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을 나르다...

연탄을 나르다...

  • 철강
  • 승인 2023.12.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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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손유진 기자 yjs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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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한국철강협회와 국내 철강업계가 합심해 ‘사랑의 연탄’ 배달에 나섰다. 현장에서 들은 말로는 십여 년정도 매년 하는 행사라고 한다. 

기자는 이 활동에 작년과 올해 두 번 참가했다. 첫해는 정직하게 연탄 배달만 했다. 그렇지만 이번 해는 ‘짬바(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생겨 주거 환경을 좀 더 체크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

철강 전문 기자가 보고 느낀 것을 소신껏 말해보자면, 우리는 연탄이 아닌 다른 것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었다. 

낡은 양철과 석면이 떨어지는 슬레이트 지붕, 대문이 없는 집, 노후된 돌·나무 계단, 비닐로 막은 곁창문 같은 것들이 기자가 본 것들이다. 우리 업계가 탄소감축 요구에 석탄 한 장이라도 덜 써야 하는 시국에 연탄을 8,000장이나 날랐다는 점도 의아했다. 

연탄으로 어려운 이웃과 온정을 나눈다는 것은 세상 따뜻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넷제로를 위해 뛰어들고, 세상의 모든 건축물의 소재를 생산하는 철강업계의 각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기자가 본 것들을 보지 못했다면 실망이다.  

특히 의식주(衣食住) 중에서도 주(住)는 우리의 주(主)특기다. 옷이나 밥을 짓는 기업들은 주로 방한 의류와 라면, 식수 등을 후원한다. 명색이 철강 소재사다. 우리는 어느 업계보다도 반영구적이고 만족도 높은 봉사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내년에도 연탄 나눔은 계속될 것이다. 이 글로 다음번 행사부터는 오실 것 없다 하셔도 꼭 다시 참여하겠다. 다만 지붕 개량 등 주거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특별 활동도 점진적으로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부의 ‘2024 슬레이트 처리 지원사업’과 ‘모아타운 관리계획안’ 같은 사업들과 포스코의 ’해피스틸하우스’ 사례 등을 참고하자. 우리 업계가 더 따뜻한 동행 지원은 물론, 철강 수요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적극 검토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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