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파업 그림자에 대한 우려

국내외 파업 그림자에 대한 우려

  • 비철금속
  • 승인 2023.09.13 06:05
  • 댓글 0
기자명 방정환 기자 jhbang@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 침체와 수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에 파업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특히 국내 철강산업을 대표하는 양대 기업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파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직 추가 협상에 대한 여지가 남아 있지만 파업이 실현될 경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실적 타격, 전방 수요산업의 수급 위기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노조는 지난주 55.9%의 찬성률로 쟁의 발생을 결의하고 쟁의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 파업 전운이 감돌고 있다. 현대제철 당진노조도 최근 투표에서 87.2%의 찬성률로 파업에 찬성했으며 나머지 공장의 노조도 하투가 진행 중이다. 다행스레 조선업계 1위인 HD현대중공업은 파업을 면했지만 자동차업계 1위인 현대차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해 놓았다.  

사측은 노조에 지속적으로 교섭 복귀를 설득하고 있는데, 특히 포스코는 창립 이래 최초의 파업을 막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포스코 김학동 부회장은 최근 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원도 기술도 없는 무(無)의 상태에서 포스코가 성장한 원동력은 노사 안정이었고, 노와 사가 따로 없는 모두가 주인이라는 공감대로 인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최고로 인정받고 최고로 대우받는 행복한 회사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회사도 성실히 추가 교섭에 임하고 앞으로도 회사와 근로자를 위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포스코노조가 파업에 나선다고 해서 제철소가 완전히 멈추는 것은 아니다. 제철소는 국가 보안시설로 지정돼 단체협약상 파업 등 쟁의행위에 참여할 수 없는 협정근로자가 지정되어 있어서 이들은 파업과 무관하게 조업을 이어간다. 하지만 후속 압연, 열처리 등의 공정이 뒤따르지 않으면 철강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생산활동을 할 수가 없게 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겪었던 장기간의 노사갈등으로 실질적인 피해를 확인한 바 있다.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노무 리스크가 대부분 해소됐다며 향후 상호발전적 노사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올해 상황도 쉽게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차의 하투 우려는 하반기 경기 회복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반도체 업황이 크게 부진한 가운데 자동차와 선박 수출이 선방하고 있는 상황인데, 자동차 수출은 지난 7월까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점이 무역수지 흑자 전환의 디딤돌이 됐다. 그중에서도 현대차는 자동차 수출의 선봉에 있다.  심각한 경제 불황 속에서 노조와 갈등은 우리나라 제조업에만 해당되지는 않는다. 전미자동차노조는 오는 14일까지 주요 자동차 업체들과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전면 파업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행동을 무조건 부정적인 시각으로 봐서는 안된다. 하지만 장기 불황 속에서 회사의 상황과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현명한 결정과 대응이 필요하다. 회사 입장에서도 근로자들을 설득할만한 충분한 명분과 대응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