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집) 세계 탈탄소 기술 개발 동향

(창간 특집) 세계 탈탄소 기술 개발 동향

  • 철강
  • 승인 2023.06.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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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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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환원제철, EU 중심으로 상용화 진행, 산유국 및 자원부국에서도 DRI 중심 투자 확대
전기분해제철, 미국 및 EU 중심 개발 진행 중이나 상용화에 상당한 시간 소요 전망
CCS, 기존 녹색 생산기술 보완하는 기술로 부상 중이나 주민 수용성 문제 부각

팬데믹 이후 주요국들은 탄소중립을 가속화하기 시작했고, 이를 위해 여러 정책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EU는 올해 10월부터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며, EU와 미국은 저탄소 금속 무역기구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선진국들 뿐만 아니라 신흥국들도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기차 보급 확대 등 녹색 전환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바람이 거센 가운데 철강업계에서도 ‘녹색 전환’에 나서고 있다. 선진국들에서는 수소환원제철과 전기분해제철 등 공정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그린스틸 가치사슬’ 구축을 위해 글로벌 광산업체와 철강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공급망 재편도 활발한 상황이다. 또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들 모두 전기아크로 제강을 확대하면서 철스크랩 활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투자도 큰 폭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세계 철강업계의 탈탄소화 기술 개발 동향에 대해 살펴보고, 국내 철강업계의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수소환원제철, EU 철강업계가 ‘수소환원제철 투자 프로젝트’ 주도, SSAB는 그린스틸 양산

203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 상용화 전망, 그린수소 생산 비용 낮추는 것이 핵심

주요국 철강업계가 탈탄소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술은 석탄과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수소환원제철기술’이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현재 선진국,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수소환원제철기술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현재 제강 공정에 사용되는 철은 천연가스 또는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철광석에서 화학적으로 환원시키고 있다. 이 프로세스를 직접환원제철(DRI)이라고 한다.

탄소는 철광석의 산소와 결합하여 금속 철과 이산화탄소를 생성한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막기 위해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이산화탄소 대신 물이 배출된다.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공정을 수소환원제철이라고 한다.

수소는 천연가스와 바이오가스와 같은 수소를 함유한 연료와 전기분해를 이용하여 물에서 추출될 수 있다. 수소 생산의 주요 원천은 현재 천연가스이며, 연간 전 세계 전용 수소 생산의 약 4분의 3을 차지한다. 그리고 전기분해를 활용한 물 기반 수소는 아직 0.1% 미만이다.

수소의 주요 공급원은 세 가지이다. ‘그린수소’는 신재생에너지와 전기분해를 결합해 생산하고, ‘블루수소’는 탄소포획저장장치(CCS)가 설치된 시설에서 화석연료로 생산하며, ‘그레이수소’는 화석연료에서 생산하여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전기분해로 생산한 그린수소 활용 수소환원제철 2030년대 중반 상업적 규모로 도입 예정
유럽 철강업계, 순수 수소 활용 및 기존 환원제와 혼합 등 다양한 활용 방식 검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0년 발표한 기술 로드맵에서 제안한 ‘지속가능한 개발 시나리오(SDS)’ 시나리오에 따라 2030년대 중반 상업적 규모의 1차 환원제로 그린수소를 도입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2050년에는 연간 1,200만 톤이 환원제로 사용될 것으로 보이며, IEA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 전체 철강 생산의 8% 미만이 전해 수소에 기반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철강 회사들은 현재 수소 사용을 다양한 방식으로 검토하고 있다. 특히, 수소환원제철의 경우 유럽의 철강업체들이 주요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H2 Green Steel이 건설 중인 스웨덴 북부의 보덴 제철소. (사진=H2 Green Steel)
H2 Green Steel이 건설 중인 스웨덴 북부의 보덴 제철소. (사진=H2 Green Steel)

첫 번째 접근법은 획기적인 수소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배치하여 제철 공정에서 직접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사실상 제거하는 것이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스웨덴의 Hybrit(SSAB/LKAB/Vattenfall) 컨소시엄과 H2 Green Steel의 투자 프로젝트, 아세로미탈(Arcelor Mittal)의 ‘함부르크(Hamburg) 파일럿 프로젝트’가 있다. 특히, SSAB는 이미 그린스틸을 생산을 시작하고 볼보그룹에 납품을 하고 있다. IEA는 수소를 직접 환원제로 사용하는 제강기술이 탄소중립 달성에 매우 중요하며 2030년부터 공장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IEA의 ‘TRL 5’ 등급에 해당하는 기술이다.

