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성 칼럼 - 풍산그룹 류진 회장의 또 다른 도전

황병성 칼럼 - 풍산그룹 류진 회장의 또 다른 도전

  • 비철금속
  • 승인 2023.08.1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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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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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철금속(非鐵金屬)은 철(鐵)이 아닌 금속을 말한다. 본지는 비철금속 업계도 철강금속 업계와 함께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비철금속 업계도 철강과 마찬가지로 우리 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특히 국가 안보와 직결된 업체도 있다. 풍산이 그 주인공이다. 이 업체는 오랫동안 우리 방위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탄약은 무기 체계에서 핵심이다. 이 탄약을 풍산이 생산하고 있다. 러·우 전쟁 발발로 세인들로부터 더욱 관심을 받는 업체가 됐다.

 풍산은 박정희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로 방위산업에 뛰어들었다. 이에 우리나라 군용 화기에 사용되는 모든 탄약을 생산하고 있다. 초창기는 소화기 탄약을 생산했으나 지금은 각종 대구경 탄약과 기능 탄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미국으로는 민간용 탄약도 수출하는 등 높은 기술력을 인증받고 있다. 또 이 회사 소전(素錢) 사업을 거론하지 않으면 회사가 몹시 서운할 것이다. 회사가 생산하는 소전은 전 세계 시장의 50∼60%를 점유한다. 전 세계 70여 개국에 수출할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 최고 소전 생산업체이다. 

 그리고 나이가 조금 있는 사람이라면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던 ‘풍산∼동∼파이프’라는 광고 CM송을 기억할 것이다. 이 광고가 우리 기억 속에 남아 있듯이 한 때는 동관시장을 독점하던 시절도 있었다. 이처럼 회사는 다양한 사업에서 효율적인 경영체제 구축으로 일반인들에 뚜렷이 각인 돼 있다. 삼성과 현대와 같이 큰 그룹이 아님에도 인지도 측면에서는 대그룹 못지않다. 이 같은 결과는 1968년 창립한 류찬우 창업주의 유지를 이어받은 류진 회장의 활발한 경영 활동이 맺은 결실이다.  

 풍산의 기업 철학 속에는 풍산 류 씨 유혼(幽魂)이 오롯이 담겼다. 성리학자 서애 류성용 선생이 선대이다. 영의정을 지닌 명재상으로 류 씨 가문의 큰 자랑이기도 하다. 창업주는 서애 선생의 15대손이다. 류찬우 회장은 서애 선생의 ‘충효(忠孝) 이외 다른 사업은 없다’라는 유언을 몸소 실천한 경영자이다. 창업 목표 자주국방은 이 영향을 크게 받았다. 그는 스스로 서애 할아버지의 정신을 이어받아 회사를 설립했고 충효보다 더 큰 사업을 없다고 했을 정도다. 방위산업 진출 동기는 여기에 있다.

 또한 풍산의 전·현직 회장이 유난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일반 기업인들과 다른 특별함이다. 인간관계에서는 필요하면 가까이하고 그렇지 않으면 멀리하는 것이 관례이다. 하지만 창업주는 유가(儒家) 집안의 전통적으로 지켜지던 접빈객(接賓客)의 예절을 유난히 중요시했다. 실천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 같은 선비 집안의 몸에 밴 처신은 민·관 유력인사는 물론 국내외 기업 파트너 등과 맺은 인연과 인맥관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성을 다한 인맥관리는 회사 성장·발전에 도움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창업주의 인맥관리는 2대 회장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류진 회장의 해외 인맥은 정평이 나 있다. 특히 미국 정·재계와 연줄은 단순함을 뛰어넘는다. 이러한 이유로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할 때 빠지지 않고 동행한다. 유력 정치인이나 기업가에 비하면 그는 중견기업 경영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순방에 빠지지 않는 것은 그의 특별한 인맥이 필요해서 일 것이다. 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부자와 인연은 이미 매스컴을 통해 학인 한 바다. 이 같은 인맥은 자사의 발전은 물론 국익과도 연결되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경제인연합회로 바뀐다. 새롭게 변모하는 한경련에 류진 회장이 새 회장으로 추대 됐다. 우리 업계는 경사가 났다. 그가 추대된 배경에는 새롭게 태어날 한경련이 글로벌 싱크탱크이자 경제단체로 거듭 태어나는 데 리더십을 발휘할 적임자로 본 것이다. 그의 글로벌 무대에서 경험과 지식, 탁월한 네트워크를 높인 산 것으로 생각한다. 그는 이미 한국비철금속협회를 이끌며 업계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검증받은 바 있다. 2001년부터 20년 동안 전경련 부회장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가 회장에 취임하면 탄탄대로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해결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우선 상징성과 위상 회복이 시급하다. 2016년 국정농단에 휘말리면서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4대 그룹이 떨어져 나갔다. 이 그룹의 재가입을 어떻게 할 것인지 관건이다. 다행히 이 그룹의 최고 경영자들과는 형·아우 하는 사이라고 하니 그의 인맥관리가 마법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울러 친정인 비철금속 업계 발전에도 신경을 써 주기를 바란다. 이제 그의 다양한 네트워크와 경험이 글로벌 공급망 대전환기를 맞은 한국경제가 활로를 찾는 데 유용하게 쓰일 날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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