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성 칼럼 - 타임캡슐에 무엇을 담았나?

황병성 칼럼 - 타임캡슐에 무엇을 담았나?

  • 철강
  • 승인 2023.12.0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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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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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가끔 과거를 회상하곤 한다. 시간을 되돌린 과거에는 생각하기도 싫은 것도 있지만 다시 한번 돌아가고 싶은 적도 있다. 아쉬운 미련이 옛날의 그리움을 불러온다. 사랑했던 여인·친구들과 추억, 돌아가신 부모님과 추억 등을 잊지 못해서이다. 만약 다시 과거로 돌아만 갈 수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지도 않고, 부모님께 못다한 효도를 많이 하고 싶다. 그러나 아무리 뉘우치고 한탄해도 현실이 될 수 없음이 안타깝다. 흘러간 세월을 돌이킨다는 것은 신도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애만 탈뿐이다. 

인간이 기록을 남기는 것은 현재의 역사를 전하기 위해서이다. 대표적인 것이 타임캡슐이다. 이것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기록이나 물건 등을 담아서 후세에 전할 목적으로 땅속에 묻어 두는 용기이다. 타임캡슐은 신비로운 문명과 그 미스터리에 대한 열정을 유지하고, 현대와 과거를 연결시켜 주는 도구이다. 이 정보들은 지식과 탐험의 욕구를 자극한다. 역사적 이해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에 지금도 지구상 어느 곳에서는 의미 있는 기록을 전하고자 타임캡슐을 묻는 곳이 있을 것이다.   

타임캡슐은 1938년 뉴욕 만국박람회 때 웨스팅하우스전기회사에가 만든 것이 최초이다. 특수합금 용기에 만년필, 시계, 담배, 각종 곡물, 공업 재료, 책·백과사전 등의 마이크로필름 등을 넣었다고 한다. 1965년 뉴욕 세계박람회에서도 비슷한 타임캡슐을 제작했다. 모두 개봉 시기는 6939년이다. 또 1970년 일본 만국박람회에서도 타임캡슐을 제작했는데 이전 것보다 용기와 내용물이 커졌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중앙일보사가 1985년 제작한 ‘85 타임캡슐’을 남산 정상 지하에 묻었다. 우리가 죽고 난 한참 후 2485년에야 세상에 공개된다.

현실적으로 타임캡슐이 시간을 거슬러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 내용은 우리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고고학과 역사학 분야에 대한 연구와 탐험을 장려하기도 한다. 또한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자극하고,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도 한다. 우리 업계도 최근 역사적 기록을 남기고자 타임캡슐을 묻은 업체가 있다. 철강 대기업 포스코가 그 주인공이다. 이 타임캡슐에는 50년을 넘어 영속기업을 향한 염원을 담았다. 구성원들의 굳건한 의지도 담았다.

포스코는 최근 7월 3일 포항제철소 1기 종합준공 50주년 기념식에서 봉인한 타임캡슐을 명예의 전당 850만 톤 준공 기념탑 앞에 묻었다. 이 속에는 기업시민헌장, 냉천범람수해복구 백서, 제철소 근무복 등 그룹의 역사적 의미와 현재 모습 등 상징적 물품 100점이 담겼다고 한다. 이 타임캡슐은 포항제철소 1기 설비 종합준공 100주년이 되는 2073년 7월 3일에 개봉할 예정이다. 50년이 흐른 후 회사가 어떻게 변해 있을지 궁금하다. 지금 구성원들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거나 퇴직한 후가 될 것이다. 

이처럼 타임캡슐은 현재의 다양한 정보를 저장하고 미래 역사학자나 연구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신비로운 문명과 관련된 사라진 유적지, 미스터리한 사건, 예술 작품, 문서 등의 정보를 포함한다. 나중에 그 미스터리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제공기도 한다. 이러한 정보는 과거 역사를 밝히고 현대의 이해를 깊이 있게 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50년 이후 공개될 포스코의 타임캡슐도 마찬가지다. 기업시민헌장, 냉천범람수해복구 등 선배들의 치열했던 난관(難關) 극복기가 후배들에게 전해지면 역사적 울림은 실로 클 것이다. 이와 함께 선배들에 대한 존경심은 시대를 초월하고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타입캡슐은 시간으로의 여행이다. 실제로 역사 속에 존재했던 것을 미래에 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먼 훗날 포스코가 영속기업으로 존재하고 있을지, 아니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기업이 될 지도 궁금하다. 또한 현재 대한민국 산업화의 견인차 역할을 통해 국가 경제 발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듯이 50년 후도 그 역할을 수행할지 궁금하다. 

이것은 구성원들의 행동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끊임없이 성장을 위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린다면 가능하겠지만 자칫 그르치는 행동으로 일탈한다면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노사갈등으로 무너진 회사를 수없이 보아왔다. 특히 최근 노사화합의 중요성을 실감한 포스코다. 또 다른 성공담을 타임캡슐에 담아 후세에 전하기 위해서는 노사화합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구성원들 스스로 느꼈을 것이고  타 회사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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