또 다른 철강 제조업체 그룹은 화석연료 기반 환원제와 수소를 혼합하여 기존 제강 공정(BF 및 DRI)에 사용하여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독일의 철강업체 티센크루프(Tysenkrupp)는 고로에서 수소의 사용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이 접근 방식은 ‘COUSE5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일본에서도 연구되었다. 이 방식은 IEA의 ‘TRL 7’ 등급으로 2025년부터 공장을 가동할 준비가 된 상황이다.

이외에도 테노바(Tenova)와 슬래기터(Slalzgitter), 티센크루프(Thysenkrupp)는 높은 수준의 수소 혼합으로 천연가스 기반 DRI를 테스트하고 있거나 테스트 중이다. 이는 IEA의 ‘TRL 7’ 등급으로 2030년부터 가동될 계획이다.

또한 보에스타핀(Voestalpine)의 ‘SuSteel’ 프로젝트는 수소 플라즈마 환원을 제철공정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유타(Utah) 대학은 ‘플래시 제철 기술(TRL 4)’을 연구하고 있다. 수소는 천연가스를 대체하기 위해 재가열로와 같은 보조 공정에도 사용될 수 있다.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위해 수소 용량 확대·인프라 구축·수소 생산비용 절감·안전 확보 필요

수소환원제철이 탄소중립을 위해 가장 중요한 기술이기는 하지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장벽들을 넘어야 한다.

IEA의 ‘핵심 지속가능발전 시나리오(SDS)’에 따르면, 일차 환원제로서의 전해수소는 2030년대 중반 상업적 규모로 도입되어 2050년에는 연간 1,200만 톤이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IEA는 또한 2050년까지 인도와 중국에서 대량의 생산 물량과 저비용 재생 가능 전기에 대한 접근으로 인해 강철에서 가장 큰 전해수소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국가의 전해수소 수요는 2050년 각각 450만 톤을 약간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7,000만 톤의 수소가 생산되고 있는데 이 중 76%는 천연가스, 23%는 석탄에서 생산되며, 전해수소의 비중은 0.1% 미만이다. 만약 수소를 모두 전기분해를 이용해 생산한다면 연간 약 3,600TWh의 전력이 필요한데, 이는 EU의 연간 전력 생산보다도 많은 양이다.

IEA의 SDS에 따르면 20509년까지 전 세계 수소 수요는 2억8,700만 톤까지 증가하며, 이는 2020년보다 400%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이는 수소 생산설비의 용량 확대 문제가 필요하다.

또한 가볍고 분자적으로 작은 가스 수소는 억제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규모에 맞는 분배가 가능하도록 특화된 인프라를 개발해야 할 수도 있다.

SSAB의 무화석강철을 사용해 생산한 Volvo사의 자동차. (사진=Volvo)
SSAB의 무화석강철을 사용해 생산한 Volvo사의 자동차. (사진=Volvo)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거의 5,000km에 가까운 수소 파이프라인이 존재하는데, 이는 천연 가스 전송 파이프라인의 약 300만km와 비교된다. 기존의 고압 천연가스 전송 파이프라인은 더 이상 천연가스에 사용되지 않는다면 미래에 순수한 수소를 공급하기 위해 전환될 수 있다, 그러나 적합성은 사례별로 평가되어야 하며 파이프라인에 사용되는 철강제품의 강종과 운송되는 수소의 순도에 따라 달라진다. 수소 비중이 높을수록 저온과 부식, 충격에 강한 강종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는 천연가스와 동일한 양의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3배의 부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네트워크를 통한 추가 전송 및 저장 용량이 필요할 수 있다.

전기분해는 전기뿐만 아니라 물도 필요로 한다. 1kg의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약 9리터의 물이 필요하며, 공동 제품으로 8kg의 산소를 생산한다. 이것은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강력한 애로사항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소환원제철의 또 다른 문제는 비용이다. 수소환원제철은 기존 대비 약 10~50%가량 비용을 상승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만 IEA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생산 비용은 2030년까지 30%가량 감소할 수 있다. 수소 생산 비용이 하락할 경우 수소환원제철의 비용 문제는 빠르게 해결될 것이다.

