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에 '준하는' 철스크랩 산업 지원?

제조업에 '준하는' 철스크랩 산업 지원?

  • 철강
  • 승인 2023.03.0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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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정환 기자 jhki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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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저탄소 철강 생산 전환을 위한 철강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철스크랩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간 각종 규제로 여러 한계에 직면한 철스크랩 산업에 대해 시장 메커니즘을 바꾸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다음달까지 '철자원 상생포럼'을 출범해 제강사와 공급업체 간 협력을 도모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고급 스크랩 비중 확대와 발생부터 유통까지 전 단계 통계조사를 실시해 산업화 기반도 마련한다.

한두 가지도 어려운 마당에 수많은 계획들이 쏟아지니 우선 당혹스럽지만 그간 단내 나도록 '탄소중립'을 되뇐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드디어 환경부에 이어 산업부도 철스크랩을 탄소중립의 핵심 역할인 순환자원으로 인정한 셈이다.

다만, 목에 가시 걸리듯 넘기기 힘든 대목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철스크랩 가공업체에 대해 제조업에 준하는 기업 활동을 위한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말만큼이나 허하게 들리는 부분이 제조업에 '준하는' 산업 지원이다.

제조업이면 제조업이지 준하는 건 또 뭘까. 핵심은 결국 이번에도 철스크랩의 제조업 환원은 물 건너간 셈이다.

현재 철스크랩업은 한국표준산업분류(KSIC)상 제조업(C)이 아닌 폐기물처리·원료재생업(E)으로 분류돼 있다.

지난 2007년 이전에는 제조업 군인 D37(재생용 금속가공원료 생산업)에 속해 공장등록과 세제 혜택 등 각종 사업 활동에 별다른 제약이 없었으나, 이듬해부터 제조업 군에서 이탈돼 그간 누리던 혜택 대부분을 상실했고 현재까지도 산업단지 입주에 제한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통계청은 가공업체별 특정 설비 유무에 따라 달리 나눌 수 없고 유엔 국제표준산업분류(ISIC) 등 국제 비교성 측면에서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검토 대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장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산업부 대전제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정부의 엇갈린 행보에 이번에도 진심만 옅어지는 꼴이다.

안정적인 수익 실현과 함께 철스크랩 업계의 가장 큰 숙제는 역시나 품질 개선이다. 고급 스크랩 공급 확대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AI로 솎아내는 것이 아닌 제조업 환원 등 가공업체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다.

제조업에 준하는 지원이 무엇인지 나는 모르겠으나 아직까지 철스크랩에 이물질 혼입 등 고의 혼적 사례가 횡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계획이 단순 계획으로 그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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