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돌파구 없는 후판…“조선도 비조선도 NO답”

[이슈] 돌파구 없는 후판…“조선도 비조선도 NO답”

  • 철강
  • 승인 2024.03.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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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형원 기자 h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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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용 수요, 저가 수입산에 빼앗겨…2년 동안 수입량 100만 톤 늘어
비조선용 시황 역대급 ‘부진’…수요 부진에 가격 상승 동력도 잃어
후판 찾는 손길 더욱 줄어든다…올해 수요 전년 수준 밑돌 가능성

극심한 수요 부진에 시달리는 후판업계가 시황 타개를 모색하고 있으나 해법 찾기에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조선산업 업황 개선으로 후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 제품 수요는 수입산에 빼앗겨 바닥을 기고 있다. 더욱이 전통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비조선용 시황은 장기화한 수요산업 불황에 놓여 부침을 겪는 모양새다. 
 


▣ 밥상 빼앗긴 조선용 시장…먹을 것조차 없는 비조선용 시장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호황과 이에 따른 선박 건조량 증가로 국산 후판은 수요 개선에 성공한 듯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길었던 조선업계 불황이 끝나자, 조선용 후판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었다”라며 “정작 국산 후판 판매는 늘지 못했는데, 수입산 물동량만 대폭 늘어 당혹감을 이루 말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산 조선용 후판 판매는 지난 2021년 약 367만 톤을 기록했으며 2022년에는 약 366만 톤을 기록한 바 있다. 반면 2023년에는 대폭 감소한 339만 톤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수입량은 폭증했다. 2021년 당시 후판 수입은 약 130만 톤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227만 톤을 기록하며 100만 톤 가까이 늘었다. 사실상 국내 조선사가 만드는 선박의 40%는 중국산 소재로 만들어지는 셈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도 내부적으로 수익성이 좋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내수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하는 와중에 공급 물량이 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많은 물량을 수출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2월 누계 기준 중국산 후판 수입은 약 23만 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1% 늘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선용 후판 수익성은 비조선과 비교해 극명하게 낮은 수준”이라며 “수익성도 낮은데 물량도 줄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후판 제조사들은 사실상 ‘울며 겨자 먹기’로 가동률 확보를 위해 조선용 후판을 생산하는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후판업계의 최후 보루인 비조선용 시황은 조선용 시황 대비 더욱 부정적인 상황이다. 후판업계는 올해 시황에 대해 ‘역대 최악’이라고 평가하며, 시황 개선이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한 제조업계의 후판공장 보수가 끝나는 4월 이후 공급량 증가에 따라 후판 시중 가격은 더욱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비조선용 수요가 정말 저조한 상황”이라며 “건설 등 대부분 산업 업황이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관련 수요도 크게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앞서 진행됐던 가격 인상도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한 상황이며, 더욱이 원료가격도 하락하고 있다”라며 “가격 인상 명분이 사라짐과 함께 가격 상승 동력도 상실됐다”라고 덧붙였다. 


▣ 국산 후판 수요, “전년 수준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 높아” 


전방산업 업황 악화로 국산 후판 판매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조선용 후판의 경우 중국산 등 수입산 후판 물동량이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비조선용 판매도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후판 수요를 작년 수준과 비슷하게 전망했으나, 이러한 전망에 대해 의문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라며 “삼성전자 P5 공사 지연 등 상반기 수요 감소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후판업계는 부진한 시황을 돌파할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뚜렷한 돌파구 마련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전방산업 업황이 개선돼야 한다”라며 “일시적인 큰 이벤트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면 후판 시황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생산한 후판 제품.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생산한 후판 제품. 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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