이외에도 수소환원제철의 경우 안전 관리가 중요한 문제이다. 수소는 작은 분자들의 가벼운 기체로서 그것을 다루기 위한 특별한 장비와 절차를 필요로 한다. 수소는 너무 작아서 어떤 종류의 철과 강철 파이프를 포함한 일부 물질로 확산되어 고장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천연가스와 같은 큰 분자보다 밀봉과 커넥터를 통해 더 쉽게 빠져나간다.

수소는 또한 강철 파이프와 용기에 구멍과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STS나 초저온 특수강 소재가 필요하다.

다만 철강 제조업체들은 수소 활용과 관련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프로세스 안전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여 배치하고 있다.

전기분해제철기술, 유럽 아세로미탈, 미국 보스턴 메탈 중심으로 기술 개발 진행
기존 고로 대체 위해 설비용량 8배 확대 필요, 재생에너지 기술과 동시 발전 필요

수소환원제철 외에 새로운 그린스틸 생산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은 전기분해제철기술이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철강산업 탈탄소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을 조합하여 적용할 필요가 있으며, 최근에는 수소환원제철 뿐만 아니라 전기분해 방식도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기분해는 직류를 사용하여 일부 화학 화합물을 구성 부분으로 분리하는 기술로 전기는 양극과 음극에 인가되며, 음극은 전해될 화학 물질에 침지된다. 실제 전기분해 사례를 살펴보면 물(H2O)의 전기분해는 수소와 산소를 생성하고, 산화알루미늄(Al2O3)의 전기 분해는 금속 알루미늄과 산소를 생성한다.

철광석은 보통 금속 철과 산소의 화합물(FeO2)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철광석에서 금속 철과 산소를 분리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수소나 탄소와 같은 화학적 환원제를 사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기-화학적 공정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전기분해를 활용한 제련법의 경우 철광석은 이산화규소(SiO2)와 산화칼슘(CaO)의 용매에 1,600°C에서 용해되고 전류가 통과한다. 음으로 대전된 산소 이온은 양으로 대전된 양극으로 이동하고, 양전하를 띤 철 이온은 음전하를 띤 음극으로 이동하여 원소 철로 환원된다. 이 과정에서 사용하는 전기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경우, 철은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생산된다.

철광석의 전기분해는 이미 실험실 규모에서 입증되었으며, 금속 철과 산소를 부산물로 생산한다.

주요국들의 전기분해 기반 제철기술의 동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전기분해 기반 제철기술은 유럽과 미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유럽의 경우 ‘EU ULCOS 프로젝트’에서 ‘ULCOTWIN 이니셔티브’를 통해 전해 기반 제철의 전망을 조사했다.

특히, 유럽 최대 철강업체 아세로미탈(ArcelorMittal)이 주도하는 ‘Siderwin 프로젝트’는 수성 전해질을 사용한 저온 전기분해제철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프로젝트는 파일럿 플랜트 ‘TRL4’까지 진행됐으며, 해당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한 결과 파일럿 플랜트는 4kg의 철 샘플을 생산했다.

이후 아세로미탈은 유럽 내 11개 파트너사를 추가로 모집하여 ‘TRL6’에서 전기분해 제철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3m 길이의 새로운 실험 파일럿 플랜트를 개발 중이다.

보스턴 메탈의 온실가스 무배출 제련공정 개요. (출처=보스턴 메탈)
보스턴 메탈의 온실가스 무배출 제련공정 개요. (출처=보스턴 메탈)

미국의 경우 보스턴에 위치한 MIT를 중심으로 전기분해제철기술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MIT의 연구는 2014년 최초의 고온(1,500°C) 용융염 기반 셀 시제품을 통해 총 1톤 이상의 금속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 실험을 주도한 연구진은 그린스틸 스타트업 보스턴 메탈(Boston Metal)을 설립했고, 이들은 자신들의 기술을 ‘MOE(용융산화물전기분해) 기술’로 정의했다. 현재 보스턴 메탈은 ‘MOE 플랫폼’을 활용해 시범 플랜트를 건설 중이며, 실제 제품 양산을 위해 대규모 펀딩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세계 철강업계에서는 보스턴 메탈이 전기분해제철기술 상용화에 가장 앞서 있다고 보고 있다.

