업 리스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겨울철 러시아의 대(對)유럽 가스 공급 전면 중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IMF(국제통화기금) 등의 추산에 따르면 가스 공급 중단이 실제로 이뤄지면 향후 1년간 EU의 경제 성장률은 0.4∼2.6% 포인트 떨어지고 산업 측면에서 생산 차질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 공급 부족으로 EU 경제의 생산 감소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경우, 국내 산업도 에너지 시장 수급 불안, 주력 산업의 생산 차질, 원가 상승 등을 겪을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국내 주요 산업 가운데 EU산 자본재·중간재 의존도가 높은 조선·반도체·자동차의 경우, EU산 공급이 부족할 경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선 기업들은 독일·오스트리아 등으로부터 수입하는 선박 엔진 부품, 자동위치유지장치(DPS) 등을 대체하기 어려운 처지이며 반도체 기업은 핵심 반도체 제조용 장비(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세계 유일 생산업체 네덜란드 ASML로부터 전량 수입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 역시 차량용 반도체 점유율 1∼2위 기업인 독일 인피니온, 네덜란드 NXP가 생산 차질을 빚으면 완성차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더욱이 국내 LNG(액화천연가스) 재고가 예년 평균을 크게 밑도는 상황에서 러시아 가스 공급 중단과 겨울철 수요 확대가 겹치면, 각국의 LNG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에너지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철강 업종은 원료의 EU 의존도가 낮아 EU 수입 감소로 인한 생산 차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라 전기료가 인상될 경우 원가 부담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고로 대비 전기로를 주로 사용하는 제강사는 수익구조에서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마진 감소폭이 확대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EU 국가별 수입 규모, 수입 대체 가능성(기술 수준)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산업은 특히 독일의 생산 차질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김남주 한국은행 조사국 동향분석팀 차장은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인한 경제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수급 안정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영향이 큰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선제적 재고 확보와 수입선 다변화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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