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소년된 ‘상저하고’ 전망

양치기소년된 ‘상저하고’ 전망

  • 철강
  • 승인 2023.12.1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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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윤철주 기자 cjyo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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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산업계와 금융권에선 2023년 전 산업계 및 철강 시장 전망에 대해 ‘상저하고’라는 표현을 남발했다. 여기에 국책 연구기관들마저 상저하고를 점치는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곤 했다.

여기서 상저하고는 상반기 시황은 2022년 하반기 시황 악화를 이어받겠지만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란 주장을 뜻한다.
당시는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에 나설 것이고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이 멈춰 서며 대규모 글로벌 자금이 산업 투자 및 소비 등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란 강력한 믿음이 있었다. 

이에 기자도 2023년 품목별 전망과 산업 전망, 일반 기사 등을 작성하며 어려운 상반기만 버티면 하반기엔 회복 기대감이 있다는 식의 표현을 줄곧 사용했다.

다만 현재는 모두가 알다시피 ‘상저하고’는 틀린 표현이 됐다. 중국은 시장 예상보다 경기부양책 시행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고 미국은 2023년 7월까지 높은 수준의 금리 인상을 이어 나갔다. 

이에 연말에 가까워진 지금까지도 글로벌 철강 시황이 판매와 가격 면에서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국내 철강 시장도 가전과 건설, 토목, 기계업 부진으로 수요 부진 및 수익성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올해는 품목을 가리지 않고 저가 수입 철강재 범람으로 국내 철강업계가 체감하는 경기 악화 수준은 더욱 매섭다. 

철강업계 내에서는 하반기가 오히려 더 어려웠다며 ‘상저하(최)저’라고 표현을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산업계와 금융계 일부에선 내년(2024년) 전망에 대해 다시 ‘상저하고’라는 표현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이 내년 상반기 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고 우리나라는 하반기에 금리 인하 흐름에 동참하며 투자와 소비가 회복될 것이란 주장이다. 언뜻 올해 전망과 같은 논리를 담고 있다.

이제는 긍정적 변수만 제대로 작용될 것이란 내년 상저하고 전망을 쉽사리 믿기가 어려워졌다. 이에 산업계와 철강업계는 내년 사업 전략을 극단적으로 짜기보다 최대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할 필요가 커졌다. 기자도 내년 전망에 있어 보다 신중을 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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