2020년 세계 철강업계의 조강 생산량은 18억6,400만 톤이었으며, 일반적인 용광로(고로)는 연간 250만 톤의 조강을 생산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까지 전기분해로 생산한 철은 생산 규모가 아직 1일 기준 수 톤 단위에 불과하며, 기존 용광로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약 8배가량 생산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 이로 인해 전기분해 제철기술 상용화를 위해서는 생산용량 및 설비 규모 확대를 통한 경제성 및 양산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전기분해제철기술이 아직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철강산업 탈탄소화 로드맵’은 ‘전기분해 제철기술’을 지속 가능한 개발 시나리오에 포함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술 혁신이 가속화된다면 전기분해 제철기술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철강산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다.

아직 ‘철강산업 탈탄소화 로드맵’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IEA 또한 청정에너지 및 전기분해제철기술이 경제 전반의 탄소중립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IEA는 전기분해제철 관련 기술 혁신이 가속화될 경우 2050년 전기분해 제철 기반으로 약 1억 톤의 철강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기분해제철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등 저탄소 전력 생산 확대가 필수적이다. 전기분해 방식 제철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탄소제로가 될 수 있지만 궁극적인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생산 과정에 필요한 전력 또한 탄소중립적 생산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이에 전기분해 기반 제철소 규모 확대를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기반의 저탄소 전력 생산 능력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의 보스턴 메탈은 전기분해 방식 철강 생산에 필요한 전력 사용량을 1톤당 4MWh로 설정하고 있다. 만약 IEA의 추산대로 2050년 전기분해제철소에서 1억 톤의 철강을 생산할 경우 46GW의 저탄소 발전 용량이 필요하다.

한편 기존의 석탄 기반 제철기술을 사용하여 생산된 철과 달리 전기분해 방식으로 생산된 철은 불순물이 거의 없이 100% 함량에 가까운 순수한 철이다.

CCS, DRI 생산업체들 선도적 운영, 주요국 고로업체들도 관련 기술 개발 진행
높은 인프라 구축 비용 및 기존 녹색기술 대비 낮은 대중적 수용성 해결 필요

수소환원제철기술과 전기분해제철기술이 생산 공정을 탈탄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기술이라면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은 이미 발생한 탄소를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기술이다.

‘탄소 포집 및 저장(CCS)’은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저장 장소로 운반한 후 대기 중에 들어가지 않는 곳에 침전시키는 일련의 기술을 의미한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주로 폐유전이나 가스전, 안정된 지질층 등에 저장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33개의 상업용 CCS 시설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 중 대부분(19개)은 북미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동해가스전을 통한 사업이 추진 중이다. CCS 공장 중 14개는 천연 가스 처리 공장에 연결되어 있고, 1개는 전력 부문에 있으며, 나머지는 화학, 수소, 비료 및 철강을 포함한 여러 다른 부문에 존재한다.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CCS 통합실증사업 개념도. (출처=산업통상자원부)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CCS 통합실증사업 개념도. (출처=산업통상자원부)

CCS는 잠재적으로 철강 분야의 모든 부문에 적용할 수 있다. 과거에는 기존의 통합 제철소에서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사용하거나 새로운 유형의 고로를 개발하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유럽 ‘ULCOS 프로그램’은 후자의 좋은 예를 보여준다. 해당 프로그램은 가스 재활용 용광로 설계를 목적으로 한다. 다만 철강산업 분야에서 시범적인 규모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용광로 제강에는 아직 본격적으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아직 시범 운영 중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현재 주요국 철강업계는 CCS 기술 개발 및 투자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직접환원철(DRI) 제조공장들은 CCS 시설을 선도적으로 운영 중인 곳도 있다. DRI 제조공장들의 경우 최근 공정 설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한 곳으로 집중시켜 추가적인 탄소 포집 장비 없이도 CCS 시설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타타스틸(Tata Steel) 네덜란드 공장에서 시범 운영 중인 ‘HISARNA 공정’과 같은 혁신적인 석탄 기반 빙축열 공장은 이산화탄소 농축 증기를 생산할 수 있어 별도의 이산화탄소 포집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아부다비에 있는 에미레이트 철강(Emirates Steel)의 DRI 공장은 현재 철강 분야에서 유일하게 가동 중인 CCS 공장이다. 이 공장은 연간 8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으며, 이를 압축하여 액화한 다음 50km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폐유전에 저장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공정 내에 이산화탄소가 포집되기 때문에 별도의 추가 포집 설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또한 테르니움(Ternium)사가 멕시코에서 운영 중인 DRI 제조공장에서도 CCS 설비 운영을 계획 중이다.

