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상승 등 인상 명분 '분명'... 수요 부족 '발목'

원가 상승 등 인상 명분 '분명'... 수요 부족 '발목'

  • 철강
  • 승인 2023.10.0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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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진철 기자 jcpar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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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재 대부분 품목 원료·에너지 비용 등 상승... 원가 반영 가격 인상 '절실'
제조사, 인상 의지 강하지만... 수요산업 부진 등에 유통 시장은 발 '동동'

가격 상승 이유는 충분하지만, 경제 침체 상황이 발목을 잡는다.

4분기를 맞은 철강업계에서는 대부분 철강재 품목에서 원료 가격과 에너지 비용 상승 등에 따른 가격 인상이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인상이 자제됐던 전기 요금까지 오를 것으로 보여 철강업계 입장에서는 원가 상승에 따른 출고 가격 인상이 절실한 모습이다. 다만, 수요산업 부진 등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족으로 출고 가격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유통가격이 답답한 상황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3고로

 

철광석, 원료탄 가격이 초강세를 보이면서 열연강판, 후판 등 열간압연 제품들의 가격 인상이 진행되고 있다. 4분기에도 열간압연 제품들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열연강판과 후판 제품 모두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가격이 인상됐다. 실수요 및 유통향 제품들 모두 톤당 5만원 수준에서의 추가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다만, 유통 시장에서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열연강판 가격은 빠르게 적용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후판은 가격이 인상되지 못하고 있다. 실질적인 수요 부진과 중국산 제품 등의 영향으로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형국이다. 

포스코는 최근 열연강판과 냉연판재류 품목에 톤당 5만원 수준의 유통향 출고 가격 인상을 추진했다. 그러나 냉연 유통업계는 아직 가격 인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상당수 유통업체가 가격 인상에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 수요가들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용 냉연강판./ 현대제철 제공

 

착색아연도금강판(컬러강판) 업체들도 9월 가격 인상 적용에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10월에도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컬러강판 제조업체들은 지난 9월 최대 톤당 7만원을 인상한다는 목표 아래 총력전을 펼쳤다. 그러나 실제 가격 인상 반영은 어려웠으며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시황 악화로 인한 가격 인상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거세가 나타나면서 이를 적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9월에도 대부분 업체들이 가격을 동결하거나 소폭 적용하는 데 그쳤다”며 “10월에도 판매가 크게 살아나지 않는다면 가격 인상을 하더라도 모두 반영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관업계는 9월에 이어 2차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열연강판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원가 인상분 반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1% 중반 이하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강관 업계는 매출과 영업 실적에서의 부정적인 영향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영업 활동으로부터의 현금 흐름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배관용강관 업계는 국내 내수 판매 감소에 구조관 영업 활성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구조관 업계는 과도한 매출 목표가 결국 가격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strong><strong>1월 19일 복구를 완료한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에서&nbsp;제품이 생산되고 있다.</strong></strong><br>

 

이 밖에도 스테인리스(STS) 강판 가격은 제조사의 출하 가격 인상 여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9월 포스코가 15개월 만에 300계 가격을 인상한 영향으로 유통시장에서도 오랜만에 국산 300계 가격 인상 적용이 이뤄진 바 있다. 

4분기에도 포스코가 가격 인상에 나선다면 유통 시장은 곧바로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STS 제조사에 못지않게 유통사들의 수익성도 올해 내내 악화된 만큼, 가격 인상 기회에 동시다발적인 판매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다만, 변수는 원료 가격 약세다. 9월 하순부터 런던금속거래소(LME) 니켈 가격이 톤당 1만8천~1만9천달러 수준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몰리브데넘과 크로뮴 등 다른 주요 원료도 가격이 약세로 돌아섰다. 

9월 말 철근 유통가격은 고장력 10mm 즉시 현금 기준 국산 톤당 86만원, 수입산은 중국산 77만원, 일본산 78만원 내외를 형성했다. 기존 약보합세 대비로는 지지선을 형성했지만, 상승 탄력을 붙이지는 못했다. 

다만, 올해 1분기(1∼3월)와 2분기(4∼6월) 연속으로 상승했다가 3분기에 동결됐던 전기 요금이 4분기에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4분기 가격 상승에 이목이 쏠렸다.

H형강과 일반형강 가격 인상이 모두 진행된 9월 형강 시장에서는 가격 반영이 기준 가격만큼 오르지는 않았다. 일부 반영이 되기는 했지만 그나마 형성된 지지선을 지켜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였다. 

특히, 수요 부족에 끈질기게 시달리는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인상 가격을 시원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등 제조사들의 고마감 기조에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4분기를  맞았다. 

 

동국제강 내진용 철근

 

한편, 특수강봉강 시장은 건설 시장 및 전방적인 제조산업 부진에 시장 분위기가 침체되어 있다. 또한 올해 들어 급증한 중국산 영향에 가격 인상의 기회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다만 업계 전반적으로는 수익성 개선 필요성에 깊게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에 4분기 수입량 감소 또는 주요 합금 원료 가격 반등, 건설 시장 회복 등의 변수가 나타나면 시장 내에서 자연스러운 가격 인상이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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