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금속 상반기 실적 온통 ‘삐그덕’

비철금속 상반기 실적 온통 ‘삐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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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8.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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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기자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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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 제조사 상반기 경영실적 분석…수익성 지표 악화
영업益 증가 3개사 뿐…절반 가까이 순손실 기록
메탈價 하락에 모든 지표 우울…적자 탈출 안간힘

 

올해 상반기에 비철금속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국내외 경기 부진이 심화되면서 국내 주요 비철금속 제조업체들의 상반기 매출이 대부분 감소했다. 또한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늘어난 곳이 3개사에 불과했고 5개사는 적자로 전환됐다. 특히 조사대상 가운데 절반 가까운 9개사는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근래 들어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음을 보여줬다. 

비철금속 제조업은 메탈 원자재 가격의 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데, 최근까지 글로벌 비철금속 가격이 약세를 거듭하고 있어서 하반기에도 부진한 실적이 우려된다. 

비철금속 제조업체 21개사(금융결제원 반기보고서 제출 기준)의 상반기 경영실적 조사자료에 따르면,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부진한 양상을 보이면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51.6%나 줄었다. 반기순이익도 37.2%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업체 가운데 최대 업체인 고려아연의 실적을 제외한 20개사의 매출은 8.2% 줄었고 영업이익은 64.9% 급감했다. 실적 조사에서 고려아연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이 39.7%인 반면에 영업이익은 72.9%에 달했다. 매출 비중은 지난해에 비해 0.5%p 늘었지만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1%p가 높아졌다. 이는 대부분 중소기업인 나머지 업체들의 수익 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호황을 누렸던 지난해에는 업종별로 편차가 나타났지만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는 올해는 업종 구분 없이 실적 악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아연.연 제조업체는 조사대상 4개사 모두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매출은 제련업체 감소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지만 수익성 악화는 모든 업체의 숙제로 남았다. 고려아연 영업이익이 43.8% 감소한 가운데 영풍과 한일화학공업은 영업적자로 전환됐고, 한창산업은 83.1%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대표업체인 고려아연의 경우, 제련사업의 핵심인 아연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35% 넘게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다만 1분기의 심각한 부진에서 벗어나 2분기에는 제련수수료 상승과 프리메탈 수익 개선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공장의 생산 정상화로 판매량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제련업종인 영풍도 유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타이어가 주 수요처인 한일화학은 자동차 생산 증가로 산화아연 판매량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반면에 한창산업은 조선 및 철구조물용 도료 수요 회복이 더뎌 아연말 판매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동 가공업계는 주력생산 품종에 따라 상황이 다소 엇갈렸다. 최대 업체인 풍산은 방산부문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다. 이 가운데 신동부문 매출은 13.4% 줄었는데 압연제품에 비해 압출제품 매출 감소율이 2배가량을 기록했다. LME 전기동 가격이 2분기와 3분기에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메탈 게인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풀이된다. 

이구산업은 매출이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1%나 급감했고 반기순손실을 기록했다. KBI메탈은 매출이 7.7%, 영업이익 39.6%, 반기순이익 99.1%의 감소율을 보였다. 황동제품 제조업체인 대창, 서원, 국일신동은 매출 감소율이 20%를 상회한 가운데 3개사 모두 영업적자, 반기순손실을 기록하며 경기 침체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 가공업체들은 풍산을 제외하면 올 상반기에 거의 이익을 내지 못했던 상황이다. 

알루미늄 부문은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 대부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차전지 양극박을 생산하는 알루미늄박 업체와 소재를 공급하는 알루미늄판 업체들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영업이익·순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국내 알루미늄박 업체의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여파로 풀이된다. 미국 시장에서는 꾸준한 이차전지 수요와 더불어 수출 단가가 높아 지난해 상반기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미국 상무부에서 일부 국내 알루미늄 포일에 대해 중국산 우회 수출 의혹을 제기하며 조사를 시행했다. 예비 판정 결과도 우회 수출에 대해 긍정적이라 평가하며 반덤핑 및 상관 관세 예치율을 각각 95.15%, 13.28%로 부과해 국내 알루미늄박 업체들은 위기를 맞았다. 

알루미늄박 제품에 반제품 등을 공급하는 알루미늄판 업체의 실적도 감소했다. 지난해 대비 매출액이 크게 떨어졌는데 이는 알루미늄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 알루미늄 가격은 3,851달러에 머무는 등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2천달러 초중반에 유지되고 있다. 

반면에 자동차 관련 알루미늄 압출 업체들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이는 전기차 경량화에 따라 알루미늄 압출 부품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원인으로 풀이된다. 또한 일부 창호 및 커튼월 업체들도 갈수록 심해지는 이상기후에 대비해 알루미늄 창호의 수요가 증가한 점이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까지 메탈 원자재 가격이 약세를 지속하고 있어 하반기 실적도 전체적으로 부진이 예상된다. 다만 통화긴축 기조가 약화되고 있고 중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으로 인해 4분기 이후 업황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메탈 원자재 가격도 저점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국내 비철금속 제조업체들도 4분기부터 점차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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