DRI 제조공장에서 선도적 운영, 선진국·신흥국 모두 고로 관련 CCS 프로젝트 진행

고로의 탄소 포집은 일본의 ‘COUSE 50 프로젝트’, EU ‘ULCOS 프로그램’, 독일의 ‘ROGESA’ 및 ‘Sarsthal’ 스웨덴의 ‘STEPWISE’ 등 여러 프로젝트에서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우선 유럽에서는 아세로미탈(ArcelorMittal)이 현재 고로 가스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50~70%를 포집할 수 있는 탄소 포집 시스템을 제작하기 위해 프런트 엔드 엔지니어링 설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세로미탈은 노던 라이트(Northern Lights) 컨소시엄과 협력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잠재적으로 벨기에와 프랑스의 철강 제조과정에서 파생된 이산화탄소를 노르웨이에서 저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회사의 ‘DMX CCS 프로젝트’는 아세로미탈 덩케르크에 CCS 데모 플랜트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소환원제철기술 및 전기분해제철기술이 주로 선진국 철강업체들을 중심으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것과 달리 CCS 기술 관련 프로젝트는 개발도상국에서도 폭넓게 진행 중이다. 앞서 언급한 아부다비와 멕시코의 DRI 공장 뿐만 아니라 인도에서도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실제로 타타스틸은 2021년 잠셰드푸르 공장(Jamshedpur Works)의 고로에서 직접 일일 5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설비를 발주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지속 가능한 개발 시나리오(SDS)’에 따르면 2070년까지 전 세계 철강산업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약 75%가 포집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2030년부터 20702년까지 매년 평균 14개의 이산화탄소 포집 장치를 구축해야 하며, 이는 2070년 누적 기준 이산화탄소 포집 장치의 설비 규모는 연간 기준 15기가톤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2021년 기준 세계 철강업계가 설치한 CCS 설비 용량은 연간 기준 0.0007기가톤에 불과해 향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운송 및 저장 인프라 구축 비용, 낮은 대중적 수용성 등 해결해야 CCS 기술 확대 가능

또한 CCS 시설 운영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는 대량의 압축된 이산화탄소를 어떻게 운송하고 저장할 것이냐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액화 또는 압축된 이산화탄소를 지상 혹은 해양의 저장장소로 운송하는 방법이 거론되고 있으나 실제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비용이 들 것이라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아직 CCS는 수소환원제철기술이나 전기분해제철기술과 달리 대중적인 수용성이 낮은 편이다. 많은 환경 NGO들은 CCS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고, 위험한 기술로 보고 있다.

그리고 폐유전과 폐가스전 등 대규모 지하시설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미국 텍사스나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지역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수용성도 높은 편이지만 유럽 등지에서는 주민들의 반발로 이산화탄소 저장시설 건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체로 지역 주민들은 CCS 시설이 자신들의 안전 및 재산 가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IEA에 따르면 CCS 시설 운영에 기존 기술 대비 10~50%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아직 시설 운영과 관련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아 CCS 기술이 상용화되고 확대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및 전기분해제철기술 개발 나서야, CCS는 기존 인프라 확대 필요

국내 철강업계는 세계적 탄소중립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과 함께 전기아크로 고도화 및 철스크랩 활용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분해제철기술은 아직 연구단계도 제대로 착수하지 못한 상황이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국내 철강업계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공동으로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은 물론 전기아크로 고도화에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전기분해제철기술 개발에도 나서야 한다.

그리고 CCS 기술의 경우 이미 국내에서도 동해안의 폐가스전을 활용하여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철강업계는 기존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이를 확대하기 위해 정부와 공동의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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