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적 상황, 교통정리는 누가하나?

역설적 상황, 교통정리는 누가하나?

  • 비철금속
  • 승인 2022.09.2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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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정준우 기자 jw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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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오염 물질 마구 내보내면서 생산하면 회사 망한다,” 한 알루미늄 제품 생산 업체 사장이 최근 환경 문제에 대해 이야기 했다. 해당 발언은 탄소 등 물질을 배출하면 은행 대출 벽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해당 업체 대표는 지난해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은행에 갔는데, 은행에서 넌지시 금속 가공·제조업 업체라서 요즘은 자금이 많이 안나간다는 말을 건넸다고 한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금융권의 주요 관심사가 되면서 기업들이 ESG 체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기업 대출 등을 심사할 때 환경 등을 주요 고려 대상으로 삼으면서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업종에 대해서는 자금 심사를 엄격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다소 불만이다. 환경 오염 방지법 등 국가 차원에서도 기업들에게 환경 보전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 금융기관에서도 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것은 사실상 이중 부담이라는 점이다.

중소 제조사들은 환경 문제에 적극 대처하기가 어려워 자금 융통의 벽을 체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정부가 제조업의 스마트화를 승부수로 띄우면서 ‘제조업의 ESG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정책의 효과가 발휘되기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아울러 탄소 배출 규제 등으로 에너지 사용 효율화, 에너지 절감의 과제에 직면한 제조사들은 추가적인 비용을 들여 개선된 설비를 들여와야 한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자금을 마련해야하는데 탄소를 배출한다고 돈을 안 빌려주는 상황이다. 역설적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정책의 교통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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